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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너머, 다시 꿈

기타리스트 박규희 인터뷰

꿈 너머, 다시 꿈

기타리스트 박규희 인터뷰

글. 장혜선 (객원기자, 공연칼럼니스트)

클래식 기타는 심장과 가까운 곳에서 연주하는 악기다. 박규희에게 클래식 기타는 심장 그 자체였다. 클래식 기타의 음색은 박규희의 인생을 담는다. 자신의 악기와 참 닮은 그녀. 박규희의 걸음은 차분하지만 단단하다.

지난 2015년, 기타리스트 박규희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리사이틀을 열었다. 그녀는 예원학교 졸업 후 일본으로 이민을 갔고, 이후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를 졸업했다. 주로 해외에서 활동해 온 그녀이기에, 박규희의 음악을 듣고 싶으면 음반을 꺼내들 수밖에 없었다. 한국 데뷔를 오랫동안 꿈꿨던 그녀는 첫 리사이틀 공연명을 ‘꿈’이라는 뜻의 에스파냐어 ‘수에뇨(sueño)’로 지었다.

꿈을 이루니, 다시 새로운 꿈이 펼쳐진다. 빈에서 공부하던 학생 시절, 박규희는 빈 심포니에서 활약하던 플루티스트 최나경을 동경했다. 그래서 박규희에게는 세종문화회관 상주음악가인 최나경과 함께하는 이번 무대가 무척 소중하다. 다음은 공연을 앞둔 박규희와 나눈 일문일답.

한국에서 기타를 배웠던 어린 시절, 가장 마음에 남은 추억은 무엇인가요?

어린 시절은 리여석 선생님 댁에서 연습하거나 레슨 받은 기억이 대부분이에요. 선생님은 기본적인 예의나 생활의 지혜까지 가르쳐 주셨어요. 초등학생 때에는 제가 악보를 삐뚤빼뚤 형편없이 자른 모습을 보시고는 크게 호통치셨죠. 선생님은 악기는 물론이고 악보도 늘 소중히 다뤄야 한다고 말씀하셨어요. 선생님에게 작곡가나 연주자에 대한 존경심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또 다른 스승이신 알바로 피에리의 음반을 듣고 반해서 빈으로 유학을 결정했다고 들었습니다.

알바로 피에리는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울 만큼 다양한 매력을 가졌어요. 단 한 소절만 들어도 무언가에 홀린 듯 그대로 빠져들어요. 피에리의 음악에는 청중을 끌어당기는 압도적인 힘이 있죠.

현재 빈 국립음대를 졸업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학업에 대한 계획이 더 있나요?

빈 국립음대 졸업 후 그간 연주활동에만 전념해 왔어요. 내년에 다시 유럽으로 가서 박사학위를 준비할 예정입니다.

다수의 해외 콩쿠르 경력이 눈에 띕니다. 지속적으로 해외 콩쿠르에 나간 특별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죠. 유학시절에는 상금 때문에 나가기도 했고, 단순히 무대경험을 쌓기 위해 나가기도 했고, 큰 꿈을 위해 죽기 살기로 도전한 적도 있어요. 가장 큰 이유는 제 자신이 나약해지지 않도록 훈련하고 싶었어요. 콩쿠르는 단 한번, 짧은 시간의 기회만 주어지잖아요. 콩쿠르 경력이 쌓이며 실력이나 마음이 단단해진 것 같아요. 가장 기억나는 콩쿠르는 알함브라 기타 콩쿠르 본선 때인데요. 제가 너무 긴장해서 두 번째 곡에서 잠시 멈췄어요. 그 3초 동안 여러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동안의 노력이 본선에 와서 물거품이 되는구나… 허탈하기도 했죠. 그런 생각을 하니까 오히려 편안하게 마음을 내려놓고 연주를 이어갈 수 있었어요. 그 연주가 좋은 평을 받아서 우승과 청중상을 동시에 거머쥐었어요. 엄청난 경험을 했습니다. 어쩌면 트라우마가 될 수도 있었던 한 무대가 저에게는 가장 큰 자신감이 됐습니다.

올해 5월, 8집 음반 ‘하모니아(Harmonia)’를 발매했죠. 음반을 기획할 때 기준으로 삼는 것이 있나요?

음반은 디렉터와 많은 상의를 하고 콘셉트를 잡아요. 지금까지의 음반은 클래식 기타를 사랑하는 애호가와 클래식 기타를 접해보지 않은 많은 분들에게 다가가기 쉽도록 밸런스를 맞추려고 노력했어요. 앞으로는 다양한 콘셉트에 도전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이번 공연은 플루티스트 최나경과 함께하는 무대입니다. 어떠한 인연으로 최나경 연주자와 인연을 맺게 됐는지?

제가 빈에서 유학할 때 나경 언니가 빈 심포니 수석으로 활동하고 있었죠. 저는 오래 전부터 언니에 대해 알고 있었어요. 악기는 다르지만 음악을 하는 모든 학생들이 언니를 동경했거든요. 그런데 지난해 나경 언니가 먼저 SNS 계정을 팔로우 하셨어요. 너무 신기하고 고마운 마음에 먼저 연락을 드렸는데, 저를 알고 계시다며 같이 연주하자고 제안하셨어요. 언니와 함께 연주하는 것은 꿈같은 일이었는데 이렇게 빨리 실현돼 정말 기뻐요. 이번 공연은 피아졸라의 탱고 역사를 중심으로 남미 음악들로 선정했어요. 기타와 플루트의 매력을 함께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합니다.

솔로보다는 듀오 연주할 때 더욱 예민해질 것 같습니다. 특히 클래식 기타는 가지고 있는 음색이 워낙 작기 때문에 더욱 신경 쓰는 점이 있나요?

아무래도 다른 악기와 함께 할 때에는 음량 밸런스에 신경을 많이 써요. 앰프를 사용해 기존 음량보다 크게 만드는데, 그러면 클래식 기타 본연의 소리를 잃기 쉽지요. 연주자가 가장 예민해지는 부분입니다.

지난 2015년, 박규희 기타리스트의 첫 한국 리사이틀 <스에뇨>를 인상 깊게 봤습니다. 당시 “저보다는 클래식 기타를 먼저 알리고 싶다”고 말하셨지요. 이후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네요.

이번 공연처럼 다른 악기와 컬래버레이션을 하면 클래식 기타를 더 널리 알릴 수 있다고 생각해요. 여전히 클래식 기타는 바이올린이나 피아노만큼 대중의 인지도가 높지는 않지만, 이런 공연 기회들이 지난 3년 동안 저 뿐만 아니라 다른 기타리스트에게도 많이 주어진 것 같아요. 클래식 음악 팬들에게 클래식 기타도 조금씩 알려지고 있는 시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연습과 공연을 하는 일정 외에는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나요?

평소 집이 아닌 곳에서 지내는 날이 많아서 쉬는 날에는 무조건 집에 있으려고 해요. 더 여유가 있는 날에는 사진을 찍으러 다녀요.

소망하는 ‘기타리스트 박규희’는 어떠한 모습인가요?

청중에게 신뢰받는 연주자가 되고 싶어요. 박규희라면 언제 어떤 곡을 연주하든 믿고 들을 수 있는 그런 연주자요.

이번 공연을 통해 개인적으로 기대하는 점이 있나요?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다른 악기와 함께 무대에 오르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나경 언니와 첫 공연을 하게 돼서 너무나 영광스러워요. 꿈같은 일이어서 공연이 많이 기다려집니다!

기타리스트 박규희 박규희는 세 살 때부터 악기를 시작했다. 예원학교 졸업 후 일본으로 이민을 갔다. 도쿄 음악대학에 입학, 이후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를 졸업했다. 2007 하인스베르크 기타 콩쿠르 1위를 시작으로 2008 벨기에 프랭탕 기타 콩쿠르 1위, 2009 미켈레 피타루가 클래식 기타 콩쿠르 3위, 2010 빈 포럼 기타 콩쿠르 1위, 2010 스페인 루이스 밀란 기타 콩쿠르 1위, 2012 스페인 알함브라 기타 콩쿠르 1위, 2014 폴란드 얀 에드문트 유르코프스키 기타 콩쿠르 1위를 했다.

 
2018 세종체임버시리즈 `My Secret FLUTE Diary` Ⅲ

2018 세종체임버시리즈 `My Secret FLUTE Diary` Ⅲ

일정 : 2018.10.27(토)

장소 : 세종체임버홀

시간 : 오후 5시 (공연시간: 90분 / 인터미션: 15분)

연령 : 만 7세 이상

티켓 : R석 5만원 / S석 4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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