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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브리, 미야자키 하야오 그리고 30

〈스튜디오 지브리 대박람회 – 나우시카에서 마니까지〉

지브리, 미야자키 하야오 그리고 30

〈스튜디오 지브리 대박람회 – 나우시카에서 마니까지〉

글. 나상민(세종문화회관 홍보마케팅팀)

〈이웃집 토토로〉의 고양이 버스가 광화문에 도착했다.
지난 12월 5일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만난 〈스튜디오 지브리 대박람회 – 나우시카에서 마니까지〉는 1985년 설립된 스튜디오 지브리의 30여 년간의 역사를 담고 있다.

일본 도쿄를 여행하고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꼭 다녀온다는 지브리 미술관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디자인하고 관장을 맡고 있는 곳으로, 스튜디오 지브리의 작품으로 가득하다. 그곳에 가는 방법은 두 가지인데, 하나는 JR열차의 주오선을 타고 미타카 역에 내려 지브리 행 셔틀버스를 타거나 바람의 산책로를 따라 슬슬 걸어가는 방법이다. 또 다른 하나는 JR열차의 쇼부선을 타고 기치죠지 역에 내려 나나이바시 도리의 가게들과 이노카시라 공원을 지나 넒은 잔디 공원을 가로 지르는 방법이다. 개인적으로는 두 번째 길을 추천하는데, 봄이면 벚꽃이 가득하고 가을이면 단풍이 울긋불긋한 이노카시라 공원을 지나 만나는 토토로와 지브리 미술관은 애니메이션 속에 들어온 듯 착각에 빠질 만큼 환상적이다.
스튜디오 지브리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과 더불어 지브리 애니메이션의 한 축을 담당하는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의 만남에서 시작된다. 두 감독은 1968년 개봉한 〈태양의 왕자 호르스의 대모험〉에서 애니메이터와 감독으로 만나 작업하며 오랜 인연을 가져왔다. 이들은 당시 도쿠마 서점에서 발행한 〈애니메주〉라는 애니메이션 전문 잡지의 편집장 스즈키 토시오를 만나 1982년부터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를 연재했다. 이후 1984년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를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개봉하는데, 스토리나 주제, 캐릭터 등 모든 분야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이듬 해 세 사람은 함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인 스튜디오 지브리를 창립한다.

미야자키 감독은 스튜디오 지브리를 설립한 후 〈천공의 성 라퓨타〉(1986), 〈이웃집 토토로〉(1988), 〈마녀 배달부 키키〉(1989), 〈붉은 돼지〉(1992), 〈모노노케 히메(우리에게는 ‘원령공주’로도 알려져 있다)〉(1997),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1), 〈하울의 움직이는 성〉(2004), 〈벼랑 위의 포뇨〉(2008), 〈바람이 분다〉(2014) 등의 감독을 맡았다. 그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으로 제52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황금곰상(20 02)을, 이듬해 제7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애니메이션 영화부문상을 수상했다.
다카하타 감독은 우리나라에서도 방영된 〈알프스 소녀 하이디〉(1974), 〈엄마 찾아 삼만리〉(1976), 〈미래 소년 코난〉(1978)을 연출했으며, 스튜디오 지브리에 참여한 이후 〈반딧불의 묘〉(1988), 〈추억은 방울방울〉(1991),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1994), 〈이웃집 야마다군〉(1999), 〈가구야공주 이야기〉(2013)를 발표했다. 그는 제62회 로카르노 영화제에서 명예표범상(2009)을, 제38회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에서 명예공로상 (2014) 등을 받았다.

스튜디오 지브리의 대표이사이자 프로듀서인 스즈키 토시오는 미야자키 감독과 다카하타 감독의 모든 작품 제작은 물론 지브리 미술관의 프로듀서를 맡고 있다. ‘주간 아사히 예능’에서 기자로 일하던 그가 애니메이션 잡지를 맡아 과거의 명작을 들춰보던 중 〈태양의 왕자 호르스의 대모험〉을 보고 다카하타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코멘트를 받으면서 지브리와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특히 〈가구야공주 이야기〉에서는 기획, 〈추억의 마니〉(2014)에서는 제작, 〈레드터틀- 어느 섬의 이야기〉(2016)에서는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또한 2007년부터는 도쿄 FM라디오 ‘스즈키 토시오의 혼신의 지브리(鈴木敏夫のジブリ汗まみれ)’를 진행하고 있다.
스즈키 프로듀서는 전시의 기획과 홍보를 담당하며 “미야자키 감독과 다카하타 감독이 굉장한 영화를 만들고, 나는 그것을 홍보해 히트작을 만들어냈다. 그 결과 수많은 사람들이 지브리 작품에 매료되었다. 참 고마운 일이다. 다만 영화를 즐긴 뒤 그곳을 빠져나왔을 때, 자기 자신의 인생을 마주했으면 한다. 그것이 나의 작은 바람이다."라고 밝혔다.

지브리(Ghibli)는 리비아의 뜨겁고 건조한 사막의 모래바람을 이르는 말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이탈리아 군용정찰기에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어렸을 적부터 비행기 광팬이었던 미야자키 가 ‘일본 애니메이션에 선풍을 일으키자’는 의미로 이 단어를 택했다고 하는데, 본 발음은 기블리[gíbli]이지만 미야자키가 발음을 잘못 알고 ‘지브리’로 지었다고 전해진다. 잘못된 발음이긴 하지만 구글 창에 ‘Ghibli’를 검색하면 가장 먼저 제공되는 내용이 스튜디오 지브리이며, 영어권 트레일러에서도 ‘지브리 필름’으로 통용되고 있어 그 명성을 실감케 한다.

한국을 찾은 지브리의 전시 〈스튜디오 지브리 대박람회 – 나우시카에서 마니까지〉는 전 세계가 ‘기블리’를 ‘지브리’로 발음하도록 만든 저력이 무엇인지, 어떻게 지브리만의 스토리로 여전히 사랑받고 있는지 되돌아보는 자리이다. 1984년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를 시작으로 2014년 〈추억의 마니〉까지, 30여 년 간 극장에서 개봉했던 스물네 편의 자료들-일본판 포스토와 한국판 포스터, 드로잉, 미술설정, 애니메이션 레이아웃보드, 기획서 등-이 전시되었다. 작가의 손 스케치로 거칠게 표현되어 생동감 넘치는 그림 콘티가 스튜디오 지브리의 약 30여 년 동안의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특히 지브리 작품의 제작과 홍보를 담당한 스즈키 프로듀서의 여러 메모들은 지브리가 어떻게 대중에게 다가갔는지, 어떠한 노력을 해왔는지 여실이 들여다보게 한다. 세종미술관 지하 1층 전시관 입구에서 관객을 맞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마스코트 〈이웃집 토토로〉의 토토로는 물론 지상 1층에 전시된 고양이 버스, 그리고 〈천공의 성 라퓨타〉의 비행선 등 여러 입체 조형물 또한 선보인다.
사실 〈바람이 분다〉(2013) 이후 미야자키 감독의 은퇴 선언과 함께 스튜디오 지브리 제작팀 역시 해산하면서 지브리는 역사의 한 장면이 될 뻔도 했다. 하지만 이번 전시의 오프닝에 참여한 스튜디오 지브리의 호시노 고지 사장이(2008년 스즈키가 사장에서 물러나 이사 겸 프로듀서에 전념하면서 후임으로 취임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과 그의 아들인 미야자키 고로 감독이 신작 두 편을 제작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애니메이션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내년 3월 2일까지 총 89일간 계속될 〈스튜디오 지브리 대박람회 – 나우시카에서 마니까지〉는 아티스트 마인드로 무장한 스튜디오 지브리가 전하고자하는 메시지와 철학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귀여움에 어찌할 바 모르게 만드는 토토로와 포뇨의 봉제인형이나 소장욕구를 불러일으키는 가오나시 퍼즐과 저금통, 아기자기한 키키와 지지의 브로치 등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스튜디오 지브리의 캐릭터 상품으로 가득해 나도 모르게 지갑을 열게 만드니 유념할 것.

스튜디오 지브리 대 박람회 - 나우시카에서 마니까지

스튜디오 지브리 대 박람회 - 나우시카에서 마니까지

일정 : 2017.12.05 (화) ~ 2018.03.02 (금)

장소 : 세종 미술관1관,세종 미술관2관

시간 : 10시 ~ 20시 / 입장마감 오후 7시

티켓 : 성인 1만5천원 / 초,중,고 1만3천원 / 유아 1만원(만 5세~7세)

문의 : 02-399-1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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