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맥주의 계절
이 공연 보고 이 맥주를!
글. 김두리(세종문화회관 홍보마케팅팀)
‘여름’을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맥주다.
하루 종일 뜨거운 열기에 지쳤던 몸과 마음이 맥주 한 모금에 사르르 녹는다.
이번호에서는 다양한 맥주의 종류와 함께, 맥주의 맛과 어울리는 공연을 소개해 본다.
떠오른 효모, 가라앉은 효모 <상·하면 발효방식>
많은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듯 맥주는 맥아와 홉을 주원료로 하여 만든다. 맥아와 홉을 물로 추출하여 만든 맥아즙에 효모를 더해 발효시킨 뒤 숙성과 여과의 과정을 거친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병이나 캔 형태의 맥주는 여기에 살균 처리를 더한 것이다. 흔히 펍에서 마시는 수제 생맥주는 살균 처리 없이 여과만 한 형태다.
맥주를 제조할 때 표면으로 떠오른 효모를 이용하여 발효시키는 방식을 ‘상면 발효방식’ 이라고 하고, 아래쪽으로 가라앉은 효모를 이용하여 발효시키는 방식을 ‘하면 발효방식’이라고 한다. 상면 발효 맥주는 떠오른 효모를 이용하여 18도~25도의 상온에서 발효시킨 후 약 일주일 간의 숙성 기간을 거쳐서 만든다. 반대로 하면 발효 맥주는 아래로 가라앉은 효모를 이용하여 약 10도의 저온에서 발효시킨 후, 영하의 온도에서 1~2개월 정도 숙성시킨다. 낮은 온도와 긴 숙성기간이 특징이다.
에일(Ale)
상면 발효방식의 대표격인 에일(Ale)은 현존하는 맥주 중 가장 오래된 맥주다. 고대 영국에서 탄생하여 현재는 세계 맥주 시장의 30%를 차지할 만큼 성장했다. 에일은 홉을 많이 넣어 강하고 쓴 맛이 특징이다. 대표격인 페일 에일, 장기간 숙성시킨 올드 에일, 갈색 맥아를 사용한 브라운 에일 등의 종류로 나뉜다.
스타우트(Stout)
상면 발효방식의 또 다른 맥주인 스타우트는 흑맥주 계열의 대표주자. ‘강인한’, ‘용감한’ 이라는 뜻을 지닌 만큼 다른 맥주보다 강한 맛과 높은 도수(8~11%)를 자랑한다. 보리를 볶아서 제조하기 때문에 탄 맛이 난다. 맛이 강하기 때문에 다른 맥주에 타서 마시기도 한다.
바이젠(Weizen)
독일 남부의 대표 맥주인 바이젠도 상면 발효방식의 맥주다. 쓴 맛이 약하고 달콤한 바나나 향이 감돈다. 효모를 여과시키느냐, 아니냐에 따라 종류가 다시 나뉜다. 효모를 여과시키지 않은 탁한 바이젠을 헤페바이젠(Hefeweizen), 효모를 여과시킨 맑은 바이젠을 크리스탈바이젠(Kristallweizen)이라고 부른다. 맑은 수정을 떠올리며 이름을 외워 보는 것도 좋겠다.
라거(Lager)
가장 대중적인 맥주인 라거는 하면 발효방식의 대표 맥주다. ‘저장품’이라는 뜻의 독일어에서 비롯되었다. 오랜 기간에 걸쳐 저장하고 숙성시키던 옛 시절의 제조방식에서 비롯된 명칭이다. 상면 발효 맥주에 비해 부드러운 목 넘김을 자랑한다. 체코의 필스너, 독일의 둔켈과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대부분의 맥주가 라거 맥주다.
맥주를 추천했다고 하여 과음을 권하는 것은 아니다. 공연을 관람하고 나온 벅찬 마음 위에 시원한 맥주 한 모금을 들이키면 기쁨은 배가 될 것!
유난히도 더운 여름, 일상에 지친 당신에게 공연과 맥주가 큰 활력소가 되길 바란다. Che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