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T175

To Mask or Not To Mask

위드 코로나를 먼저 맞은 영국 공연계의 현재 상황은 어떨까?
영국에서 날아온 따끈한 현지 소식.

공연 무대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은 고대 그리스 연극에서 출발했을 정도로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멀리 가지 않아도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줄리 테이모어(Julie Taymor) 연출의 뮤지컬 <라이언 킹(Lion King)>이나, 필자가 번역하고 로컬 프로듀서로 참여했던 뮤지컬 <조로(Zorro)> 같은 공연에서도 배우들은 마스크 뒤에 얼굴을 숨겨 열연합니다. 고대 그리스나 중세 오페라, 그리고 현대 뮤지컬에서 예술적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면서 변치 않았던 점은 얼굴의 대부분을 가린다 해도 입만은 절대로 가리지 않았다는 것인데요, 2021년에 와서야 드디어 무대 배우의 입을 가리는 독특한 마스크가 등장합니다.

뮤지컬 <제이미>는 최근 공연이 다시 만들어지며 자연스럽게 마스크를 착용해 등장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관객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장려하기 위해 SNS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뮤지컬 <제이미> 런던 웨스트엔드 트위터 이미지

8월 여름에 하이브리드로 열린 에든버러 축제엔 약 430개 정도의 라이브 공연이 있었고, 장르별로 나누어 연극이나 뮤지컬이 약 90여 편 정도로 매우 조촐한(?) 잔치로 변모된 듯했으나 놀랍게도 온라인으로 예매했던 관객들이 공연장 앞에서 줄지어 서 있는 광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실제 축제 전체 96편 극장 공연의 3분의 1을 도맡아 올린 더 스페이스(theSpaceUK) 극장 그룹의 평균 유료 객석 점유율이 78% 대로 나와 축제 관계자들을 놀라게 할 정도였습니다.

에든버러 축제에서 공연하는 사람들.

영국에서는 마침내 공연 협회(UK Theatre)가 앞장서서 3개월 단위의 단기 계획을 시작으로 미래에 유사한 전염병이 발생할 경우까지 대비해 1년 이상을 바라보는 공연계 중장기 복구 계획을 수립해 발표했습니다.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무대를 기다려왔습니다

최근 영국 228개의 예술 기관(대부분 공연장)의 예매율을 기초로 회복세에 대한 조사가 있었습니다. 문화예술 분석 기관인 TRG Arts의 연구 발표에 따르면 전반적으로 영국은 지역별 회복의 속도가 다르긴 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각종 제제와 거리 두기가 폐지되면서 공연 시장이 다시 한번 상업적, 예술적인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같은 움직임과 더불어 남부 잉글랜드의 켄트 대학, 리처드 미섹(Richard Misek) 교수팀이 이끈 예술과 인문학 연구 협회 조사에서는 영국이 코로나 대유행 시기에 있었던 공연의 영상화와 디지털화 작업으로부터 빠르게 벗어나는 ‘탈 디지털화’ 움직임이 보고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18개월 동안 최소 한차례 이상 온라인 스트리밍 작업에 참여했던 공연 제작사들이 이번 가을부터 디지털 제작 계획을 조금씩 철회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공연의 디지털화에 들어가는 높은 비용과 함께 거리 두기도 없어진 지금의 환경에서 더 이상 디지털에 투자할 경제적 동기가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중요한 지점입니다.

크라이테리온 극장에서 선보인 뮤지컬 <아멜리에>는 평일 저녁 좌석이 매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10월 들어 런던 국립극장 리틀톤(Lyttelton Theatre)에서 보았던 연극 (이민자 가족 사이에서 벌어지는 아버지와 자녀들의 문화적 격차를 다룸)에서는 890석 좌석이 관객들로 가득했습니다. 태평양 전쟁에서 미국이 이긴 후의 일본계 미국인 재판을 다룬 뮤지컬 <도쿄 로즈(Tokyo Rose)>가 공연된 서덕 플레이 하우스(Southwark Playhouse) 극장도 240석 전석이 매진됐습니다. 1,500석 규모의 아델피 극장에서 공연된 웨스트엔드의 신작 뮤지컬 <백 투 더 퓨처(Back To The Future>나 크라이테리온 극장(Criterion Theatre)에서 선보인 프랑스 영화 <아멜리에(Amelie)>의 뮤지컬 각색 작품도 평일 저녁 600석을 거리 두기 좌석 없이 매진으로 마감돼 놀랍기만 했습니다.

공연계 안전은 모두의 몫

관객들이 예전과 같이 티켓 비용을 지불하고 공연을 즐기는 모습을 목격한 것은 분명 반가운 일이었으나, 아직 영국은 심각한 팬데믹에서 완전히 벗어난 상황이 아니었기에 무조건 안심할 수는 없을 것 같았습니다. 만약 영국 정부가 공연장과 관객들의 안전을 지키는 책임을 포기하고 위드 코로나를 선택한 것이라면, 그 균형을 바로잡으려고 노력하는 것은 순전히 공연 제작사에게 맡겨집니다. 아직은 다소 무리한 방식으로 빠르게 책임이 넘어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아델피 극장의 신작 뮤지컬 <백투더퓨처>를 보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 ©ILOVESTAGE

이제 영국 극장가는 만나는 사람들 모두가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고, 정말 떠들썩하고 흥분되는 분위기를 목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디에나 항상 ‘그런데’가 있기 마련입니다. 사람들의 백신에 대한 망설임(감소 추세이기는 하지만)과 아직 살아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어떻게 진화해 또 공연계를 어렵게 할지 의심이 남습니다. 관객들에게 공연 예술은 안전하다고 확신시키는 것은 극장들에게 달려있습니다.

비교적 화려하게 복귀한 영국 극장가는 뜨거웠던 여름과 가을이 지나고 감기와 독감이 유행하는 또 한 번의 불확실한 겨울 시즌을 맞습니다. 개인적으로 바람이 있다면 관객들이나 티켓 예매 희망자들이 극장에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요구 조건을 잘 지켜주었으면 합니다. 분명 몇 시간 동안 마스크를 써야 하는 불편함으로 인해 일부 잠재 관객들이 떠날 수 있겠지만,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조금 더 안전하게 행동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면 적어도 많은 조심스러운 무대 애호가들이 공연장으로의 복귀를 고려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To Mask or Not To Mask?” 성공적으로 복귀한 영국 공연계가 말 안 듣는 아이 같은 관객들을 두고 하는 중요한 질문입니다.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자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있는 2020년. 서울시합창단과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가 베토벤이 영혼으로 직조한 난관 극복기를 들려준다.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할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

삶을 낭만적으로 만드는 디즈니 영화음악이 공연으로 찾아온다. 멋진 영상과 오케스트라 연주의 절묘한 만남을 선보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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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할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자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있는 2020년. 서울시합창단과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가 베토벤이 영혼으로 직조한 난관 극복기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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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할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자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있는 2020년. 서울시합창단과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가 베토벤이 영혼으로 직조한 난관 극복기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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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할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자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있는 2020년. 서울시합창단과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가 베토벤이 영혼으로 직조한 난관 극복기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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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탄생 250주년이자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있는 2020년. 서울시합창단과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가 베토벤이 영혼으로 직조한 난관 극복기를 들려준다.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할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

_김준영(ILOVESTAGE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