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약 없이 길어지는 코로나19 사태로 ‘코로나 블루’를 넘어 ‘코로나 블랙’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하지만 다행히 예술은 우리 곁에 건재하다. 좌석 거리두기 등 방역지침을 준수하며 조심스럽게 대면 공연 재개를 준비하고 있는 세종문화회관은 직접 기획하고 제작한 가을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의 일상을 위로한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다양한 클래식 음악 공연
마음의 평화에는 클래식 음악이 제격이다. 이번 가을에는 다섯 개의 클래식 공연이 지친 우리에게 찾아온다. 먼저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 <위대한 작곡가 시리즈 베토벤Ⅱ>와 서울시합창단 <명작 시리즈Ⅲ-베토벤>은 고통을 극복하고 명곡을 남긴 베토벤의 인생을 통해 위기의 2020년을 극복할 힘을 선사한다. <위대한 작곡가 시리즈 베토벤Ⅱ>에서는 베토벤이 전쟁과 실연의 아픔을 이겨내고 작곡한 밝고 힘찬 교향곡 7번으로 극복의 메시지를 전한다. <명작 시리즈 Ⅲ-베토벤>에서는 고통스런 운명에 맞서 초인적인 투쟁의 삶을 살았던 베토벤의 합창곡 ‘Christus am Olberge(감람산 위의 그리스도)’와 ‘Missa C Major(C장조 미사)’를 들려준다.
노부스 콰르텟은 멘델스존 현악사중주로 지친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질 것이다.
국내 최고 현악사중주단 노부스 콰르텟은 <세종 체임버시리즈Ⅱ 노부스 콰르텟> 공연에서 멘델스존 현악사중주 전곡을 선보인다. 노부스 콰르텟은 한국 클래식 음악을 대표하는 실내악단으로 세계적인 음악 페스티벌에 지속적으로 초청 받으며 다양한 무대에 서고 있다.
오페라의 거장인 작곡가 푸치니의 대표작인 오페라 <토스카>는 혼돈의 로마를 배경으로 한 세 남녀의 비극을 담았다.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 ‘별은 빛나건만’ 등의 주옥같은 아리아는 우리의 지친 마음에 온기를 전할 것이다. 가족을 위한 클래식 공연도 준비됐다. 전 세계 유수의 공연장에서 디즈니의 꿈과 희망을 음악으로 전하고 있는 <디즈니 인 콘서트>는 2014년 서울에서 첫 내한 공연을 펼친 이래 매년 러브콜을 받고 있는 공식 라이선스 프로덕션이다. 올해 <디즈니 인 콘서트>에는 <인어공주>, <신데렐라>, <미녀와 야수>, <라이온킹> 등 수십 년간 사랑받은 명작들은 물론, 작년 개봉해 역대급 흥행 기록을 세운 <겨울왕국2>의 신곡이 포함될 예정이다.
중단됐던 뮤지컬 <머더 발라드>가 다시 우리를 찾아왔다.
다시 무대로 다시 일상으로, 뮤지컬 공연의 재개
많은 관객이 기다려온 인기 뮤지컬 공연들이 일상 회복의 염원을 담아 공연을 재개했다. 2013년 국내 초연 이후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해온 뮤지컬 <머더 발라드>은 코로나19 사태로 공연 일정을 다 소화하지 못하며 큰 아쉬움을 남겼다. 4년만의 공연이라 더욱 기대가 컸던 팬들을 위해 11월 8일까지 공연을 연장하기로 했다. 2020년 가장 기대되는 창작 뮤지컬로 선정됐던 뮤지컬 <작은 아씨들>도 무대에서 만날 수 있다. <작은 아씨들>은 성격이 다른 네 자매의 성장을 따뜻하고 감성적으로 그려낸 휴먼 감동 드라마다. 시간과 나이를 뛰어넘어 모두의 사랑을 받아온 소설가 루이자 메이 올컷의 동명 장편 소설을 원작으로 한 명작이다.
<동무동락 시즌3, 웨딩보감>은 전통춤의 새로운 매력을 보여준다.
새로운 시도, 새로운 공연으로 일상에 활기를
장르의 경계를 허문 새로운 무대도 만날 수 있다. 서울시무용단의 전통춤 시리즈 <동무동락>은 <동무동락 시즌3 웨딩보감>이라는 이름으로 전통춤의 새로운 매력을 보여준다. <동무동락> 전작들이 전통춤의 원형을 보여주었다면, 이번 공연은 전통을 보다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확장해서 표현한다. 작품에 등장하는 살풀이춤, 태평무, 장고춤, 진쇠춤, 강강술래 등 익숙한 전통춤은 우리 시대의 ‘결혼’이라는 드라마와 만나 새로움을 탄생시킨다.
세계 최고의 MOBA(Multiplater Online Battle Arena)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KBS 교향악단이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함께 오른다. <리그 오브 레전드 라이브: 디 오케스트라>는 세종문화회관에서 게임을 활용한 첫 기획공연이자 라이엇 게임즈가 국내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리그 오브 레전드 콘서트다. 이번 공연에서는 게임의 세계관을 강렬하면서도 낭만적으로 표현한 대표곡들을 웅장한 오케스트라 사운드와 화려한 영상으로 선보이며 관객에게 특별한 시청각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 라이브: 디 오케스트라>는 게임을 활용한 세종문화회관의 첫 기획공연이다.
우리 음악으로 전하는 위로
공모전으로 탄생한 국악 공연들은 침체된 공연예술계에 활기를 불어넣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 <2020 첫선음악회 그들이 전하는 이야기Ⅱ>에서는 공모를 통해 선정된 2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다섯 작곡가가 전하는 다섯 가지 특별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주로 원로 및 중견 작곡가 작품으로 구성되는 일반적인 위촉 방식이 아니라 연령 제한을 두지 않은 획기적인 공모 방식이었기에 가능한 조합이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침체된 공연예술계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작품 공모’ 방식을 새롭게 도입해 작곡가들의 참여 기회를 확대한 것이다. 올해는 선정작의 발표 공연에 그치지 않고 공모 진행시 예고됐던 전문가, 연주자, 관객의 투표를 통해 다시 한번 경합을 벌여 더욱 흥미진진하고 긴장감 있는 무대를 만날 수 있다.
젊은 아티스트들의 열정을 무대로 올리는 서울시청소년국악단 <창작 시리즈1 2020 새로고침> 공연도 새로운 도전의 무대를 연출한다. 20대 청년 작곡가의 새로운 작품을 20대 연주자로 구성된 서울시청소년국악단이 연주한다는 콘셉트를 가진 이번 공연은 지난 5년간 전석 매진 신화를 이룬 베스트셀러 공연이자 신인 국악인을 발굴해 낸 <청춘가악>의 지휘, 작곡가 버전이기도 하다. 지난 5월 사전 공모를 통해 선발된 국악관현악 작곡가 3명과 지휘자 2명을 비롯한 신진 국악 아티스트들이 재능을 펼쳐보일 무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