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1. 탱고 TANGO
격정과 감격의 춤, 욕망의 불꽃 <탱고 파이어>
글. 장혜선(객원기자)x노경언(<코스모폴리탄> 패션에디터)
2017-18 세종시즌의 하반기는 계절의 매력을 한껏 품은 공연들로 가득하다.
멋스러운 가을엔 탱고와 클래식이, 화려한 겨울엔 크리스마스 합창과 오케스트라가 마련되어 있다.
가을·겨울 시즌을 더욱 완벽하게 완성시켜줄 패션 스타일링도 함께 주목해 볼 만하다.
참을 수 없는 계절의 유혹, 남다른 감각을 보여줄 공연과 패션의 환상적 조합을 만나보자.
탱고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부둣가에서 탄생했다. 1870년대 아르헨티나의 보카 지역에는 아프리카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생계가 흔들리는 이민자들은 삶의 고단함을 달래기 위해 춤을 췄다. 탱고의 전신인 ‘밀롱가’는 아르헨티나 목동의 노래와 쿠바의 ‘하바네라’, 아프리카의 ‘칸돔베’가 섞여서 완성된 것이다. 탱고는 가난한 이방인들의 고독한 몸부림이자 삶의 기록이었다. 2005년에 초연된 <탱고 파이어>는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호평을 받은 후, 지난 12년간 세계를 순회하며 공연했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연주자 네 명으로 구성된 콰르테토 푸에고의 연주에 맞춰 열 명의 무용수가 관능적인 탱고를 선보인다.
<탱고 파이어>는 탱고의 역사를 전반적으로 살펴보는 공연이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뒷골목에서 시작된 탱고의 기원부터 작곡가 아스토르 피아졸라가 끌어 올린 탱고의 예술성을 점진적으로 살펴본다. 1부는 탱고의 기원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다. 1920년 남미의 한 공원을 배경으로 공연이 시작되며 1950년대까지의 탱고 역사를 훑는다. 2부는 재즈와 발레, 애크러배틱 등 다양한 장르를 섭렵한 무용수들이 더욱 화려해진 탱고를 보여준다. 특히 2부에서는 탱고 열풍을 선도한 피아졸라의 음악이 주로 다뤄질 예정이다.
<탱고 파이어>의 안무는 부에노스아이레스 출신의 안무가 헤르만 코르네호가 담당한다. 열 살 때부터 탱고를 시작한 그는 전통 탱고의 어법을 습득한 뒤, 클래식 발레와 현대무용을 익혀 기술적으로 발전된 탱고를 구성했다. 음악을 담당하는 콰르테토 푸에고는 반도네온과 바이올린, 피아노, 더블베이스로 구성된 앙상블이다. 이들이 빚어낸 정열의 음악에 가수 헤수스 히달고의 애절한 목소리가 더해질 예정이다. 콰르테토 푸에고의 화려한 연주와 헤수스 히달고의 강렬한 음색, 열정으로 가득한 무용수들이 뿜어내는 열기에 흠뻑 빠져보자.
굳이 말하지 않아도 이미 매력적인 레드
가장 실용적으로 활용하는 방법
싱그럽고 푸른 그리너리 컬러가 트렌드였던 지난 시즌과 달리, 변덕 심한 패션계가 올가을 대표 컬러로 내세운 건 다름 아닌 레드다. 애틋한 사랑, 영원한 아름다움, 가슴 뛰는 찰나를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색인만큼 레드가 가진 이미지는 그야말로 열정 그 자체. 이번 시즌 런웨이를 살펴보면 수많은 하우스 브랜드 디자이너들이 스포이드로 물감을 톡 떨어뜨린 듯이 붉은 레드에 푹 빠져 있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가장 먼저 언급할 브랜드는 단연 지방시. 디자이너 리카르도 티시의 부재로 분주해진 디자인팀이 하우스의 역사와 DNA가 담긴 컬렉션을 보여주기 위해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오직 레드만을 활용한 스물일곱 벌의 룩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룩에 어울리는 정갈한 슈트부터 데이트 룩에 활용하기 좋은 여성스러운 미니드레스, 그리고 속살이 훤히 비치는 다소 에로틱한 레이스 튤(Tulle)까지 이토록 다양한 모습을 지닌 룩을 ‘레드’라는 공통 키워드를 가지고 풀어냈다. 뿐만 아니라 간결한 라인의 울 코트를 선보인 펜디, 예술 작품에 가까운 옷을 선보인 꼼 데 가르송까지 저마다의 방식으로 풀어낸 레드의 변주는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이처럼 레드는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다른 색에 비해 훨씬 다양한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 섹시하고 관능적인 여자로 보이고 싶을 땐? 붉은 실크 드레스와 앞코가 뾰족한 스틸레토 힐을 매치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