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GE

라이프, 네 개의 시선 #2

지금 세종미술관에서는 라이프 사진전 마지막 시리즈인
〈라이프 사진전: 더 라스트 프린트〉가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를 빛낸 포토저널리스트들의 작품 세계 탐구, 그 두 번째 이야기.

객관적 사건을 새로운 언어인 ‘사진’으로 보도했던 미국의 잡지가 바로 <라이프(Life)>입니다. 전성기였던 1973년에 <라이프>는 왜 폐간했을까요? 당시 TV가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뛰어난 광고 효과를 내면서 높은 가격의 <라이프> 광고가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그리고 구독자에게 보내는 우편 요금이 상승해 지출이 증가했기 때문이죠. 오늘은 <라이프 사진전: 더 라스트 프린트>에 출품된 포토저널리스트들 중 마가렛 버크화이트와 고든 파크스의 대표작을 살펴보겠습니다.

마가렛 버크-화이트(Margaret Bourke-White)

<라이프>의 종군 사진기자인 마가렛 버크-화이트(Margaret Bourke-White)는 <라이프>가 창간할 때부터 1969년 그녀가 은퇴할 때까지 <라이프>가 가장 믿고 의지했던 기자입니다. 독일군이 관리하는 강제수용소의 비참한 현장을 촬영한 충격적인 사진을 <라이프>에 게재한 그는 피사체에 대한 철저한 이해를 통해 대상을 촬영했고, 그 대상의 가치를 느끼게 해 보는 이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그 사진들은 전 세계 주요 정치가들의 마음마저 움직이며 <라이프>를 크게 성장하게 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끝무렵, 부헨발트 강제수용소 문 앞에 선 죄수들(1945)>

에 출품된 포토저널리스트들 중 마가렛 버크화이트와 고든 파크스의 대표작을 살펴보겠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끝무렵, 부헨발트 강제수용소 문 앞에 선 죄수들, 1945, Photo by Margaret Bourke-White
ⓒThe LIFE Picture Collection

독일 나치가 1937년에 세운 부헨발트 강제수용소는 수용인에게 백신을 시험했던 악명 높은 수용소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벌어질 때 그곳에서는 수용인이 재판 없이 격리되고 처벌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철조망을 붙잡고 선 죄수들의 얼굴을 보여줍니다. 버크화이트는 철조망 뒤에 선 죄수들을 피사체로서 응시하게 하려고, 앞에 선 죄수들의 조도를 실제와 다르게 촬영했습니다. 그녀는 사회적 규범을 따르지 않았던 강제수용소에 격리된 불확실한 죄수의 시선을 통해 그들의 실상과 참혹한 전쟁의 이면을 교감시킵니다.

<맨하탄 상공을 날고 있는 더글러스 4 (D-4)(1939)>

에 출품된 포토저널리스트들 중 마가렛 버크화이트와 고든 파크스의 대표작을 살펴보겠습니다.

맨하탄 상공을 날고 있는 더글러스 4 (D-4), 1939, Photo by Margaret Bourke-White
ⓒThe LIFE Picture Collection

맨하탄은 허드슨강과 이스트강에 둘러싸인 세계적인 상업과 문화의 중심지입니다. 맨하탄 상공에서 사선으로 선 빌딩들의 구획선과 수평 방향으로 비행하는 4발 프로펠러 여객기 더글러스 4가 보입니다. 그 더글러스 위에서 평면적 시선으로 맨하탄을 바라봅니다. 상업 도시와 빌딩 속에 감춰진 시간을 인식하게 해서 문화적 흔적을 상상하게 합니다. 위쪽 빌딩은 몬드리안의 작품처럼 컬러 테이프로 구획되어 있지만, 아래쪽 빌딩은 구획의 경계가 불분명한 빌딩을 보여주며 도시의 불확실한 삶을 추상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리고 빌딩의 기능을 넘어서 맨하탄 공간과 삶의 관계에서 의미를 찾아갑니다.

고든 파크스(Gordon Parks)

고든 파크스는 <라이프>의 전속 사진가였습니다. 그는 흘러가는 영화를 잠시 멈춘 듯한 영화 스틸컷 같은 사진을 촬영했습니다. 고든 파크스는 정적이고 조형적인 공간에 인물이나 도구를 배치함으로써 사진의 피사체가 말하는 의미를 그려내는 작품을 많이 남겼습니다.

<미국 국기 앞에 빗자루와 걸레를 들고 서 있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청소부 엘라 왓슨(1942)>

에 출품된 포토저널리스트들 중 마가렛 버크화이트와 고든 파크스의 대표작을 살펴보겠습니다.

<미국 국기 앞에 빗자루와 걸레를 들고 서 있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청소부 엘라 왓슨>은 고든 파크스가 그랜트 우드의 회화작품 <아메리칸 고딕>을 재해석한 것이다.
1942, Photo by Gordon Parks ⓒThe LIFE Picture Collection

미국 성조기의 왼쪽 위에 있는 별은 하늘을, 바탕의 적색은 모국인 영국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가로줄인 흰색은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상징합니다. 제2차 세계대전을 치르면서 북부로 이동한 아프리카계 미국인 일부는 청소부로 일했습니다. 아프리카 출신인 그들은 미국 시민권을 받아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정체성을 부여받게 되고 경제적 지위도 향상됩니다. 고든 파크스가 이 사진을 찍은 1942년 당시 미국 북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은 남부에서 차별 대우를 받는 아프리카계 미국인과는 다르게 청소부로서의 자부심을 품고 있었습니다.
이런 아프리카계 미국인 청소부의 심적 구조를 잘 보여주는 이 작품은 청소부 엘라 왓슨이 들고 있는 빗자루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배면에 걸린 성조기는 초점에서 벗어나 윤곽이 흐리게 보입니다. 이 사진은 엘라 왓슨이 미국 사회의 청소부라는 대상이 되어서, 그에게서 끌어낸 시민성에 귀착한 감성을 보여줍니다.

<베네딕트 수도원에서 기도하는 수도승(1955)>

 

에 출품된 포토저널리스트들 중 마가렛 버크화이트와 고든 파크스의 대표작을 살펴보겠습니다.

베네딕트 수도원에서 기도하는 수도승, 1955, Photo by Gordon Parks
ⓒThe LIFE Picture Collection

초기 베네딕트 수도원은 동방적인 수도와 청빈·정결·복종의 계율로 서유럽 문화에 영향을 주며 크리스트 문명을 보존할 수 있게 했습니다. 기도를 통한 하나님과의 영적인 대화로 하나님의 뜻을 좇아 살기를 바라는 수도승들은 수도원에서 공동생활을 했습니다. 이 사진에서 기도하는 수도승의 뒷모습은 경건한 기도 의식을 잘 보여줍니다.
고든 파크스는 기도하는 수도승의 뒷모습으로 기도의 대상인 하나님을 인식하는 자리를 찾게 합니다. 또한 수도승이 기도하는 모습을 통해 수도원의 공간을 헤아리게 합니다. 좌우대칭적인 사진의 조형성은 기도의 가치와 수도원의 시간을 경건하게 따라가고, 느낄 수 있게 해줍니다.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자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있는 2020년. 서울시합창단과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가 베토벤이 영혼으로 직조한 난관 극복기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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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할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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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할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

_최철주(사진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