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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류 로이드 웨버 네버 다이즈

앤드류 로이드 웨버 네버 다이즈
(Andrew lloyd webber never dies)

글. 장경진(객원기자, 공연칼럼니스트)

모두가 뮤지컬 작곡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는 몰라도 〈오페라의 유령〉은 안다.
1986년 영국에서 제작된 이 작품은 이후 6개 대륙 수많은 도시에서 수천만 관객을 만났다.
영국에서는 그의 생일을 기념해 1998년부터 10년 주기로 콘서트가 열리고 있으며,
그가 일흔이 되는 올해는 더 다양한 것들이 준비되어 있다.

일흔 살의 웨버
전 세계에 미친 영향력과 〈오페라의 유령〉

이토록 성대한 생일파티가 있을까. 뮤지컬 작곡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이하 웨버)의 얘기다. 영국에서는 그의 생일을 기념해 1998년부터 10년 주기로 콘서트를 연다. 그가 일흔이 되는 2018년은 더 다양한 것들이 준비되어 있다. 런던에서의 콘서트는 이제 당연한 것이 되었고, ‘언마스크드(Unmasked)’라는 이름으로 생애 첫 회고록과 기념앨범도 발매됐다. 지난 50년간의 음악 인생을 4개의 CD에 담은 앨범에는 마돈나와 비욘세의 목소리도 담겼다. 영국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지난 1월에 열린 그래미 어워즈에서는 〈에비타〉의 ‘돈 크라이 포 미 아르헨티나(Don't Cry for Me Argentina)’가 울려 퍼졌고, NBC는 존 레전드가 예수 역으로 출연하는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트리뷰트 공연을 부활절에 방송할 예정이다. 전혀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한국에서도 그를 위한 콘서트가 열릴 정도니 그가 전 세계에 미친 영향력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앤드류 로이드 웨버

앤드류 로이드 웨버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웨버 이전에도 시대를 이끈 크리에이터들은 있었다. 리처드 로저스와 오스카 해머스타인 2세는 〈사운드 오브 뮤직〉, 〈왕과 나〉로 할리우드의 뮤지컬 시대를 열었다. 스티븐 손드하임 역시 〈컴퍼니〉와 〈스위니 토드〉 같은 혁신적인 작품으로 브로드웨이를 견인했다. 그런데 왜 웨버일까. 그가 가장 보편의 감정으로 대중을 사로잡아왔기 때문이다. 그는 〈오페라의 유령〉으로 비틀린 사랑을, 〈캣츠〉로 인간이 사랑하는 고양이를,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로 신을 향한 질문을, 〈에비타〉로 가난한 여성의 성공서사를 그렸다. 모두가 웨버는 몰라도 〈오페라의 유령〉은 안다. 1986년 영국에서 제작된 이 뮤지컬은 이후 핀란드와 브라질, 한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도 공연되며 6개 대륙 수많은 도시에서 수천만의 관객을 만났다. 웨버의 작품은 표현 방식에 있어서는 모두가 달랐지만, 그것이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하거나 상상해봤음직한 것임에는 분명했다.



웨버의 송스루 뮤지컬과
그가 사랑한 음악 ‘록’

웨버는 대사를 최소화한 송스루 뮤지컬로 승부수를 띄운다. 〈오페라의 유령〉을 예로 들어보자. 사회로부터 철저하게 버림받은 팬텀의 비틀린 사랑은 파이프 오르간을 통해 어둡고 신비롭게 그려진다. 청명한 고음은 그대로 크리스틴의 캐릭터가 되고, 이것은 크리스틴을 향한 팬텀의 일방적인 사랑과 크리스틴의 성장으로 이어진다. 라울의 감미로운 발라드가 더해지며 삼각관계는 비로소 완성된다. 여기에 웨버는 웅장한 멜로디와 우아한 화성으로 ‘더 팬텀 오브 디 오페라(The Phantom of the Opera)’와 ‘올 아이 애스크 오브 유(All I Ask of You)’ 같은 잊지 못할 곡들을 남긴다. 늙은 고양이 그리자벨라가 지난 세월을 회상하며 부르는 〈캣츠〉의 ‘메모리(Memory)’, 실의에 빠진 아르헨티나 국민 앞에서 에바가 부르는 〈에비타〉의 ‘돈 크라이 포 미 아르헨티나’, 거리의 여자 마리아가 자신의 사랑을 고백하는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의 ‘아이 돈트 노우 하우 투 러브 힘(I Don't Know How to Love Him)’도 마찬가지다. 〈요셉 어메이징 테크니컬러 드림코트〉의 ‘애니 드림 윌 두(Any Dream Will Do)’는 뮤지컬 무대가 아닌 다른 무대에서 더 자주 불린다. 그의 곡들은 모두 뮤지컬을 위해 작곡되었지만, 오롯이 한 곡의 완성된 음악으로 더 사랑받는다. 클래식을 바탕으로 한 유려한 선율과 낯설지 않은 멜로디 진행, 싱어의 기량을 맘껏 뽐낼 수 있도록 직조된 곡의 뚜렷한 기승전결, 보편의 감정을 그린 가사가 결합된 결과다. 〈오페라의 유령〉의 후속편 격인 〈러브 네버 다이즈〉의 흥행 실패에도 ‘러브 네버 다이즈(Love Never Dies)’만큼은 조수미의 앨범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 것을 볼 때 음악을 통해 로맨틱한 순간을 빚어내는 것은 웨버가 평생에 걸쳐 가장 잘하는 일임을 알 수 있다. 괜히 《더 로맨틱 앤드류 로이드 웨버(The Romantic Andrew Lloyd Webber)》라는 앨범이 발매되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뮤지컬 <요셉 어메이징 테크니컬러 드림코트>

하지만 웅장하고 클래식한 오케스트레이션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그가 평생에 걸쳐 사랑한 것은 놀랍게도 록이다. 어린 시절 그는 엘비스 프레슬리의 ‘제일하우스 록(Jailhouse Rock)’를 지겹도록 들었고, 스무 살에 만든 〈요셉 어메이징 테크니컬 드림코트〉는 경쾌한 팝과 1950년대 스타일의 록, 엘비스에게서 영향을 받은 음악으로 꾸려졌다. 1960년대 후반 영국에서 유행한 프로그레시브 록의 영향은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에 고스란히 담겼다. 그리스도 최후의 7일을 록 오페라로 만든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콘셉트 앨범은 런던이 아닌 뉴욕에서 먼저 소개되며 150만 장 이상의 판매를 기록한다. 화려한 기타 리프와 빠른 드럼 비트 위로 각종 현악기와 관악기가 더해져 서로 다른 듯한 록과 클래식의 완벽한 결합을 이뤄냈다. 이 작품의 성공 이후 웨버의 작품에서 록의 흔적을 찾는 건 어렵지 않다.



라민 카림루, 애나 오번, 마이클 리 등
5월, 웨버의 배우들이 온다

아쉽게도 웨버의 전성기가 1986년 〈오페라의 유령〉 때까지라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이후 제작된 많은 뮤지컬이 관객에게 외면당했고, 2009년에는 암 진단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웨버는 〈스쿨 오브 록〉을 통해 자신의 뮤지컬 50년사를 회고한다. “10살 즈음 ‘더는 못 하겠다’라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학교 콘서트에서 피아노를 연주해야 했는데 “내가 쓴 곡을 연주하고 싶어요.”라고 얘기하고 그 곡을 연주를 했다. 연주가 끝나고 모두가 박수를 쳤다. 그때가 내가 생각했던 모든 것이 깨진 첫 번째 순간이었고, 음악을 통해 반항하기로 결심했다. 그러니 내가 영화 속 아이들 중 한 명일 수 있었다.”(출처: 텔레그래프) 록 음악을 통해 성장하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곧 자신의 삶이었던 셈이다. 어린 웨버는 뮤지션이었던 부모 밑에서 다양한 악기를 배우고 작곡을 하며 음악을, 연극배우였던 고모를 따라 백스테이지를 자유롭게 누비며 극장을 자연스레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였다. 동생과 함께 장난감 극장에서 뮤지컬을 만드는 것은 그가 가장 긴 시간을 할애한 놀이였다. 음악은 평생에 걸쳐 한 인간의 인생을 완성했고, 그가 만든 음악은 또 다른 누군가의 마음에 가닿아 큰 반향으로 이어진다.

앤드류 로이드 웨버

라민 카림루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애나 오번

세종문화회관은 개관 40주년 스페셜 기념 공연의 첫 번째 무대로 웨버를 선택했다. 5월 2일 공연되는 〈뮤직 오브 앤드류 로이드 웨버 콘서트〉는 〈캣츠〉,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외에도 국내에 아직 소개되지 않았거나 최신 발표된 곡을 모아 웨버의 뮤지컬 50년사를 기념한다. 이 무대에는 〈오페라의 유령〉 최연소 팬텀을 시작으로 〈러브 네버 다이즈〉까지 줄곧 웨버와 함께한 라민 카림루와 사라 브라이트만, 시에라 보게스를 잇는 크리스틴 애나 오번이 선다.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브래드 리틀과 웨버의 뮤지컬에 참여한 마이클리, 김소현, 정선아는 물론, JTBC 〈팬텀싱어〉를 통해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고은성, 기세중, 박유겸, 배두훈, 백형훈, 이충주, 임정모, 조형균도 만날 수 있다. 특히 이번 콘서트를 통해 처음으로 웨버의 곡을 부르게 되는 차지연의 무대에 주목해도 좋겠다. 이후 4~6일에는 〈오페라의 유령〉 갈라 콘서트가 준비되어 있다. 이번 콘서트는 2012년 25주년 기념 콘서트 이후 6년만으로, 영국을 제외하고 세계 최초로 진행되는 전곡 콘서트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은다. 그 어느 때보다 웅장하고 유려할 45인조 오케스트라의 전율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만나 보시길.




앤드류 로이드 웨버 기념 콘서트

앤드류 로이드 웨버 기념 콘서트

일정 : 2018.05.02 (수) ~ 2018.05.06 (일)

장소 : 세종대극장

시간 :  5/2(수) 오후 3시, 오후 8시/ 뮤직 오브 앤드류 로이드 웨버 콘서트
5/4(금)~5/6(일) 평일 오후 8시, 주말 오후2시, 오후6시/ 오페라의 유령 콘서트

연령 : 만 7세 이상 관람가(미취학 아동 입장 불가)

문의 : 클립서비스㈜ 02-1577-3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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