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GE

라이프의 시선 #1

지금 세종미술관에서는 라이프 사진전 마지막 시리즈인
〈라이프 사진전: 더 라스트 프린트〉가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를 빛낸 포토저널리스트들의 작품 세계를 탐구해본다.

‘포토저널리즘’은 시사적 사건 현장을 사진으로 보도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텍스트를 대신해 사진 이미지로 확장된 언론매체의 보도 활동이죠. 이렇게 주관적인 시선으로 촬영한 사진을 현상적 사건으로 보도해서 의미를 객관화한 포토저널리즘 잡지가 1936년 미국에서 창간된 <라이프(LIFE)>입니다. <라이프>의 명성은 전 세계 사건 현장을 누빈 포토저널리스트들로부터 비롯되었습니다. 오늘은 <라이프 사진전: 더 라스트 프린트>에 출품된 포토저널리스트들 중 알프레드 에이젠슈테트와 유진 스미스의 대표작을 살펴보겠습니다.

알프레드 에이젠슈테트

<VJ-Day kiss(1945)>

세종미술관에서는 라이프 사진전 마지막 시리즈인 가 열리고 있다.

VJ-Day kiss, 1945, Photo by Alfred Eisenstaedt
ⓒThe LIFE Picture Collection

<VJ-Day kiss>는 알프레드 에이젠슈테트(Alfred Eisenstadt)가 미국 종전 특집으로 <라이프>에 게재한 사진입니다. 그는 간호사의 흰색 의복과 해군 수병의 검은색 제복이 대비된 사진을 촬영했습니다. 따라서 간호사와 해군 수병의 키스 장면을 찍은 이 작품은 전쟁 결과의 현상적 사진이 되어 삶의 본질을 보게 하지만, 전쟁에서 분리된 삶의 상황을 재현한 저널리즘 사진으로서 지난 전쟁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합니다. 이것은 에이젠슈테트가 종전과 <VJ-Day kiss>를 동일시하면서 그가 가공한 삶의 의미를 살펴보게 합니다. 그 의미는 혼란스러운 뉴욕에서 2차대전 종전 보도를 듣고 타임스 광장으로 모인 인파 속 두 명의 상징적인 키스죠. 일본의 진주만 공격으로 큰 피해를 본 미국을 대표하는 해군 수병과 뉴욕에서 근무하는 간호사와의 키스로 전쟁에서 일상으로의 전환을 알리는 것입니다.
에이젠슈테트가 사용했던 사진기는 35mm 라이카입니다. 초점기구를 거리계와 연동한 이 카메라는 피사체로서 인물의 초점을 확인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이런 현대적 사진기술에 바탕을 둔 <라이프>의 포토저널리즘 사진은 현대 인상주의 화가가 빛의 비(非)고정성을 해결하지 못하고서는 피사체를 동일하게 그려낼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게 합니다. 그리고 현대 회화에서 예술적인 의미를 추구하게 합니다.
에이젠슈테트는 <라이프>가 포토저널리즘 잡지로서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합니다. 이렇게 인물의 극적인 감정을 사진기로 포착해낸 그는 인물의 감정을 담은 보도사진을 구조화해서 1973년 <라이프>가 폐간할 때까지 ‘엮음 사진’ 1,500편을 보여줬습니다.

<멜론 장수와 바이올린 연주자(1938)>

세종미술관에서는 라이프 사진전 마지막 시리즈인 가 열리고 있다.

멜론 장수와 바이올린 연주자, 1938, Photo by Alfred Eisenstaedt
ⓒThe LIFE Picture Collection

1938년 미국은 대공황에서 회복하지만 산업은 불황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배경으로 찍은 <멜론 장수와 바이올린 연주자>에서는 정차된 여러 대의 자동차 배면에 ‘코카콜라’, ‘Word Furniture Co’ 간판들이 보입니다. 전면에 있는 멜론 장수와 바이올린 연주자는 그늘에 위치해, 대상의 크기로 한 원근법과 명암효과로서의 단면화된 콜라주처럼 시각적 거리를 소거했습니다. 그리고 거리계와 연결해 얼굴을 돌린 어린이의 얼굴에 초점을 맞추고 나뭇잎에서 흐려진 선명도 처리는 회화적 효과를 넘어서는 감성적인 사진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에이젠슈테트는 이 작품에서 멜론 장수의 현상적 사진을 통해 미국이 산업국으로 변해가고 있음을 조응하게 합니다. 그리고 그 불황의 포토저널리즘 가치를 드러내는 현상과 대응하는 삶의 의미를 얻게 합니다.

유진 스미스(W. Eugene Smith)

<영국 사우즈 웨일스, 파크 플레이스 진료소의 대기실(1950)>

세종미술관에서는 라이프 사진전 마지막 시리즈인 가 열리고 있다.

영국 사우즈 웨일스, 파크 플레이스 진료소의 대기실, 1950, Photo by W. Eugene Smith
ⓒThe LIFE Picture Collection

유진 스미스(W.Eugene Smith)는 인물의 특성과 사고방식을 시각화해서 피사체로서의 개인성을 드러내는 휴머니즘적 보도 사진작가입니다. 이 작품에서 웨일스의 진료소 대기실에 있는 나무 벤치에 앉아 있는 환자 중에는 소녀와 남자(girl and man in audience on wooden benches: 원제)가 있습니다.
대기실에서 창문으로 투과된 여러 개의 밝은 자연광 조각이 소녀와 남자의 얼굴을 밝게 비춥니다. 진료를 받아들이지 않고 물리치려는 소녀와 그런 소녀를 한 손으로 붙잡고 진료받게 하려는 남자의 대조된 표정이 보입니다. 이것은 이원적 형식이 되어서 소녀의 얼굴과 남자의 손에 시선이 반복적으로 머물게 하면서 이분된 시선이 상징하는 이원적 의미를 찾아갑니다. 여기서 외면하는 소녀의 팔목을 잡은 남자는 기성세대의 편견을 한 단면으로 보여줍니다. 진료를 거부하려는 복잡한 소녀의 감정과 남자의 편견이 이원적 표상을 만들어서 삶의 감정을 나타냅니다.

<잠수복을 입은 실험실 직원(1949)>

세종미술관에서는 라이프 사진전 마지막 시리즈인 가 열리고 있다.

잠수복을 입은 실험실 직원, 1949, Photo by W. Eugene Smith
ⓒThe LIFE Picture Collection

이 작품에서 보이는 잠수복 헬멧은 유진 스미스의 1949년작 <세균 없는 삶>에서 나온 방사선 헬멧(radiation helmet)과 동일합니다. 이것은 물질이 존재하는 곳에는 세균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즉 스미스는 피사체로서 실험실 내부의 직원을 밝게 하고 밖에 있는 직원을 어둡게 구성해 흑백사진의 대조 효과를 드러냅니다. 이 작품을 보는 이는 피사체로서 직원의 의미에 깊이 파고들게 됨으로써 직원의 삶에 몰입하게 됩니다.
사진가로서 그는 사진을 통해 피사체의 감정에 가까이 접근할 수 있도록 했죠. 그가 찍은 사진 중 피사체에 감정을 몰입하게 되는 가장 대표적인 사진이 <Tomoko Uemura in Bath, Minamata>입니다. 1972년 미나마타병 피해자와 그의 엄마가 욕조에 함께 있는 사진인 <Tomoko Uemura in Bath, Minamata>를 통해 일본 치소 공장에서 중금속인 수은을 방류함으로써 발생한 수은 중독의 현상, 즉 미나마타병을 세상에 알려줍니다. 이렇게 유진 스미스는 세상의 모든 인간을 탐구해 순간적 사진의 현상에서 에세이적 깊이를 포착합니다.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자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있는 2020년. 서울시합창단과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가 베토벤이 영혼으로 직조한 난관 극복기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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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할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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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할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

_최철주(사진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