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전진 이후 40년,
새롭게 시작하는 세종문화회관
글. 김지예(세종문화회관 홍보마케팅팀)
1961년 우남회관으로 출발해, 1972년 화재로 소실된 시민회관의 뒤를 이어
1978년 4월 14일 세종문화회관이 개관했다.
김희조 작곡, 박만규 구성, 이기하 연출의 종합무대인 〈위대한 전진〉이 개관작으로 공연됐다.
이 무대에는 손숙, 강부자 등이 출연했고 시립교향악단, 시립국악관현악단, 시립합창단 등
무려 1,000여명이 참여해 기념비적인 무대를 만들어냈다.
80일간의 예술제, 화려한 개관
서울의 랜드마크로 발전
4월 14일 개관 이후 뉴욕필하모닉, 필라델피아교향악단, NHK 교향악단, 이탈리아 팔마오페라단, 오스트리아 국립오페라단, 영국 로열발레단, 빈소년합창단 등 세계 16개국, 41개 예술단체가 80여 일간 개관기념 예술제를 이어갔다. 당시 4억 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됐고, 약 25만 2천여 명의 관객이 관람(회당 평균 1,600명)했으며 매표 수입도 8억 원이 넘은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4,240석의 좌석을 갖춘 세종대극장 내부는 8,098개의 파이프로 이루어진 거대한 파이프오르간이 설치됐으며, 총 2개의 공연장과 3개의 회의장, 전시장을 갖춘 웅장한 건축물이었다. 연간 평균 약 100만 명이 방문하는 문화공간이자 서울시립교향악단을 비롯한 수많은 예술가가 함께 창작의 열정을 불태우는 문화예술기관으로 20여 년간 그 명성을 유지 해오던 세종문화회관은 1999년 전문성을 갖춘 재단법인으로 다시 태어나며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이후 지속적인 개보수를 통해 2018년 현재는 대극장(3,022석), M씨어터(609석), 체임버홀(443석) 등 3개의 공연장과 세종미술관, 세종이야기, 충무공이야기 등 상설전시관, 컨벤션홀(세종홀, 예인홀), 세종예술아카데미, 지하 식당가(아띠)를 갖춘 대형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서 연간 260만 명이 방문하는 랜드마크로 발전했다.
지휘자 카라얀과 발레리나 강수진
의미 있는 작품 줄이어
개관이래 40여 년 동안 세종문화회관은 전설적인 국내외 예술가들의 최초의 무대는 물론 역사적인 공연을 선보였다. 전설적인 지휘자 카라얀과 함께한 베를린 필하모닉의 최초 내한공연이 열렸으며(1984), 그 외에도 빈 필하모닉, 로얄 콘체르트헤보우 오케스트라, 뉴욕 필하모닉, 체코 필하모닉,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등 최고의 오케스트라가 다녀갔다. 강수진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이 함께한 최초의 내한공연을 비롯해(1994),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 발레단, 영국 로열 발레단, 마린스키와 볼쇼이 발레단도 여러 차례 공연한 바 있다. 우리나라 관객에게 사랑받는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국내 초연(2005), 발레리 게르기에프와 마린스키 오페라단이 함께한 바그너 오페라 〈니벨룽겐의 반지〉 4부작도 국내 초연(2005)으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렸다.
서울시극단이 국내 초연한 〈마라, 사드〉는 현대 유럽연극의 최고 명작으로 손꼽히는 페터 바이스의 작품이었으며(2009), 서울시의 지원으로 세종문화회관이 제작한 뮤지컬 〈피맛골연가〉은 배우 박은태를 최고의 뮤지컬 스타로 성장할 수 있게 한 작품이었다(2010).
서울시오페라단이 처음 선보인 오페라 〈오르페오〉 역시 현재 공연할 수 있는 오페라 중 가장 초기작으로 꼽히는 작품이다(2015). 또한 최근 가장 뜨겁게 주목받고 있는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선우예권 역시 세종문화회관 무대에서 여러 차례 공연한 바 있다.
전통분야의 명인, 명창, 명무가 중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오르지 않은 예술가가 없을 정도이다. 국악관현악 분야의 거목 김희조, 이강덕 선생의 주 활동 무대가 세종문화회관이었고 황병기, 안숙선, 김덕수 등 국악계에서 존경을 받는 많은 이들이 이곳의 무대를 거쳐 갔다. 재즈 분야에서는 척 맨지오니(2001), 해리 코닉 주니어(2008), 키스 자렛(2010)의 무대가, 대중음악으로는 조용필의 단독 콘서트(1993),아시아의 별 보아의 콘서트(2015)가 열리기도 했다.
<천원의 행복>부터 <소소>까지
월드컵, 촛불집회… 시민과 함께
세종문화회관은 1988년부터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는 점심시간 공연 축제와 영화 상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서울 시민들과의 가깝게 소통해왔다. 2007년에 시작한 〈천원의 행복〉은 매달 1~2회에 걸쳐 국내외 저명한 아티스트의 수준 높은 공연을 천원에 감상할 수 있어 관객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다. 현재 〈온쉼표〉라는 이름으로 이어가며 11년간 운영을 지속해오고 있다. 문화로부터 소외된 저소득층 및 다문화 가정의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장르의 예술교육을 제공하는 음악교육 프로그램인 ‘세종꿈나무오케스트라’와 ‘세종꿈나무국악단’도 소중한 프로그램이다. 일반인들이 문화예술을 보다 친근하게 접할 수 있도록 미술, 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 강좌로 구성된 세종예술아카데미는 광화문 인근 직장인은 물론 주부와 학생 등의 인기를 얻고 있다.
그 밖에도 2002년 월드컵 당시 세종문화회관 중앙 계단은 붉은악마와 함께 대규모 야외 응원전의 불씨를 피웠고(잉글랜드 평가전, 2002.5.21.), 2009년 광화문광장 개장과 더불어 폐쇄된 세종문화회관 지하 주차장에 세종대왕과 충무공 이순신을 기념하는 상설 역사전시관이 들어서 도심 관광객과 외국인에게 특별한 장소로 자리 잡았다. 2012년에 시작된 〈세종예술시장 소소〉는 독립출판물, 일러스트, 공예 등 다양한 젊은 예술가가 함께 모여 자신의 작품을 직접 전시하고 판매함으로써 소규모 창작물 시장의 활로가 되었다. 그리고 2016년 광화문 촛불집회 당시에는 세종문화회관 전역이 시민의 쉼터가 되어 광화문을 찾는 시민들이 극장 시설을 이용할 수 있었다. 그야말로 시민과 함께 역사과 추억이 담긴 공간이다.
62,000,000명의 방문객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의 전진
지난 40년간 세종문화회관의 공연과 전시를 관람한 누적 관람객은 6천2백만 명으로 추산된다. 개관 초기에는 연간 1백만 명 정도의 평균 관람객이 방문하였고 이후 공연장 증축과 미술관의 리뉴얼을 비롯해 상설전시관의 조성과 야외축제 강화되면서 점점 방문객이 늘어나 2017년 연간 관람객은 2백60십만 명으로 집계됐다. 40년 동안 여러 차례의 증축과 개보수를 거친 세종문화회관 건물에는 총 1,265억 원 가량이 소요되었고, 이는 현재 화폐가치로 환산하면 약 2,789억 원에 해당되는 큰 비용이다.
배문환 초대관장을 시작으로(1978~1979) 이영화(1979~1980), 윤백영(1980~1981), 이영화(1981~1984), 유증호(1984~1985), 이진호(1985~1986), 반충남(1986), 이광우(1986~1987), 허재구(1987), 김문종(1988), 배병호(1988~1989), 윤두영(1989), 서정희(1989~1991), 권이긍(1991~1992), 배문환(1992~1993), 김진욱(1993), 유천수(1993~1995), 이광우(1995), 조성두(1995~1996), 윤우길(1997), 지건홍(1997), 이용재(1998~1999) 관장을 거쳐 재단법인이 된 1999년부터는 이종덕 사장을 시작으로(1999~2002), 김신환(2002~2004), 김용진(2004~2005), 김주성(2005~2008), 이청승(2008~2009), 박동호(2009~2011), 박인배(2012~2015), 이승엽 사장까지(2015~2018) 총 30명의 기관장이 세종문화회관을 이끌어왔다.
세종문화회관은 2018년 하반기 약 300석 규모의 블랙박스 극장인 세종s씨어터 개관을 앞두고 있다. 세종S씨어터라는 극장명은 Small, Special, Sejong, Start 등 다양한 의미로 연결된다. 세종S씨어터는 마치 까맣고 네모난 상자처럼 내부가 비어 있어 객석과 무대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가변형 극장으로, 연극 등 복합장르 중심의 다양한 형태와 장르의 공연을 올릴 계획이다. 또한 오랫동안 숙원사업이었던 세종대극장의 리뉴얼을 위한 서울시의 컨설팅이 2017년부터 진행 중이다. 특히 세종문화회관 옆 세종로공원이 서울시향의 전용 콘서트홀 위치로 거론됨에 따라 세종대극장의 리뉴얼과 콘서트홀 건립이 광화문 예술복합단지 조성과 함께 종합적으로 검토되면서, 앞으로 극장 환경의 큰 변화와 진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더욱 다양한 규모와 다채로운 작품들을 수용할 세종S씨어터 개관과 함께 광화문 예술복합단지의 지리적 중심이 될 세종문화회관은 개관 40주년을 맞이해 극장의 역사와 함께 미래의 변화에 더 많은 관심과 기대를 모으고 있다.
광화문예술복합단지 조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