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GE

다른 매력의 두 친구가 생겼다

자연과 하나 되는 아름다운 문화 공간인 ‘꿈의숲 아트센터’의
2020년 협력예술단체로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와 에티카 앙상블이 선정되었다.

꿈의숲 아트센터는 예술가들의 창작 역량을 높이기 위해 협력예술단체를 운영한다. 2020년 협력예술단체는 공모를 통해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와 ‘에티카 앙상블’이 선정됐다. 두 단체는 모두 클래식 음악을 기반으로 하는 실내악단이지만 악단의 규모와 음악적 색깔이 다르다. 1965년 창단한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에는 원숙한 노련미, 2018년 창단한 에티카 앙상블에는 패기와 풋풋함이 가득하다.

원숙한 노련미,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는 우리나라 최초의 ‘전문 실내악단’으로 1965년 첼리스트 전봉초에 의해 창단됐다. ‘서울바로크합주단’이란 이름으로 시작한 이 악단이 국내 실내악계에 쌓아온 업적은 실로 대단하다. 우리나라 최초로 지휘자가 없는 ‘악장 중심의 실내악단’을 추구했고 ‘젊은 연주자들과 함께하는 무대’를 적극 모색했다. 1979년, 바이올리니스트 김민은 전봉초의 뒤를 이어 서울바로크합주단의 운영을 맡았다. 김민은 흩어져있던 단원들을 다시 모아 서울바로크합주단을 부활시켰다. 이후 55년의 세월을 아로새기며 한국 음악사에 굵직한 이름을 남기게 된다.

자연과 하나 되는 아름다운 문화 공간인 ‘꿈의숲 아트센터’의 2020년 협력예술단체로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와 에티카 앙상블이 선정되었다.
자연과 하나 되는 아름다운 문화 공간인 ‘꿈의숲 아트센터’의 2020년 협력예술단체로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와 에티카 앙상블이 선정되었다.

꿈의숲 아트센터 협력단체로 선정된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는 ‘11시 클래식 정원’ 시리즈를 선보일 예정이다. ⓒSihoonKim

지난 2015년, 서울바로크합주단은 창단 50주년을 맞아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Korean Chamber Orchestra)로 명칭을 변경했다. 이는 두 가지 의미를 가진다. ‘바로크합주단’이란 이름 때문에 바로크 음악만 연주할 거라는 편견이 있던 것이 사실. 하지만 악단은 그동안 바로크부터 현대음악까지 폭넓게 레퍼토리를 늘려왔다. 현재까지 총 17장의 음반을 발매한 것만 봐도 이들이 한국 실내악의 선봉에 서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악단은 50주년을 기리며 새로운 이름으로 변화된 정체성을 공고히 했다.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는 1999년 파리 유네스코 회관 연주를 시작으로 세계 곳곳에서 연주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00년에는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유엔 공식 평화의 실내악단’으로 지정받기도 했다. 앞으로도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는 이름 그대로 ‘한국을 대표하는 실내악단’으로 해외를 순항할 예정이다. 올해는 꿈의숲 아트센터 협력단체로 선정돼 오전 시간에 감상을 원하는 관객을 위한 브런치 콘서트인 ‘11시 클래식 정원’ 시리즈를 선보인다. 오는 7월, 목관악기와 함께하는 연주를 시작으로, 8월에는 하프시코드와 소프라노, 10월에는 금관악기의 음색을 감상할 수 있다.

에티카 앙상블은 대중과 소통하는 다양한 음악회를 선보이고 있다.

패기와 풋풋함, 에티카 앙상블

에티카 앙상블은 2018년에 창단한 신생 단체다. 단원들은 독일과 미국에서 공부를 마친 연주자들이다. 유학을 마친 연주자들이 국내에서 활동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실내악단을 꾸린 것. 철학자 스피노자의 저서 <에티카>에 나오는 48가지 감정을 관객과 함께 호흡하고 싶다는 마음을 담아 이름을 정했다. 이후 2년 동안 두 가지 방향성을 가지고 연주 활동을 해왔다. 창단 당시 에티카 앙상블은 다른 예술 장르와 교류하며 다양한 실험을 시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동안 이은규 시인이나 <씨네21> 김혜리 기자, 맥주 소믈리에 김정하 등과 함께하는 공연을 기획하며 대중의 호응을 얻었다. 또한 지역 사회 교류의 중심에 있는 문화예술 기획집단으로 자리해, 지역의 실버타운이나 복지관과 함께 기획하는 음악회로 대중이 클래식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만들고자 한다.

에티카 앙상블은 꿈의숲 아트센터 공연에서 남다른 기획력을 발휘했다. 이들은 토크 콘서트 ‘북 앤 클래식’ 시리즈로 관객에게 ‘슬기로운 문화생활’을 제안한다. 한 가지 감정을 선정하고 그에 어울리는 책과 음악을 선정해 90분간 감정과 연관된 음악과 책을 동시에 접하는 프로그램이다. 6월의 감정은 ‘사랑’, 8월은 ‘자존감’, 10월은 ‘용기’, 11월은 ‘끌림’, 12월은 ‘감사’를 주제로 펼친다.

자연과 하나 되는 아름다운 문화 공간인 ‘꿈의숲 아트센터’의 2020년 협력예술단체로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와 에티카 앙상블이 선정되었다.

6월 에티카 앙상블이 선보이는 <에티카 토크 콘서트 : 북 앤 클래식>에는 가수 요조도 출연한다.

다른 장르와의 협업을 지향하는 에티카 앙상블은 이번 공연에선 가수 요조와 함께한다. 현재 제주에서 ‘책방 무사’를 운영하고 있는 요조는 책에 대한 깊은 애정을 보인다. 도서 팟캐스트 ‘책, 이게 뭐라고’와 네이버 오디오클립 ‘요조의 세상에 이런 책이’를 진행하고 있다. 요조는 이번 공연의 낭독을 맡으며 노래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2020년의 꿈의숲 아트센터 협력예술단체인 두 팀은 올해 청소년을 대상으로 클래식 음악을 쉽게 즐길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아울러 꿈의숲 아트센터가 위치한 강북 지역의 음악 영재 발굴에 힘쓰며, 그들과 함께하는 무대도 기획하고 있다. 꿈의숲 아트센터의 협력예술단체 운영으로 서울 동북 지역의 문화 향유 기회가 확대되리라 기대한다.

장혜선(월간 <객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