CAST175

CEO가 알아야 할 뮤지컬 이야기

리더를 위한 문화예술 교육과정 ‘세종ACE’는 올해 뮤지컬에 주목한다.
강사로 나선 에이콤 윤홍선 대표와 〈더뮤지컬〉 박병성 국장이 한국 뮤지컬을 말한다.

세종문화회관은 4월 13일부터 10주 동안 매주 화요일에 리더를 위한 문화예술 교육과정 ‘세종ACE-뮤지컬CEO’를 선보입니다. ‘세종ACE’는 예술 장르에 중점을 두고 최고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강의입니다. 지난해 발레에 이어 올해는 뮤지컬을 강의합니다. 한국의 대표 뮤지컬 프로듀서와 연출가, 평론가가 강사로 나섰습니다. 그중 뮤지컬 전문 제작사인 에이콤의 윤홍선 대표는 ‘뮤지컬의 미래’에 대해, 그리고 뮤지컬 전문지 <더뮤지컬>의 박병성 국장은 ‘뮤지컬의 역사와 거장들’을 강의합니다. 강의에 앞서 두 강사가 만나 한국 창작뮤지컬 제작 현실과 뮤지컬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창작뮤지컬의 현실

박병성_강의 내용이 ‘한국 뮤지컬의 미래-한국 뮤지컬 창작 필살기와 대표작들’입니다. 에이콤의 미래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일까요?
윤홍선_에이콤은 26년 전 <명성황후>를 시작으로 <영웅>에 이르기까지 창작뮤지컬을 전문으로 제작한 단체입니다. 지금까지의 작업 과정뿐만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창작뮤지컬을 만들어야 할지 고민을 나눠볼 생각이에요. 미래에 대한 생각을 제시할 수도 있고요.

강사로 나선 에이콤 윤홍선 대표와 박병성 국장이 한국 뮤지컬을 말한다.

에이콤 윤홍선 대표는 한국 창작뮤지컬의 대표 주자다.

박병성_1990년대에는 뮤지컬 전문 단체를 표방하면서 창작뮤지컬을 제작하는 단체가 하나둘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블루사이공>을 만든 모시는사람들이나 <사랑은 비를 타고>의 서울뮤지컬컴퍼니가 있었고, 극단 신시가 뮤지컬 전문 단체인 신시뮤지컬컴퍼니로 변신한 것도 1990년대 후반입니다. 뮤지컬 전문 제작사가 등장하기 시작한 배경이 1990년대 초반에 등장한 에이콤이었는데요.
윤홍선_아트 커뮤니케이션(Art Communication)이라는 의미로 에이콤을 만들었어요. 우리의 정서와 이야기로 관객들과 소통하겠다는 뜻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에이콤 인터내셔널’이라고 해서 해외 진출까지 염두에 두었습니다. <명성황후>가 미국이나 웨스트엔드를 다녀왔던 것도 그런 의도였습니다. 수지타산이 맞지 않음에도 해외 시장에 도전했기 때문에 지금의 <명성황후>가 있다고 봅니다.
박병성_한국 뮤지컬은 주로 라이선스 뮤지컬이 주도하는 시장입니다. 창작뮤지컬 중에는 대형 작품인 경우가 많지 않지요. 대형 창작뮤지컬 중에서는 <벤허>, <프랑켄슈타인>, <웃는 남자>와 같이 해외의 소재로 만들어서 우리나라 창작뮤지컬인지 모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국의 역사적 인물이나 한국적 정서를 지닌 대형 창작뮤지컬을 주로 만들어온 에이콤이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이유입니다.

강사로 나선 에이콤 윤홍선 대표와 박병성 국장이 한국 뮤지컬을 말한다.
강사로 나선 에이콤 윤홍선 대표와 박병성 국장이 한국 뮤지컬을 말한다.

<명성황후>, <영웅>(사진) 등을 제작한 에이콤 윤홍선 대표는 세종ACE에서 ‘뮤지컬의 미래’를 강의한다.

윤홍선_<명성황후>나 <영웅>이 에이콤의 대표작이기 때문에 한국의 역사적 인물을 주로 다룬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지금까지는 작품 제작 시기와 소재가 잘 맞아서 이런 라인업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설화를 바탕으로 한 <몽유도원도>나 해외 희곡을 토대로 한 <보이첵> 같은 뮤지컬을 만들기도 했지요. 에이콤은 한 가지 방향만 추구하지는 않습니다. 공감할 수 있는 우리의 좋은 이야기가 있다면 충분히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장은 외국의 역사나 인물을 소재로 한 작품을 계획하고 있진 않지만, 반드시 배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닙니다. 라이선스는 절대 안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요.
박병성_2010년대 중반에 이르면 성공적인 대형 창작뮤지컬이 여러 편 등장하면서 창작뮤지컬 비중이 서서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라이선스 뮤지컬을 주도하던 대형 제작사들도 창작뮤지컬 제작에 뛰어들기 시작했고요.
윤홍선_그럴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해외 작품을 흥행시키는 것도 좋지만 해외 팀과의 작업 과정이 수월하지 않고, 흥행한다고 해도 해외에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큽니다. 뮤지컬 <영웅>이 영화로 제작된 것처럼 자체 IP(지식재산권)가 있어야 새로운 장르로 확장되면서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텐데 해외 작품으로는 사업을 확장하기가 어렵습니다.

강사로 나선 에이콤 윤홍선 대표와 박병성 국장이 한국 뮤지컬을 말한다.

<더뮤지컬> 박병성 국장은 세종CEO에서 ‘뮤지컬의 역사와 거장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뮤지컬의 미래

박병성_한국 뮤지컬은 ‘대학로 공연’이라는 독특한 시장이 있습니다. 주로 창작뮤지컬이 대학로 소극장에서 공연됩니다. 에이콤도 대학로 소극장에서 뮤지컬 <찌질의 역사>를 올렸습니다.
윤홍선_대학로 관객은 일반 관객과 확연하게 차이가 나지요. <찌질의 역사>는 대학로에서 남녀노소 좋아할 수 있는 소극장 뮤지컬을 만들어보자는 의도로 시작한 작품이었습니다. 대학로 관객층의 감성을 만족시키지 못한 면이 있어서 흥행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앞으로 대학로 공연을 한다면 관객 감성에 맞는 작품 제작에 도전할 겁니다.
박병성_새로운 관객 개발이라는 측면에서 <찌질의 역사>는 힘들지만 의미 있는 도전이었다고 봅니다. 지금 대학로 뮤지컬은 진지하거나 어두운 작품이 너무 많습니다. 이런 작품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작품을 공연해서 여러 취향의 관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찌질의 역사>를 응원했습니다.
윤홍선_최근에 대학로 뮤지컬 <쿠로이 저택엔 누가 살고 있을까>의 표를 어렵게 구해 봤습니다. 코미디물인데 표를 구할 수 없을 정도로 관객 반응이 좋았습니다. 유쾌하고 밝은 뮤지컬의 인기를 통해 희망을 보았습니다.

강사로 나선 에이콤 윤홍선 대표와 박병성 국장이 한국 뮤지컬을 말한다.

두 뮤지컬 전문가는 세종ACE에서 CEO를 위한 뮤지컬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박병성_이번 강의 제목이 ‘뮤지컬의 미래’이다 보니 미래 이야기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1940년대 미국에서 뮤지컬은 대중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엔터테인먼트였습니다. 수많은 영화가 뮤지컬을 스크린에 옮기기에 바빴습니다. 그 후 영상 문화에 자리를 내주고 비주류로 물러났지요.
윤홍선_뮤지컬은 산업적으로 봤을 때 굉장히 비효율적인 장르입니다. 미래 사회는 점점 기계화되고 비대면화하는데 뮤지컬은 사람의 손이 닿지 않으면 하기 힘든 장르니까요.
박병성_그런 측면에서 뮤지컬의 미래를 어떻게 예측하시나요? 뮤지컬 역시 시대적인 흐름에 따라 비대면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거라고 보시나요? 아니면 시대적인 흐름과 상관없이 아날로그적인 방법으로 사랑받으며 유지될 것이라고 보시나요?
윤홍선_뮤지컬 역시 VR 같은 기술 발전을 받아들이면서 4차 산업혁명에 어울리는 양식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현장감이 중요한 장르이기 때문에 지금의 아날로그 방식은 또 그것대로 유지될 것입니다. 어느 하나로 정리되기보다는 두 가지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봅니다.

박병성 국장과 윤홍선 대표는 대책 없는 뮤지컬 제작의 어려움이나 지면화하기 힘든 현실의 고민들, 한국 뮤지컬의 미래에 대해 좀 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못다 한 이야기들은 세종ACE 강의에서 강건한 그들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자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있는 2020년. 서울시합창단과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가 베토벤이 영혼으로 직조한 난관 극복기를 들려준다.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자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있는 2020년. 서울시합창단과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가 베토벤이 영혼으로 직조한 난관 극복기를 들려준다.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할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자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있는 2020년. 서울시합창단과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가 베토벤이 영혼으로 직조한 난관 극복기를 들려준다.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자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있는 2020년. 서울시합창단과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가 베토벤이 영혼으로 직조한 난관 극복기를 들려준다.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할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자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있는 2020년. 서울시합창단과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가 베토벤이 영혼으로 직조한 난관 극복기를 들려준다.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자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있는 2020년. 서울시합창단과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가 베토벤이 영혼으로 직조한 난관 극복기를 들려준다.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자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있는 2020년. 서울시합창단과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가 베토벤이 영혼으로 직조한 난관 극복기를 들려준다.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할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

_박병성(<더뮤지컬> 국장)
사진_김재형
사진 제공_에이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