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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9 세종시즌 잇 디자인(It Design)

2018-19 세종시즌 잇 디자인(It Design)

2018-19 세종시즌을 시작하기 위해 작년 가을부터 기획 단계에 돌입했다.
프로그램 구성과 함께 새 시즌을 알리는 새로운 콘셉트의 포스터와 브랜드 광고 영상,그리고 패키지 티켓 구매 고객에게 제공되는 상품 디자인도 신속히 진행됐다.
한파경보에도 뜨겁게 타올랐던 담당자들의 제작 후기를 공개한다.

약간은 귀엽고 약간은 레트로 하게
그럼에도 아기자기한

글. 원승락(세종문화회관 홍보마케팅팀)


‘다양한’ 상품을 한꺼번에 파는 경우 모순이 생긴다. ‘다양한’에는 이미 전체를 효율적으로 단일하게 보여주기 애매하다는 의미가 웅크리고 있다. 여러 가지 식료품과 공산품은 물론 심지어 타이어를 팔기도 하는 작은 슈퍼마켓도 있는데, 하물며 백화점은 어떨까? 세종문화회관이라는 대형 공연장은 다양한 공연과 9개의 전속 예술 단체까지 더해져 일종의 백화점 같은 상태이다. 각 상품(공연)을 홍보할 뿐만 아니라 동시에 여러 상품을 판매하는 마켓(시즌제)도 홍보해야하는 딜레마에 빠진다. 이쯤 되면 매달 차곡차곡 전단지를 보내는 할인마트 전략을 펼쳐야 하나 심각한 고민을 하게 된다. 하지만 백화점은 브랜드의 가치를 알리는데 주력한다. 세종문화회관 역시 이제 조금씩 브랜딩에 눈을 뜨고 있는 중이다. 어쩌면 백화점의 시즌세일과 같은 ‘시즌제’라는 판매방식은 세종문화회관의 브랜딩 가치에 더욱 주력하는 계기가 됐다.
개관한지 햇수로 40년이 된 세종문화회관은 원하든 원치 않던 ‘낡은(OLD)’, ‘역사’, ‘거대함’, ‘권위적’과 같은 수식어가 뒤따라온다. 역사는 과거이고 시즌은 현재다. 그래서 택한 방식은 ‘내일’이다. 내일의 아티스트, 내일을 위해 이곳을 지탱한 아티스트. 그리고 미래의 아티스트가 될 어린이, 권위를 싫어하는 관객에게 집중하자는 전략에서 출발했다. 약간은 귀엽고 약간은 레트로 하게, 그럼에도 아기자기한! 영어식 표현을 빌자면 스몰 앤 큐트(Small&Cute). 세종문화회관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정반대의 낱말을 택한 셈이다. 시즌북도 일종의 DIY(Do It Yourself)로 직접 스티커를 붙일 수 있어 잠시 동심에 빠져들 법한 방식을 택했다.

시즌제의 홍보효과를 단순히 티켓 판매로만 판단한다면 우리는 당연히 전단지 전략을 택할 것이다. 하지만 예술이란 재화가 단순히 물량에 머무른다면 세종문화회관은 어느 순간 없어져야 할 존재로 전락했을지도 모르겠다. 슈퍼마켓에서는 생필품을 살 수 있지만, 우리가 반드시 의식주에 필요한 것만 사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상상 속 어른들만의 세상이 폭력적이고 무시무시한 세상이라면, 적어도 올해만큼은 세종문화회관의 과거를 아름답게 추억하고 내일을 위해 아기자기한 스티커를 붙이고 싶다.




관객도, 스타도 아닌
- 브랜드 광고 영상 제작노트

글. 이아영(세종문화회관 홍보마케팅팀)


2018-19 세종시즌에 앞서 브랜드 광고 영상을 기획해 제작했다. 이 영상에는 스물 세 명의 직원이 출연한다. 연기와 무대가 익숙한 예술단원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사무실에서 엑셀로 파일을 만들거나 청소를 하거나 혹은 보안을 담당하는 일반 직원들이었다. 왜 이 많은 직원이 참여했는지 설명하기 위해선 올해가 세종문화회관 개관 40주년이라는 점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영상 제작을 맡을 때부터 ‘40년’이라는 숫자와 의미가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 ‘사람이 마흔 살이 되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을까?’ 크고 굵직한 공연들을 40년 동안 무대에 올린, 노련함과 열정을 모두 갖춘 정점에서 세종문화회관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을까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무대 위는 빛난다. 그리고 이 무대가 올라가기 위해서는 어쩌면 지겹고 재미없는, 가끔은 갈등이 깊어지는 싸움을 반복하며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는 사람들의 하루가 차곡차곡 겹쳐져야 한다. ‘이들의 40년이 세종문화회관의 진짜 모습이 아닐까?’ 그렇게 매일을 성실히 보내는 우리 모두가 개관 40주년의 가장 중요한 아이콘이었다. 그래서 세종문화회관의 브랜드 광고 영상에는 우리 모두가 출연해 ‘처음’ 그 마음처럼 신나고 즐겁게 세종문화회관의 무대를 만들겠노라 춤을 추고 노래한다.
영상의 기획과 제작을 맡아 영상을 수백 번도 넘게 돌려보고 있는 이 순간만큼은 이렇게 말하고 싶다. ‘세종문화회관의 40년은 관객도, 스타도 아닌 우리 모두가 만들어온 역사이기도 하다’고.




마케팅 담당자의 고군분투
파우치 제작 체험기

글. 배유진(세종문화회관 홍보마케팅팀)


세 번째 세종시즌. 언제나 그렇듯 홍보마케팅의 준비 과정은 처음처럼 새로웠고, 모두가 새롭길 원했다. 특히 패키지 티켓 구매 고객에게 증정할 시즌 기념품은 새로워야했고,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일러스트 디자인을 살려야 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바로 캐릭터 파우치! 파우치를 만들기 위해선 일단 원단부터 제작해야했다. 이미 만들어진 기성품에 로고 하나만 박아서는 특별할 수 없으니 말이다. 사실 이것을 결정할 때만 해도 앞으로 얼마나 큰 고난이 내 앞에 닥칠지 생각지 못했다. 그저 ‘재밌겠다!’, ‘예쁘겠지?’라고 생각했을 뿐.
1단계. 원단 패턴 디자인을 시작했다. 쉬울 것만 같았던 원단 패턴 디자인은 아주 다른 영역이었고 디자이너와 나는 첫 번째 좌절을 겪었다. 수차례 작업 끝에 완성! 2단계. 초겨울 칼바람을 맞으며 원단 제작 업체와 봉제 공장을 찾아 나섰다. 서너 군데 돌아다니다 보니 대충 감도 오고 슬쩍 전문 용어를 섞어 말하니 업체 분들이 나를 ‘사장님’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아, 이러다 진짜 파우치 사장님 되는 거 아니야?’ 3단계. 대구에 있는 원단 공장을 섭외해 받은 샘플 원단을 들고 다시 봉제 공장을 찾았다. 천을 자르는 방식이나 박음질 방식도 갖가지이고, 지퍼 종류와 라벨 부착방식은 왜 이리 많은 것인지…. 경험이 없는 나는 무조건 샘플을 만들어 선택하고 탈락하고 또 수정해가며 완제품을 탄생시켰다.
바로 이 파우치가 세종시즌의 패키지 구매 고객 모두에게 전해질 상품이다. 어떻게 보면 흔히 볼 수 있는 파우치이지만, 원단 디자인부터 지퍼, 라벨, 박음직 하나까지 어느 것 하나 허투루 정한 것 없는 마케팅 담당자의 작품(!)이라고 외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