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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남이 아냐 내 안에 있어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로봇 아트 팩토리>전은 기술 진보에 따른 인간과 로봇의 공존을 흥미롭게 보여주고 있다.

송현철, ‘영웅(The hero): 애너자이저(Energizer) vs 로케트(Rocket)’, 2014, 열경화성 강화 플라스틱,
우레탄 페인트, 30x15x40cm

로봇은 스크린과 모니터에서 나와 삶의 다양한 영역에 스며들었다. 로봇이 청소를 하는 모습은 이미 익숙하고, 카페에서 로봇이 내린 커피를 음미하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인간이 해온 작업이 로봇이 대신할 날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대 로봇으로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 있다. 바로 예술이다. 이번 <로봇 아트 팩토리(Robot Art Factory)-진보와 공존>전이 가진 가장 큰 의미도 여기에 있다. 인간과 로봇, 서로 대체할 수 없는 두 영역이 만나 새로운 의미를 만들고 공존의 방법을 찾는다. 로봇들은 작가들의 예술적 감성으로 태어나 다양한 모습으로 표현된다. 이번 전시에서 로봇은 기술이자 미래이며 현재에 사는 우리를 비추거나 과거를 회상시키기도 하고, 로봇 그 자체를 표현하기도 한다. 작가들의 상상력에 의해 재탄생한 새로운 로봇 이미지는 우리에게 철학적인 메시지를 던진다.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전은 기술 진보에 따른 인간과 로봇의 공존을 흥미롭게 보여주고 있다.

성태진, ‘낙장 불입(Fallout Payment)’, 2015, 아크릴, 잉크, 목판, 120x120cm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전은 기술 진보에 따른 인간과 로봇의 공존을 흥미롭게 보여주고 있다.

찰스장, ‘태권브이_파스텔(Robot Taekwon V _Pastel)’, 2017, 캔버스에 아크릴, 130x162cm

이번 <로봇 아트 팩토리>전에서는 작가들의 예술적 감성을 녹여낸 50여 점의 작품들이 ‘평면’, ‘입체’, ‘동력’의 세 섹션으로 나뉘어 전시되며 애니메이션이나 영화에서 봤던 로봇, 그리고 작가의 상상과 시각으로 창조한 새로운 로봇 세계를 펼쳐 보인다. 또한 과학과 로봇의 진화로 인한 편리함 뒤에 가려진 인간의 존재감 상실 등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사이좋은 공존을 꿈꾼다.

‘평면, 입체, 동력’을 통해 만나는 다양한 로봇 작품

전시는 팝아트 계열의 작품인 ‘평면 로봇(one dimensional robot)’ 섹션으로 시작된다. 로봇의 형상을 단순화하고, 화려한 색상과 텍스트로 상징적이거나 장식적인 표현을 더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로봇과 인간의 합일체를 지향하며 평면적이고 단순한 공간 구성으로 밀도를 높인 백종기, 성태진, 찰스장 작가의 작품이 눈에 들어온다. 백종기 작가는 로봇의 삶을 재조명한 ‘꿈꾸는 로봇’들을 선보인다. 작가는 생과 사를 누릴 수 없는 로봇에게 세상을 비추는 렌즈를 선물했다. 성태진 작가는 로봇 태권브이에 담겨 있는 ‘유년의 추억’이라는 대중적 공감대를 이야기 구조를 활용해 풀어냈다.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전은 기술 진보에 따른 인간과 로봇의 공존을 흥미롭게 보여주고 있다.

김진우, ‘플라잉맨-22(Flying Man-22)’, 2019, 스테인레스 스틸, 알루미늄, LED 모터, 모션 센서, 60x40x180cm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전은 기술 진보에 따른 인간과 로봇의 공존을 흥미롭게 보여주고 있다.

김택기, ‘열정(Passion)’, 2019, 스테인레스 스틸, 우레탄 페인트, 담금질, 150x175x230cm

‘입체 로봇(three dimensional robot)’ 섹션에서는 관절의 접합에 의해서 표현된 입체 형태의 로봇들을 독특한 기능과 형태로 표현한다. 인간의 속성을 로봇에게 투사해 예술을 매개로 한 인간의 변신이 가능하듯이, 로봇에 대한 일반적인 통념 또한 예술을 매개로 바뀔 수 있음을 흥미롭게 보여준다. 김진우 작가는 인류의 기원에 대한 호기심에서 출발해 기계에 생명과 미학을 불어넣었다. 과학 기술의 발달로 기계적인 것과 인간적인 것 사이의 구분이 모호한 점을 꼬집어 미래의 인류상인 ‘신인류’를 표현했다. 김택기 작가는 로봇을 통해 허무의 세계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표현했다. 차갑지만 정의로운 로봇과 따뜻하게 감성을 울리는 음악의 만남울 통해 인간의 감성을 매만지는 희망적 요소를 연출했다.

마지막은 가장 진보된 형태의 로봇을 만날 수 있는 ‘동력 로봇(activated robot)’ 섹션이다. 모션 센서의 감지에 의해 관절이나 각종 장치가 움직이는 마리오네트(Marionette) 형태의 키네틱(Kinetic) 작품 등 흥미로운 조형성으로 운동감을 표현하고 시각적 효과를 만들어낸 다이나믹한 로봇 작품들이 선보인다.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전은 기술 진보에 따른 인간과 로봇의 공존을 흥미롭게 보여주고 있다.

박종영, ‘마리오네트 13(Marionette 13-Persona Project)’, 2019, 미송, 인형안구, 동작감지센서, 센서컨트롤러, 전기모터, 서보 모터, 초음파센서, 아두이노 보드, 스테인리스 스틸, 철, LED램프, 낚싯줄, 가변설치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전은 기술 진보에 따른 인간과 로봇의 공존을 흥미롭게 보여주고 있다.

왕지원, ‘기계 보살 (Pensive mechanical Bodhisattva L)’
2010, 금속재료, 기계장치, 전자장치(CPU 보드, 모터), 30x40x74cm

박종영 작가는 로봇으로 현대인의 디지털적인 특성을 표현했다. ‘마리오네트 13 페르소나’는 관객이 작품으로 다가올수록 가면을 들어올려 얼굴을 완전히 가린다. 결국 관객은 멀리서 가면 속의 얼굴을 희미하게 파악할 뿐 실제 얼굴을 볼 수 없다. 왕지원 작가는 인간이라는 존재가 유한한 육체를 초월한 다른 종으로 변화할 가능성을 표현한다.

인간과 로봇, 손에 손잡고

이성의 영역과 감성의 영역은 공존하기 힘들다고 말한다. 하지만 <로봇 아트팩토리-진보와 공존>은 로봇 작품을 새롭게 표현해냄으로써 이성과 감성의 경계를 허물고 그것을 적절히 배합한다. 이번 전시는 5월 1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2관에서 만날 수 있다. 폼보드 판화를 제작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한다. 관람객들은 전시에 설치된 작품 다섯 점을 도안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전은 기술 진보에 따른 인간과 로봇의 공존을 흥미롭게 보여주고 있다.
<로봇 아트 팩토리(Robot Art Factory)-진보와 공존>
기간 :  2020.04.24(금) ~ 2020.05.10(일)
장소 :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2관
시간 :  11:00~19:00
티켓 :  일반(만 19세 이상)  4,000원 | 청소년 및 군인 2,000원 | 어린이(미취학 아동 만4~6세) 1,000원
한국-스페인 수교 70주년 기념특별전
일정 :  2020.03.09(월) ~ 2020.06.28(일)
장소 :  야외 전시
시간 :  야외 전시
연령 :  전연령 관람 가능
티켓 :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