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T175

어이, 을지로씨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사진전 〈어이 주물씨, 왜 목형씨〉는
‘힙지로’로 알려지기 이전 을지로가 쌓아온 이야기를 보여준다.

을지로는 다양한 색이 공존하는 매력적인 곳이다. 최근 ‘힙지로’로 변모해 밀레니얼 세대가 자주 찾는 ‘힙한’ 곳도 많이 들어섰지만, 을지로의 뿌리는 제조업이다. 조명 제품과 전기, 금속 부품 등을 만드는 오래된 공장들이 빼곡이 들어차있다. 장인들도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의 을지로 사랑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배민은 을지로 골목의 무명 장인이 써 내려간 간판 글자에 주목했다. 그렇게 을지로체 전시를 열었고, 많은 호응을 받았다. 그때 을지로를 ‘힙하게’ 해석하고 브랜드화해 ‘을지로체’를 만든 배민은 올해는 ‘을지로10년후체’를 만들고 이번 전시에서는 을지로의 또 다른 면에 주목한다.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사진전 〈어이 주물씨, 왜 목형씨〉는 ‘힙지로’로 알려지기 이전 을지로가 쌓아온 이야기를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사라져가는 을지로 문화와 을지로 사람에 대한 기록이다.

올해는 알면 알수록 매력적인 을지로의 숨은 이야기를 응시한다. 이번 전시는 을지로를 수십 년간 지켜온 장인들을 MJ KIM 사진작가의 시각으로 새롭게 바라보고 담아낸 사진전이다. 을지로의 사라져가는 지역 문화와 을지로에서 수십 년째 일해온 장인들의 모습을 기록했다.

이번 전시의 촬영을 맡은 MJ KIM은 폴 매카트니 전속 작가이자 BTS와 함께 작업한 세계적인 사진작가다. 런던에서 유명인들의 사진을 찍어온 MJ KIM은 좋은 사진을 만들기 위해서 소통과 관계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장인들과 소통하며 그가 담아낸 을지로의 모습이 이번 전시에 담겨있다.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사진전 〈어이 주물씨, 왜 목형씨〉는 ‘힙지로’로 알려지기 이전 을지로가 쌓아온 이야기를 보여준다.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사진전 〈어이 주물씨, 왜 목형씨〉는 ‘힙지로’로 알려지기 이전 을지로가 쌓아온 이야기를 보여준다.

을지로를 지켜온 사람들은 폴라로이드 필름에 담겨 을지로의 역사를 증명한다.

모든 작품은 을지로의 아날로그 정서를 담아 필름 카메라를 이용해 촬영했다. 태어난지 백 년 가까이 된 대형 카메라에 폴라로이드 필름으로 촬영된 사진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빛이 바래고, 인물의 상도 조금씩 사라지게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달라지는 모습은 아날로그 사진의 묘미이자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온 장인들의 모습을 닮았다.

전시회 기간 동안 다양한 이벤트도 준비했다. MJ KIM 작가가 관람객의 사진을 찍어주는 특별 이벤트가 진행될 예정이며, 자신의 사진을 담아갈 수 있는 포토 부스도 상시 운영한다. 을지로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VR존도 함께 운영한다.

이번 전시는 10월 24일부터 11월 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1관에서 무료로 진행된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관람 인원을 제한하고 사전 예약제로 운영된다. 입장 마감 1시간 전까지 네이버 예약을 사용해 당일 예매가 가능하다.

_신은정(<문화공간175 편집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