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GE

명인의 일생 그레이트 아티스트 시리즈 〈김덕수전傳〉

명인 김덕수의 무대 인생 63주년 기념 음악극.
코로나19 사태로 지친 우리를 위로해 줄 <김덕수전>이 펼쳐진다.

코로나19 사태로 오프라인 공연을 올리지 못했던 세종문화회관이 침묵을 깨고 2020년 첫 공연을 연다. 사물놀이 창시자로 우리와 희로애락을 함께 해온 ‘영원한 광대’ 김덕수의 사물놀이 인생 63년을 담은 작품 <김덕수전>이다. 유난히 햇살이 밝던 5월 11일.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는 <김덕수전>에 담긴 이야기를 듣기 위해 모인 취재진으로 가득 찼다. 바깥의 환한 분위기와 대비되는 내부의 어두운 조명. 그 사이 좌석을 비추는 스포트라이트는 마치 김덕수의 인생을 비추는 <김덕수전> 같았다. 기자간담회는 <김덕수전>의 트레일러 영상으로 시작됐다.

명인 김덕수의 무대 인생 63주년 기념 음악극. 코로나19 사태로 지친 우리를 위로해 줄 이 펼쳐진다.

김덕수 명인은 <홍길동전>, <춘향전>은 들어봤어도 <김덕수전>은 처음이라며 어깨가 무겁다고 말했다.

그레이트 아티스트, 그레이트 라이프

사물놀이 창시자 김덕수는 올해로 데뷔 63주년을 맞았다. 그의 일대기를 음악극으로 만들고 싶다는 바람에서 시작된 <김덕수전>은 1년 여에 걸쳐 진행된 긴 인터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이동연 교수가 제작 총괄과 극본을, 극단 골목길의 대표이자 <청춘예찬>, <경숙이, 경숙 아버지>, <개구리> 등을 연출한 대한민국 공연예술계의 대가 박근형이 각색과 연출을 맡았다. 김덕수는 많은 아티스트들과 협업하며 실험적인 공연을 선보였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 적은 없었다. 일생에 걸쳐 사물놀이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고민했던 이 시대 최고의 예인 김덕수는 이번 공연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이켜 본다. <김덕수전>은 세종문화회관이 매년 최고의 아티스트를 선정해 그 아티스트의 공연을 무대에 올리는 ‘그레이트 아티스트 시리즈’의 하나다. 2018년에는 소프라노 조수미와 존 카메론 미첼, 그리고 2019년에는 가수 이미자와 가수 김동률이 그레이트 아티스트로 선정되어 공연을 선보였다. 세종문화회관은 올해 ‘명인덕수’를 2020 그레이트 아티스트로 선정해 국악의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명인 김덕수의 무대 인생 63주년 기념 음악극. 코로나19 사태로 지친 우리를 위로해 줄 이 펼쳐진다.
명인 김덕수의 무대 인생 63주년 기념 음악극. 코로나19 사태로 지친 우리를 위로해 줄 이 펼쳐진다.

예술감독 이동연과 연출자 박근형.

김덕수의 일생과 한국 현대사의 오버랩

김덕수 명인은 1957년 아버지가 계시던 남사당패의 ‘세미(어른 어깨에 올라 춤을 추는 아이)’로 연희에 입문한다. 1978년 ‘공간사랑’에서 처음으로 사물놀이 공연을 선보인 그는 곧 연희의 아버지이자 한 가정의 아버지가 된다. 총 2부로 구성된 공연은 1부와 2부를 사물놀이의 탄생을 기점으로 구분한다. 1부는 남사당패의 세미로 데뷔한 ‘국악 신동’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2부에서는 사물놀이의 탄생부터 김덕수가 국내를 넘어 전 세계를 누비며 사물놀이 공연을 펼쳐 연희의 전성시대를 이끄는 모습을 다룬다. 또한 연주자이자 기획자, 나아가 교육자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며 연희에 대한 김덕수의 남다른 사랑을 보여준다. 이번 공연은 모놀로그 형식이지만 김덕수의 개인사에 그치지 않고 한국 근현대사의 시대상까지 짚는다. 예술감독 이동연은 <김덕수전>을 ‘일생의 과정을 조명해보는 시대극’이라고 칭했다. 1950년대부터 시작된 김덕수의 예인 인생은 1960년대 젊은 나이에 전 세계를 돌면서 수출품을 팔다가 1970년대 유신시대 저항의 상징이었던 풍물과 탈춤을 전수하는 장면으로 이어진다. 1978년 사물놀이가 탄생하고 겪었던 비판을 극복하고, 사물놀이를 국악의 새로운 발견으로 인정받기까지의 이야기도 담고 있다.

명인 김덕수의 무대 인생 63주년 기념 음악극. 코로나19 사태로 지친 우리를 위로해 줄 이 펼쳐진다.

      김덕수의 어린 시절을 연기할 강리우.

명인 김덕수의 무대 인생 63주년 기념 음악극. 코로나19 사태로 지친 우리를 위로해 줄 이 펼쳐진다.

<김덕수전>은 코로나19 사태에 지친 시민을 위로하는 사회공헌 활동이기도 하다.

악 · 가 · 무를 한 무대에서

김덕수 명인은 이번 공연을 통해 미래의 청년 예인들에게 진정한 예인 정신을 전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는 우리만의 울림과 신명, 우리만이 가지고 있는 멋을 강조하며 글로벌 시대에 아름다운 신명을 세계인과 공유하고 싶다는 바람을 작품에 담았다고 말했다.
<김덕수전>은 한국 전통예술의 종합예술적 면모까지 보여준다. 사물놀이, 현대무용, 남사당 연행 등 장면마다 악 · 가 · 무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오랜 시간 김덕수와 호흡을 맞춰온 퓨전국악그룹 ‘앙상블 시나위’가 연주하는 음악과 김덕수의 아버지를 상징하는 무용가 정영두의 무용과 연기까지 볼 수 있다. 1978년 공간사랑에서 초연된 사물놀이를 이어받은 ‘사물놀이 본’과 함께 다양한 예술적 기량도 보여줄 예정이다. 에필로그에서는 ‘덕수타령’을 처음으로 선보인다. <김덕수전>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되면서 세종문화회관이 처음으로 관중을 직접 대면하는 공연이다. 단계적으로 공연을 개방한다는 취지에 따라 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재단의 예술세상마을프로젝트와 결합해 공연을 기획했다. 이번 공연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몸과 마음이 지친 시민들을 위로하기 위한 목적의 사회공헌 활동으로, 사전 예매한 관객에게 전석 무료로 제공된다. 5월 18일 월요일 오후 2시부터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명인 김덕수의 무대 인생 63주년 기념 음악극. 코로나19 사태로 지친 우리를 위로해 줄 이 펼쳐진다.
그레이트 아티스트 시리즈<김덕수전>
기간 :  2020.05.28(목) ~ 2020.05.31(일)
장소 :  세종M씨어터
시간 :  평일 19:30 주말 15:00
티켓 :   전석 초대
※ 티켓은 5.18(월) 14:00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https://www.sejongpac.or.kr)를 통해 신청 가능합니다
(전화 신청은 진행하지 않으니 신청에 참고 바랍니다).

글_신은정(<문화공간175> 편집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