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GE


한여름의 오감만족, 신나는 콘서트

8월 18일 서울시 합창단이 한여름밤의 꿈처럼 유쾌하고 감동적인 공연을 선사한다.

여름은 덥고 습한 계절이지만, 동시에 일상을 잠시 떠나 즐거운 놀이에 몰입할 수 있는 시기다. 지금까지쌓인 스트레스를 발산할 수 있는 축제의 계절이자 다음 절기를 준비하기 위한 충전의 기회이기도 하다. 굳이 먼곳으로 여행을 떠나지 않아도 도심에서 마음을 충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어떨까? 평소 좋아하던 장르, 혹은 아직 접해보지 않은 장르의 공연을 보러 공연장을 찾는 것도 그 중 하나일 것이다. 영화관을 찾는 경우도 많지만, 스크린 위의 ‘만들어진’ 예술과 달리 아티스트들이 무대 위에서 직접 에너지를 발산하고 호소력을 자아내며 ‘만들어가는’ 공연은 그 자체로 직접적인 감흥과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일까, 여름에는 다양한 공연이 펼쳐져 시민들과 애호가들의 발걸음을 공연장으로 부르곤 한다.

합창음악의 진가를 확인하다

수많은 공연 가운데, 무더운 8월을 새로운 감동과 시원한 쾌감으로 물들일 한 편을 자신 있게 추천한다. 2019년 8월 1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신나는 콘서트다. 서울시 합창단을 주축으로 2012년부터 꾸준하게 진행해 온 정기 여름 이벤트인데, 올해로 벌써 여덟 번째 무대다. 특정한 주제를 가진 공연물이 이토록 지속적으로 롱런을 하는 것에는 나름의 특별한 비결이 있게 마련이다. 신나는 콘서트의 비결은 종합선물세트를 연상케 하는 스펙터클한 스케일과 장르를 초월한 대중적 레퍼토리라고 말할 수 있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을 가득 메워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사를 자아내게 하는 장대한 무대, 인상적인 의상, 시야의 빛을 그대로 머릿속에 각인시키는 화려한 조명도 신나는 콘서트의 매력이지만, 무대에 오른 음악가들이 펼쳐내는 훌륭한 음악이야말로 이 음악회의 핵심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신나는 콘서트>의 핵심 장르인 합창음악은 언제나 각별한 감동을 안긴다. 오페라나 뮤지컬과 같은 무대극 장르에서 합창은 관객의 시선을 스토리 라인에서 바깥으로 돌려 극적 긴장감을 이완시키는 동시에 극적 몰입감을 배가시키는 장치로서 사용된다. 주인공들의 독창은 드라마의 클라이맥스를 쌓지만, 음악적으로는 합창이 순간적 엑스타시를 발산하며 극을 환기시키는 역할을 한다. 한편 합창을 위해 독립적으로 구성되는 장르 또한 솔로 성악가나 다른 기악음악이 주지 못하는 감동을 준다. 인간의 목소리가 쌓아올린 화성만이 가지는 찬연한 아름다움, 섬세함과 거대함을 오가는 압도적 스케일 덕분이다. 일반적인 합창음악 연주회는 합창단이 연미복을 입고 정연하게 줄을 선 다음 지휘자의 지시에 맞추어 레퍼토리를 주욱 불러나가는 형식을 따른다. 그런데 서울시 합창단이 진행하는 신나는 콘서트는 이러한 관습에서 벗어나 파격적인 형식을 택하며 사뭇 신선한 극적 체험을 이끌어낸다.

다채로운 장르를 아우르는 합창의 저력

지휘자 강기성의 지휘로 서울 바로크 플레이어즈의 장엄한 반주 위에 펼쳐지는 이 공연은 단순한 나열식 합창음악 연주회가 아니라 클래식 음악과 뮤지컬, 영화 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합창곡을 오고가는 장르파괴 콘서트다. 서로 다른 취향을 가진 관객이 오더라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레퍼토리로 꾸몄는데, 이렇게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아우르며 동일한 감동을 자아낼 수 있는 것이 바로 합창음악의 저력이기도 하다. 1부에서는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를 중심으로 서곡과 합창음악, 소프라노부터 바리톤까지 주요 성악가들이 부르는 유명 아리아들이 펼쳐지며 서울시 합창단의 예술적 완성도를 마음껏 뽐낼 예정이다. 요한 슈트라우스의 트리치 트라치 폴카로 시작하는 2부는 다양한 장르의 명곡들이 펼쳐지는데, 뮤지컬 <마이 페어 레이디>와 <애니여 총을 잡아라>, 영화 <귀여운 여인>, 뮤지컬 <맘마 미아> 등의 스탠다드 넘버를 비롯하여 클래식 음악 가운데 대중적으로 널리 사랑 받는 오펜바흐의 오페라 <호프만 이야기> 가운데 뱃노래와 오페레타 <천국과 지옥> 가운데 캉캉이 연주된다.

신나는 콘서트는 단순한 음악회가 아니라 눈과 귀가 함께 호강하는 ‘신나는’ 공연이다. 안무가 정혜진의 지휘 하에 서울시 무용단이 출연하여 여러 장면들을 장식한다. 특히 <라 트라비아타>의 집시와 투우사의 합창, <천국과 지옥>의 캉캉 합창에서는 압도적 무용으로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을 준비가 되어 있다. 더불어 정식 오페라 무대를 방불케 하는 무대장치가 합창과 무용이 자아내는 이 여름밤의 화려한 무대를 더욱 추억에 남게 장식할 예정이다. 무대 연출은 대한민국 최고의 오페라 연출가이자 서울시 오페라단 단장인 이경재가 맡는다. 이경재 단장은 섬세한 디테일, 극에 꼭 부합하는 동선 및 연기, 남다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성악가와 무대가 온전한 하나의 음악적 인상으로 남게 하는 연출력을 자랑해 왔다. 신나는 콘서트 1부의 <라 트라비아타>에서 걸작의 매력과 감동을 어떻게 해석해낼지, 2부에서 울려퍼질 고전적 레파토리들에서 어떤 향수와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지, 호기심과 기대감을 함께 가져볼 만하다.

서울시합창단 ‘신나는 콘서트’
기간 : 2019.08.17 (토) ~ 2019.08.17 (토)
장소 : 세종대극장
시간 : 오후3시 (공연시간 : 120 분 / 인터미션 : 15 분)
연령 : 만 7세 이상

_박제성(음악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