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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 코로나 With 메세나

코로나19 사태로 위기에 처한 예술계 지원 방안 모색을 위해 온라인 세미나 〈코로나 시대의 메세나〉가 열렸다.

10월 21일,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 클래식 음악을 연주하던 무대에 영상 송출을 위한 커다란 배경이 올라갔다. 기업의 예술협력전략을 모색하는 온라인 세미나인 <코로나 시대의 메세나>를 개최하기 위해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메세나협회와 세종문화회관이 주관한 이번 세미나는 코로나19 국면에서 침체된 예술계의 회복 방안을 논의하고, 예술지원 생태계에서 기업의 역할과 중요성, 기업 경영활동에 접목할 수 있는 비대면 예술협력 사례를 공유하기 위해 개최됐다. 공연장 내부에는 예술계와 기업 관계자 등 소수의 인원이 예술의 미래를 가늠하며 지켜봤고, 카메라 너머에서는 시청자들이 함께했다.

우리의 삶, 예술, 행복은 맞닿아있다

사회를 맡은 스테이지원 박진학 대표가 세미나의 시작을 알렸다. 세미나의 첫 순서는 벽산엔지니어링 김희근 회장의 기조연설이었다. 2010년 벽산문화재단을 설립해 예술계 후원에 앞장서 온 김희근 회장은 한국메세나협회의 부회장이기도 하다. 그는 “우리는 왜 문화예술을 위해 공론을 펼치고 있는가”라는 말로 운을 띄우며, 우리의 삶과 예술 그리고 행복은 서로 맞닿아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위기에 처한 예술계 지원 방안 모색을 위해 온라인 세미나 가 열렸다.

김희근 한국메세나협회 부회장은 자발적 예술 후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국메세나협회

그는 독립 이후 지난 75년간 장르를 막론하고 엄청난 발전을 이룬 오늘날의 한국 문화예술을 뒷받침해온 것은 정부와 기업의 예산 지원이라며 문화예술계 지원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 이후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예술계와 기업계 전반의 실태를 짚으며 예술계가 온·오프라인으로 활발하게 활로를 개척하고 IT 기술을 도입해 발 빠르게 변화해야한다고 말했다. 또한 메세나 활동의 발전을 통해 미처 손이 닿지 않는 문화 부문이나 예술가들을 후원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개인이나 기업이 발생시킨 ‘부’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쓰느냐가 문제다. 정부 지원에만 기대는 것은 한계가 있고 미래지향적이지 않다. 기부 문화의 활성화가 필요하다”라며 자발적 후원의 중요성에 대해 말했다.

코로나 시대의 메세나 활동

다음으로 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첫 번째로 KT의 이선주 지속가능경영단장이 무대에 올라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슬기로운 메세나 활동’을 주제로, KT의 메세나 활동을 소개했다. 변화하는 세상과 위기 속에서 KT는 ICT 기술을 활용해 따뜻한 동행을 꿈꾼다고 말하며 발표의 문을 열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위기에 처한 예술계 지원 방안 모색을 위해 온라인 세미나 가 열렸다.

KT 이선주 지속가능경영단장은 KT의 기술력을 통해 메세나 활동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메세나협회

KT는 2009년 KT체임버 오케스트라를 시작으로 메세나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11년 동안 200회가 넘는 공연 외에도 문화 소외 계층을 대상으로 한 클래식 캠프와 피해가 심각한 소극장의 공연 티켓을 선 구매하는 ‘사랑의 소극장’ 사업을 통해 공연예술계를 지원해오고 있다. 지난 2월 코로나19 사태로 예술인들의 어려움이 가중됐을 때 KT olleh TV에서 방송을 송출할 수 있는 프로세스가 준비돼 있었기에 3월 무관중 온라인 공연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는 “KT의 기술력을 비대면 공연에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코로나가 끝나기를 기다리기보다는 더 능동적인 자세로 메세나 활동을 지속해야 한다”라며 발표를 마쳤다.

한국메세나협회 이충관 사무처장은 디지털을 접목한 기업들의 문화공헌 사례를 발표했다. 그는 디지털 경제체제로 이행하는 과정을 코로나19 사태가 가속화한 것이라며 디지털 전환시대에 걸맞는 문화공헌 활동을 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메세나협회는 기업에서도 익숙하고 디바이스 사용자들도 친숙한 디지털 기술에 메세나 콘텐츠를 접목했다. 기업의 예술지원 방식이 다양화된 사례도 발표됐다. 센트럴노무법인은 중견, 중소기업이 예술단체에 지원하는 금액에 비례해 펀드를 지원하는 예술지원 매칭펀드에 선정돼 뮤지컬 <마리퀴리>의 온라인 공연을 지원했다. ‘오프라인 창작 지원’에서 ‘온라인 예술 콘텐츠 지원’으로의 이동은 비대면 시대에 맞는 기업 메세나 활동의 대안으로 주목받았다.

코로나19 사태로 위기에 처한 예술계 지원 방안 모색을 위해 온라인 세미나 가 열렸다.

이충관 한국메세나협회 사무처장은 문화예술의 현장성 회복, 문화예술 격차 해소를 중요 과제로 꼽았다. ⓒ한국메세나협회

이충관 사무처장은 “문화예술 특유의 현장성을 회복하고, 온라인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계층간 문화예술 격차를 해소하는 두 가지 과제를 풀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코로나19 사태는 CSR의 전통적 경계를 허물고 영역을 확장하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라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세종문화회관의 새로운 시도

마지막으로 세종문화회관 김성규 사장은 코로나 시대의 공연장 운영과 공연기획에 대해 발표했다. 발표는 세종문화회관의 사례를 통해 온라인 공연의 활성화와 다양한 시도, 온라인 공연의 양적 확대로 인한 변화에 대한 순서로 이어졌다. 김성규 사장은 성황리에 막을 내린 <힘내라 콘서트>로 온라인 공연 활성화에 기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세종문화회관의 대표적인 온라인 공연은 최근 2년 간의 자체 공연을 스트리밍 서비스로 제공한 <내 손안의 극장>과 약 50만 명이 관람해 브랜드화에 성공한 무관중 온라인 공연 <힘내라 콘서트> 두 가지가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위기에 처한 예술계 지원 방안 모색을 위해 온라인 세미나 가 열렸다.

공연예술계 최전방에 있는 세종문화회관 김성규 사장은 공연의 현장성과 예술성을 강조했다. ⓒ한국메세나협회

김성규 사장은 “세종문화회관은 온라인 공연이 늘어나며 콘텐츠 경쟁력이나 차별성뿐만 아니라 지속성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온라인 공연 유료화도 그로 인한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세종문화회관은 지난 6월 세종 체임버시리즈 스페셜 <클래식 엣지>로 네이버 공연 채널 최초로 유료 온라인 공연을 도입했다. 김성규 사장은 “후원 기부프로그램을 이용하자 100명 정도의 시청자가 후원했고, 온라인 공연 유료화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세종문화회관의 뒤를 이어 서울예술단과 국립오페라단, LG아트센터 등도 유료화 전환을 시도했다.

오프라인 공연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없다고 강조한 김성규 사장은 “공연은 공연으로 존재해야 한다. 온라인 공연으로 가더라도 현장성과 예술성을 어떻게 보존할 거냐는 고민이 있어야 한다”라며 “온라인 공연을 통한 스트리밍 서비스, 배급 등을 기업과 협업하면 보다 다양한 방식의 결과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발표를 마쳤다.

코로나19 사태로 위기에 처한 예술계 지원 방안 모색을 위해 온라인 세미나 가 열렸다.

종합토론에서는 예술 후원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유익한 마침표를 찍었다. ⓒ한국메세나협회

공공지원을 넘어 기업의 철학 있는 후원으로

무대는 기업과 예술계의 새로운 협력 모델 구축 방안과 상생 전략을 위한 종합토론으로 이어졌다. 토론에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이제승 문화예술후원센터장과 중앙일보 문화부 김호정 기자가 함께했다.
이제승 문화예술후원센터장은 “공공지원에도 위기가 올 수 있다. 공공지원 패러다임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호정 기자는 “생계 차원의 예술지원만이 계속된다면 예술의 존재가치가 어떻게 될 것인가? 이런 상황에서 철학이 있는 기업의 후원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온라인 공연의 명암의 예를 들며, 비교적 주목받지 못하는 순수예술 분야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LG아트센터 심우섭 대표와 동그라미그리기 조일영 대표의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예술 현장의 어려움과 대안을 피부로 느끼며 세미나는 유익한 마침표를 찍었다.

_신은정(<문화공간175> 편집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