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같지만 다른 조

서울시뮤지컬단 〈작은 아씨들〉의 네 자매 중
‘조’를 연기할 김소향·이연경 배우를 만났다.

뮤지컬 <작은아씨들>은 아마 서울시뮤지컬단은 물론 뮤지컬을 좋아하는 관객들에게도 애틋한 작품이었을 겁니다. 지난해 11월 야심 차게 초연을 선보였지만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겨우 열 차례 공연을 한 뒤 막을 내려야 했습니다. 그런데도 그해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대상과 극본상, 음악작곡상에 노미네이트될 만큼 ‘웰메이드’라는 호평을 받았죠.
여러 아쉬움을 뒤로해야 했던 1년의 시간을 딛고 <작은아씨들>이 다시 관객들과 만납니다. 12월 7일부터 26일까지 세종M씨어터에서 다시 따뜻한 무대를 선사하는데요. 특히 이번 공연으로 처음 서울시뮤지컬단과 호흡을 맞추는 김소향 배우와 초연에 이어 더욱 매력적인 캐릭터를 연기할 이연경 배우와 설렘을 나눴습니다.

지난해 열심히 준비하셨을 텐데 조기 종연되는 바람에 너무 아쉬우셨을 것 같아요

이연경 준비를 많이 했는데 총 10회 만에 막을 내려야 했죠. 저는 무대에 4회 올랐는데, 몸에 붙을 만하니 끝난 게 제일 아쉬웠고 ‘이걸 더 할 수 있었는데’하는 아쉬움도 많이 느꼈어요. 이번 공연에서 지난번에 못 했던 것이나 부족한 부분들을 더 채우려고 노력했어요. 작품을 보는 시각도 많이 달라졌고요.

이연경 배우(왼쪽)와 김소향 배우의 활기찬 에너지는 ‘조’와 닮았다.

김소향 배우님은 어떻게 뮤지컬 <작은아씨들> 재연에 합류하게 되셨나요?

김소향 지난해 <머더 발라드>, <마리 퀴리> 등 작품을 몰아서 많이 했어요. 올해는 여러 가지 공연을 한 번에 하고 싶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마리 앙투아네트>에 집중하려고 일정을 비워뒀는데, 7월쯤 서울시뮤지컬단에서 제의가 들어왔죠. <작은아씨들>은 소속사에서도 권유했던 작품이고 특히 ‘조’라는 인물은 꼭 해보고 싶었어요. 마침 <엑스칼리버>로 인연이 있는 박천휘 작곡가가 <작은아씨들>에서 정말 좋은 곡들을 쓰셨다고 해서 출연을 결정했어요.

두 분이 함께 진취적인 여성 캐릭터인 ‘조’를 맡게 됐는데, 가까이서 두 분을 만나니 조와 잘 어울리시는 것 같아요

김소향 저는 워낙 그런 역할을 많이 했지만, 연경이가 정말 잘 어울려요. 진취적이고 밝고, 시대를 앞서가는 여성상에 맞아요. 저도 한 에너지 하는데 연경이 에너지도 엄청나요. 노래도 안정적이고요. 더블 캐스팅 덕분에 아주 즐겁게 준비하고 있어요.
이연경 소향 언니는 기억 못 하지만, 10년 전쯤 언니와 만난 적이 있어요. 그때도 참 청포도 같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지금도 여전히 싱그러운 거예요. 언니가 작품을 같이 한다고 했을 때 너무 좋았고, 연습하면서도 마음이 잘 통하고 웃으며 할 수 있어서 좋아요.

김소향은 ‘조’가 소녀에서 여인이 되어가는 여정을 담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작품 속 네 자매 중 ‘조’라는 매력 있는 캐릭터를 어떻게 해석하고 계시는지요?

이연경 우선 조의 활동적인 모습이 제 성격과 잘 맞아요. 찬찬히 뜯어보면 저보다 조가 더 강한 아이 같아요. 저는 슬프면 슬퍼하고 화가 나면 화를 내며 감정을 드러내는데, 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고 버텨요. 그 이유에는 항상 가족이 있어요. <제인 에어> 등 당시 진취적인 여성을 그리는 작품은 많잖아요. 그런데 꿈을 이루기 위해서 삶을 일궈나가는 진취적인 여성이면서도 그 뿌리에 항상 가족을 사랑하고 보듬어야 하는 사랑이 담겨있는 인물이 <작은아씨들> 속 ‘조’라고 생각해요.
김소향 저는 굉장히 본능적으로, 제 마음이 내키는 대로 연기를 하는데요. 먼저 ‘<작은아씨들> 재연에 서울시뮤지컬단이 저를 캐스팅한 이유가 뭘까’하고 생각해 봤어요. 이미 지난해 만들어진 작품을 제가 어떻게 좀 더 발전시킬 수 있을까 생각해 보니 ‘조’의 여정을 그리는 게 중요하겠더라고요. 결혼을 고집하지 않았던 그녀가 사랑을 얻게 되는 과정과 로리에게 사랑 혹은 우정의 마음을 시도했다는 게 흥미롭거든요. 영화에선 보여주지 않았지만 무대 위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조’가 소녀에서 여인이 되어가는 여정을 보여주는 게 저의 역할이라 생각해요.

이연경은 활발하고 강하면서 가족을 깊이 생각하는 ‘조’가 다른 여성 캐릭터들과는 다르다고 말한다.

고전의 멋이기도 하겠지만 이토록 시간이 흘러도 <작은아씨들> 이야기가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연경 사람들은 자신과 비슷하다고 여기고 공감이 되면 좋아하는 듯해요. 게다가 오랜 시간을 거쳐 사랑받는 ‘클래식’에는 더욱더 보편적으로 이해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이 있죠. <작은아씨들> 속 네 자매인 메그, 조, 베스, 에이미는 세계 어디서나, 어떤 시대에나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에요. 작품 안에 내가 있으니 크게 공감할 수 있죠. 제가 조를 연기하지만 제 성격에는 베스도 있고 메그와 에이미도 있거든요. 그리고 이 가족이 무척 사랑스러워요.

그런 <작은아씨들>을 무대에서 풀어내는 것도 특별한 일인 것 같습니다

김소향 저는 무엇보다 세상에서 제일 평범한 자매들의 이야기를 무대에서 구현함으로써 관객들이 그들을 자신과 동화시키면서 나를 특별하게 생각할 수 있는 데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누군가 무대에서 내 이야기를 해주고 나를 치유해 준다는 것이 공연의 매력이자 위대함이거든요. 평범한 우리 인생이 무대에서 그려지는 순간 특별한 드라마가 되고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는 걸 보면서 ‘내 인생이 특별하구나’ 생각할 수 있죠. 그래서 <작은아씨들>이 특히 무대에서 사랑받는 것 같아요. 그리고 서울시뮤지컬단 <작은아씨들>은 음악이 정말 좋아요. 박천휘 작곡가가 부드럽고 서정적인 마음씨를 음악에 고스란히 담아서 음악이 아주 예쁘고 아름다워요. 물론 음역대가 넓어서 부르는 사람은 무지 힘들지만요. 저는 뮤지컬단 같은 단체와는 처음 공연을 해보는데, 오랜 시간 서로를 아는 데서 오는 편안함과 따뜻함이 캐스팅부터 연기, 음악에 묻어 나와서 이 작품이 더 잘 어울려요.
이연경 이번에 소향 언니가 함께하며 새로운 시선과 자극을 주기도 해서 정말 좋았던 것도 있어요.

같지만 다른, 평범하지만 특별한 ‘조’를 연기할 그녀들.

이번 공연은 무사히 관객들과 만나길 바라며, 작품을 기다리는 관객들에게 한 말씀씩 부탁드려요

이연경 지난해보다 더 재미있어요! 재연이다 보니 기초를 다 해놓은 상태에서 새로운 걸 쌓아 올리며 정말 열심히 준비했고요. 올해는 중간에 막을 내리는 일은 없을 거라 기대하며 관객들과의 만남을 기다립니다.
김소향 공연 횟수가 많지는 않으니 오히려 한 회 한 회가 더 소중하고 의미 있을 듯해요. 서울시뮤지컬단과의 협업은 저에게도 처음 있는 소중한 경험이라 많은 걸 배웠어요. 이 따뜻한 무대에서 그려 내는 연경과 소향의 ‘조’가 어떤 모습일지 꼭 보러 와주세요.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자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있는 2020년. 서울시합창단과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가 베토벤이 영혼으로 직조한 난관 극복기를 들려준다.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할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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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할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

_허백윤(서울신문 기자)
사진_김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