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만나다, 봄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신춘음악회 〈만나다, 봄〉을 준비하고 있는
지휘자 박상현과 연출가 송혁규에게 세종문화회관에 찾아올 봄을 물었습니다.

혹독한 겨울이었습니다. 오랫동안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어 도통 밖을 나가기가 어려웠지요. 긴 겨울 동안 많은 사람은 움츠러들어 비대면 공연을 즐겨야만 했습니다. 이러한 시기에도 봄은 변함없이 우리를 찾아와 한 뼘의 햇볕을 선사합니다. 오는 4월 1일,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은 새로운 봄을 반기며 제347회 정기연주회인 신춘음악회 <만나다, 봄>을 무대에 올립니다. 싱그러운 국악기 선율을 듣다 보면 답답했던 지난 겨울은 금세 기억의 뒤안길로 사라지지 않을까요? 봄맞이 준비에 한창인 지휘자 박상현과 연출가 송혁규를 만났습니다.

Q. 이번 신춘음악회 <만나다, 봄>은 일반적인 국악관현악단 공연과 다르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우선 연출가와 배우(박란주·김지훈)가 함께한다는 점이 눈에 띄는데요?

박상현: 관객이 즐길 수 있게 통일성을 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통일성을 지니는 매개체가 있으려면 연출이 필요했죠. 공연이 오르는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를 잘 아는 연출가를 찾았습니다. 주변에 수소문해서 마침내 송혁규 연출가를 섭외하게 된 거예요.
송혁규: 제가 2000년부터 2004년까지 서울시국악관현악단에서 기획 일을 맡았어요. 2015년부터는 세종문화회관 신년음악회를 연출했고요. 세종문화회관 제작진들에게 아무래도 제가 친근해서 불러주신 것 같아요.

Q. 공연의 상징, ‘봄과 나비’라는 모티브는 어떻게 정해진 건가요?

송혁규: 서울시국악관현악단에서 먼저 ‘봄과 나비’라는 키워드를 줬어요.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지난해부터 공연을 못 올리고 있잖아요. 어떻게 하면 관객에게 코로나를 이길 수 있는 힘을 줄 수 있을까 고민했죠. 그러다 문득 지난한 겨울을 극복하는 과정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 과정에 관한 메시지를 관객에게 전달하고 싶어요.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신춘음악회 을 준비하고 있는 지휘자 박상현과 연출가 송혁규에게 세종문화회관에 찾아올 봄을 물었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부지휘자 박상현은 지난한 겨울을 극복하는 과정을 ‘봄과 나비’에 담았다.

Q. 영화와 연극, 뮤지컬, 오페라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 중인 김진영 작가가 이번 공연에 함께하죠?

송혁규: 김진영 작가는 곡마다 전해주는 메시지를 정리했어요. 이번 공연의 마지막 곡인 국악관현악과 노래를 위한 ‘나빌레라’는 직접 작사했고요. 가사에 힘을 실어서 무대를 종결하고 싶었습니다.

Q. 세 곡의 위촉 작품이 오릅니다.  ‘파란’은 작곡가 조석연, ‘나빌레라’는 작곡가 손다혜의 신작이에요. 작곡가 박한규의 ‘나비그림’이 공연의 시작을 열고요. 긴 역사를 지닌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기에 지속적으로 신작 개발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는 걸까요?

송혁규: 국악관현악단의 역사가 50년이 넘었죠.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은 우리나라 최초의 국악관현악단이고요. 새로운 곡을 발굴하는 역할은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늘 해오던 일이었고, 앞으로도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아쉬운 건 좋은 곡들이 많이 나왔는데 재연할 수 있는 무대가 적다는 거죠. 신동일 작곡가의 ‘서울에서 꿈꾸다’와 같은 대표 레퍼토리가 지속적으로 나오길 바랍니다.
박상현: 지금은 국악기 자체가 ‘소스’로 쓰이는 작품이 많이 나오고 있어요. 이전 작곡가들은 전통을 강조해 곡을 썼다면, 지금은 더 다양한 음색의 곡이 나오고 있는 거죠. 시대 흐름에 맞는 새로운 곡들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해야 할 일 같아요.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신춘음악회 을 준비하고 있는 지휘자 박상현과 연출가 송혁규에게 세종문화회관에 찾아올 봄을 물었다.

송혁규 연출가는 ‘보면서 듣는’ 공연이 부상하는 지금,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만나다, 봄>이 시대에 맞는 기획이라고 생각한다.

Q. 국악 공연의 음향 문제는 여전히 논의거리입니다. 국립극장에 소속된 국립국악관현악단은 해오름극장 리모델링 공사 때문에 현재 클래식 음악 홀인 롯데콘서트홀에서 자주 공연을 올리더라고요. 세종문화회관은 다양한 공연장을 갖추고 있는데요. 이번 공연을 M씨어터에 올리는 이유는 무엇인지요?

박상현: 1년에 한 번씩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국악관현악단 공연을 선보이고 있는데요. 이번 컨셉으로 봤을 때는 M씨어터가 제일 적당한 걸로 보입니다.
송혁규: 영상 조명을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M씨어터뿐이에요. 자연 음향을 고수한다면 나머지 효과를 줄 수 없죠. 공연 트렌드가 조금씩 바뀌고 있습니다. ‘보면서 듣는 것’이 중요한 시대가 됐습니다.

Q. 송혁규 연출가의 말처럼 현재 공연 트렌드가 바뀌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비대면(Untact) 현상에 따라 온라인 공연이 늘고 있습니다

송혁규: 요즘 공연 영상을 보면 사운드에 대한 배려보다는 영상 기술에 더 집중하는 것 같아요. 온라인에 적합한 음악 형식을 고민할 시기라고 봐요. 동시대 대중에게 긴 길이의 국악이나 클래식 음악은 다소 어려울 수 있어요. 그걸 극복하려면 스토리텔링을 가지고 공연을 기획하는 방법이 필요하죠. 그래서 이번 공연 제안이 들어왔을 때 지금 시대에 맞는 기획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겨냥하는 관객층이 있나요?

박상현: 처음 송혁규 연출가를 만났을 때 “공연을 즐기는 연령대의 폭을 넓혀 달라”고 요청했어요. 특정 관객층을 타겟으로 삼지는 않아요. 아동부터 장년까지 모두가 즐기는 공연을 원했습니다.
송혁규: 서울시국악관현악단에서 기획자로 일할 때 했던 고민이 생각나네요.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과연 대극장에서 공연해도 될지에 대한 생각이 많았어요. 공연 규모가 크고 화려해도 직접 티켓을 사서 국악관현악을 보려는 관객이 줄고 있으니까요. 더 다양한 관객이 즐길 수 있는 공연을 만들어야 할 때입니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힘 중 하나는 그들만이 보여줄 수 있는 ‘호흡’이다.

Q. 이번 공연은 다양한 ‘들을 거리’와 ‘볼거리’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단 하나의 포인트를 꼽는다면요?

박상현: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음악은 항상 완성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송혁규 연출가에게 처음 부탁드린 건 영상이죠. 관객이 입장했을 때부터 무대 외적인 부분에서도 레퍼토리와 연관된 매개체를 느끼길 바랐습니다.
송혁규: 모이기 어려운 시기입니다. 공연장을 찾는 많은 관객이 어려운 발걸음을 하고 계신 데요. 예전과는 다른 색다른 문화를 체험하고, 호기심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시길 바랍니다. 기대치가 높아지면 자연스레 다음 공연도 찾으실 테고요.

Q. 1965년에 창단된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힘’은 무엇인가요?

박상현: 음악적으로 표현하면 ‘앙상블’, 일반적으로는 ‘호흡’이라고 하죠. 제가 숨을 쉴 때 단원들과의 호흡이 정말 잘 맞아요. 다른 악단보다 이런 힘이 뛰어난 것 같아요. 지휘자와 단원 간의 호흡이 잘 맞으면 관객도 계속 숨 쉴 수 있죠.
송혁규: 제가 근무했을 때와 비교하면, 지금 단원이 많이 교체됐는데요. 새로운 단원이 들어와도 이전의 힘이 남아있는 것 같아요. ‘올드하다’는 느낌이 아니고요, 음악적인 단단한 힘을 말하는 거예요. 박상현 지휘자가 표현한 ‘호흡’에 관한 부분이죠. 이러한 호흡은 긴 역사를 지닌 서울시국악관현악단만의 역사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자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있는 2020년. 서울시합창단과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가 베토벤이 영혼으로 직조한 난관 극복기를 들려준다.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할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

삶을 낭만적으로 만드는 디즈니 영화음악이 공연으로 찾아온다. 멋진 영상과 오케스트라 연주의 절묘한 만남을 선보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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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할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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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장혜선(월간 〈객석〉 기자)
사진_김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