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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칼리버의 새로운 탄생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이야기로 수많은 예술가에게 영감을 준 아서왕 전설이 6월 15일 세종대극장에서 뮤지컬로 새롭게 선보인다.

영국 서남부의 ‘땅끝’ 마을 콘월 지방은 아름다운 자연풍광으로 유명하다. 뮤지컬 <레베카>에 등장하는 해안 또한 이곳에 있었다. ‘깎아내린 듯한 절벽’이나 ‘변화무쌍한 날씨’, ‘휘몰아치듯 멘델리 저택을 휘감고 불어오는 바람’은 바로 콘월의 정취를 담아낸 묘사들이다. 죽기 전에 꼭 봐야 하는 건축물로 손꼽히는 대형 식물원 에덴 프로젝트(Eden Project)나 조수간만의 차에 따라 바다 한가운데 갇히는 수도원 세인트 마이클스 마운트(Saint Michael’s Mount) 등 명승지로 가득한 지역이지만, 이곳이 누리는 유명세의 가장 큰 공헌자는 사실 따로 있다. 콘월은 바로 아서왕의 전설이 시작된 고장이다. 그 시절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들, 엑스칼리버의 흔적을 대면하듯 지역 유적들과 오래된 전설을 따라 여행하다 보면 시간여행을 떠난 듯 흥미로운 느낌을 가질 수 있다.

아서왕 전설은 문화 콘텐츠 업계에서 오래전부터 인기 높은 소재였다. 애니메이션, 영화, 무대용 콘텐츠 등 다양한 형식으로 제작되며 대중으로부터 큰 지지를 받았다. 뮤지컬도 예외가 아니었다. <십계(Les Dix)>의 제작자 도브 아띠아가 만든 프랑스 뮤지컬 <아서왕의 전설(La Legende du Roi Arthur)>이 불어권에서 인기를 누렸고, 영국의 코미디 그룹 몬티 파이튼이 제작한 촌철살인의 영화 「몬티 파이튼과 성배(Monty Phyton and the Holy Grail)」를 각색한 코믹 무비컬 <스팸어랏(Spamalot)>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바위에 꽂힌 검 엑스칼리버를 뽑는 이가 영국 왕이 되리라는 전설, 마법사 멀린과 이복누이 모르가나가 자아내는 놀라운 판타지, 아름다운 왕비 기네비어와 충직한 기사 랜슬로트 사이의 운명적 로맨스 등 신비로운 이야기는 다양한 작품에 영감을 주며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세종문화회관에서 6월 15일 개막하는 뮤지컬 <엑스칼리버>가 그 흥미로운 계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완성도 높은 블록버스터 뮤지컬에 도전하다

외국 예술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며 창작 뮤지컬의 실험을 이끌어온 EMK 뮤지컬 컴퍼니가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EMK 뮤지컬 컴퍼니는 <엑스칼리버>를 통해 ‘오리지널 뮤지컬’이라는 컨셉트를 제시했다. 오리지널 뮤지컬은 개발 단계에 있는 글로벌 콘텐츠의 판권을 확보한 후 국내 제작진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본격 상업 무대로 진출을 도모하는 방식이다. 그 설명대로 뮤지컬 <엑스칼리버>의 모태는 2014년 스위스 세인트 갈렌 극장에서 시연됐던 미완의 작품 <아서 엑스칼리버(Arthus-Excalibur)>다. 원본에 더욱 장대하고 극적인 이야기와 비주얼 효과를 덧입혀 새롭게 만든 작품인 것이다. 뮤지컬의 제목을 더욱 인상적인 어감으로 축약했고, 절반 이상의 노래들이 새롭게 추가되었다. 70여 명에 달하는 출연진이 만들어내는 대형 전쟁 신이 삽입되는 등 완성도 높은 블록버스터 뮤지컬의 면모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뮤지컬 <엑스칼리버>의 창작진은 <지킬 앤 하이드>, <웃는 남자> 등을 선보인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과 <마타하리>, <데스노트>, <보니 앤 클라이드>의 극작가 아이반 멘첼이 콤비를 이루고 있다. 특히, ‘지금 이 순간’으로 유명한 프랭크 와일드혼은 대한민국 관객이 가장 사랑하는 뮤지컬 작곡가로서의 명성을 누리고 있어 이 작품에서 그가 보여줄 음악적 모험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연출을 맡은 스티븐 레인은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RSC) 출신으로 <마타하리>를 통해 한국 뮤지컬 애호가들에게 인사한 바 있다. 국내 제작진으로는 정승호 무대 디자이너와 조문수 의상 디자이너가 가세해 시각적 완성도를 한층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김준수, 카이, 도겸 등의 화려한 캐스팅

EMK 뮤지컬 컴퍼니의 작품답게 뮤지컬 <엑스칼리버>도 화려한 캐스팅을 구축하고 있다. 왕의 운명과 카리스마를 타고난 아서왕은 트리플 캐스트로 구성되었다. 군 제대 후 <엘리자벳>에 이어 두 번째 무대에 오르는 김준수, 뛰어난 가창력을 자랑하는 카이, 다채로운 재능을 갖춘 아이돌 도겸이 세 명의 주역이다.
기네비어 왕비와 사랑에 빠지는 기사 랜슬롯 역으로는 엄기준과 이지훈 그리고 <웃는 남자>를 통해 평단으로부터 큰 주목을 받았던 박강현이 등장한다. 아서의 이복누이이자 신비로운 악역 모르가나로 관록을 뽐내는 여배우 신영숙과 장은아가 출연하며, 전설적인 마법사 멀린 역으로는 카리스마 넘치는 배우 김준현과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정평난 손준호가 캐스팅되었다. 마지막, 아름다운 왕비 기네비어는 역은 매력적인 뮤지컬 배우 김소향과 맑은 음색을 자랑하는 신예 민경아가 맡아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초기 개발 단계의 콘텐츠 판권을 대작으로 환생시키는 오리지널 뮤지컬의 성공적 선례는 다채롭다.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 뮤지컬 <레 미제라블(Les Miserables)>이다. 1980년 프랑스의 끌로드 미쉘 쉔버그와 알랑 부브리가 만든 작품을 그로부터 6년 후 영국 프로듀서 카메론 매킨토시가 세계적 흥행 뮤지컬로 탈바꿈시켰다. 위대한 프로듀서의 혜안이 없었다면 <레 미제라블>은 아직 진흙 속에 묻혀 있었으리라는 이야기도 많았다. 대한민국 뮤지컬 공연계의 새로운 도전 <엑스칼리버>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도 거기 있다. 설레는 마음으로 새로운 막이 오르는 순간을 기다려본다.

뮤지컬 「엑스칼리버」
일정 :  2019.06.15 (토) ~ 2019.08.04 (일)
장소 :  세종대극장

시간 :  화,목 오후 7시 / 수,금 오후 3시, 오후 8시 / 토 오후 2시, 오후 7시 / 일 오후 3시

6월 23일(일) 오후 5시 (공연시간 : 180 분 / 인터미션 : 20 분)
연령 :  8세이상 관람 가능 (2012년 12월 31일 출생자까지)

티켓 :  화,수,목 VIP석 140,000원 / R석 120,000원 / S석 90,000원 / A석 70,000원

금,토,일 VIP석 150,000원 / R석 130,000원 / S석 100,000원 / A석 80,000원

글 | 원종원(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교수, 뮤지컬 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