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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문화회관 ‘디자인 스팟’으로 변신!

세종문화회관 사인물 및 사이니지 표준화 프로젝트
 

세종문화회관 ‘디자인 스팟’으로 변신!

세종문화회관 사인물 및 사이니지 표준화 프로젝트

글. 디자인프레스 에디터 민현영

세종문화회관이 최근 디자인 개선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 그 결과를 공개했다. 세종문화회관은 1978년에 건립되어 40여년의 시간동안 증,개축을 반복했다. 거대한 건축양식과 화강암이 주를 이루는 건축자재의 분위기 때문에 딱딱하고 권위적인 인상에서 벗어나기 힘들었고, 계속되는 구조 변경 과정도 체계적이고 일관된 기준이 없어 동선이 점점 복잡해졌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세종문화회관이 갖고 있는 가치와 역사적 특성을 훼손하지 않는 방향으로 범용성을 고려한 단순하고 직관적인 사이니지를 개발했다. 프로젝트는 2017년 6월에 시작되어, 2018년 9월에 마무리 되었으며 디자인 스튜디오 워크룸, 프랙티스와 협업했다. 최근 '디자인'의 가치와 중요성에 공감하는 공공기관이 많아지면서 인테리어, 사이니지 등 많은 부분에서 긍정적 변화가 일고 있는 데 세종문화회관도 그 대열에 본격적으로 합류했다.

세종문화회관은 2008년 디자인 디자인 경영 개념을 선도적으로 도입하여 경영전반에 디자인 마인드를 접목해왔다. 사이니지의 개선 방향을 설정할 때도 디자인 경영을 통해 공간과 콘텐츠의 총괄적인 정체성을 확립에 중심을 두었다. ‘Less is more’라는 명제 아래, 새롭고 참신한 것에 집중하기보다는 보편적이면서 합목적성이 강한 디자인을 개발했다. 또한, 아무리 면밀하게 기획해도 시간의 흐름에 따른 재설치 및 보완은 불가피하다. 추후에 수리가 용이하게 진행되는 것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사이니지 재료 및 부속 사용 방식에 기준을 만들어 표준화 시켰다.

자 그럼, 세부적인 변화를 한 번 살펴볼까? 공연장에 갈 때 눈 여겨 봐도 재미있는 시간이 될 듯!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역시 사이니지. 성공적으로 진행된 프로젝트 이후 단순하고 시각적인 이미지를통해 관람객들의 동선 안내가 용이해졌다. 당초 목표였던 디자인 정비를 넘어, 기존의 공공기관이 가지고 있는 공공디자인에 관한 상투적인 고정관념을 탈피한 선례가 되었다. 이러한 성과를 보여준 세종문화회관 사이니지 프로젝트를 4가지 키워드로 정리해보았다.

KEYWORD 1. 슈퍼노멀

재스퍼 모리슨은 많은 공공디자인이 자기의 지위를 고수하기 위해 필요 이상의 스타일링을 추구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세종문화회관 역시 한국적 양식의 원형이라고 부를 법한 요소들이 곳곳에 존재하지만 그 자체가 헤리티지로 거듭하기에는 방치된 면이 크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다른 한국의 공공시설물과 차별점을 둘 수 없는 일체의 요소는 선택지에서 제외했으며, 가치 중립적인 최소의 요소만을 가지고 프로젝트를 실행하려 했다.

KEYWORD 2. 모듈화

대부분의 디자인 시설물은 과도한 장식성과 독자적인 특성에 중심을 둔다. 하지만 공공시설은 오랜 시간 사용할 목적으로 건축되는 것이 대부분이며, 대대적인 재정비 이전에도 교체와 수선이 무수히 반복된다. 이를 용이하게 만들기 위해 평범한 색상과 평범한 서체를 엄격하게 적용시켜 많은 부분을 모듈화 시켰다. 구도가 명확하고 단정하고 조직적인 느낌이다. 물론 보기도, 찾기도 쉽다.

KEYWORD 3. 범용성 및 중립성

사이니지 시스템이 회관이라는 장소 안에서만 돋보이기 보다 어느 곳에서도 융화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이를 위해 사이니지 시스템이 기능적으로, 심미적으로 완결성을 높였다. 세종문화회관은 기관 내에 별도의 디자인팀을 두고 있을 만큼 디자인 경영을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EYWORD 4. 네오헤리티지

회관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역사성이 미흡한 개,보수를 거치며 가려진 면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세종문화회관은 대형 공연장의 초기 롤모델이며, 대한민국이 표방하는 대형 공공 시설물의 기준점이 되는 시설이다. 과도하지 않은 타이포그래피와 재료의 최소화를 통해 헤리티지를 드러내고자 했다. '디자인'을 중시한 공공 예술기관이 더 많아지기를. 디자인 역시 예술만큼이나 중요한 것이므로!

 

* 본 기사는 네이버 디자인판(디자인 프레스 2018.10.25)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