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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다리 사이의 예술 탱고의 치명적인 유혹

〈탱고 파이어-욕망의 불꽃〉 메인 댄서 마르코스 로베르츠와 루이스 말루첼리 인터뷰

네 다리 사이의 예술
탱고의 치명적인 유혹

〈탱고 파이어-욕망의 불꽃〉 메인 댄서
마르코스 로베르츠와 루이스 말루첼리 인터뷰

글. 마지혜 (〈한국경제신문〉 문화부 기자)

네모난 주름상자에 71개의 버튼이 달린 반도네온에서 특유의 짙고 농밀한 소리가 흘러나온다.
남녀 무용수의 눈빛은 서로를 삼켜버릴 듯 뜨겁다. 이들의 얼굴과 가슴은 서로를 향하고 다리는 리듬에 맞춰 현란하게 움직인다.
격정적인 감정과 강렬한 리듬이 뒤엉키며 치명적인 유혹의 기류가 무대에 소용돌이친다.
관객은 자기도 모르게 숨을 죽이게 된다. 가장 매혹적이고 관능적인 춤, 탱고의 특징이다.

마르코스 로베르츠와 루이스 말루첼리

탱고는 ‘네 다리 사이의 예술’로 묘사된다. 무용수가 파트너의 다리 사이로 자신의 다리를 뻗어 넣었다 빼는 동작이 많은 춤의 특징을 반영한다. ‘네 다리와 한 심장으로 추는 춤’으로도 불린다. 상대에게 몰입하고 교감하는 정도가 깊어 마치 ‘두 사람이 한 몸이 된 듯하다’는 의미다. 탱고 특유의 성격은 단어의 어원에서도 드러난다. ‘tango’는 라틴어 ‘tangere’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전해진다. 영어의 ‘touch’와 맥이 같은 ‘tangere’는 만지다, 가까이 다가서다, 마음을 움직이다 등을 뜻한다. 영화 ‘여인의 향기’에서 알파치노가 식당에서 처음 만난 여성과 카를로스 가르델의 음악 ‘Por Una Cabeza’에 맞춰 탱고를 추는 장면에서 관객들이 더없는 설렘을 느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올 가을, 탱고의 본고장 아르헨티나의 감성을 담은 정열적인 탱고가 한국을 찾아온다. 10월 28일과 29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르는 ‘탱고 파이어tango fire’가 그 주인공이다. 아르헨티나 오리지널 탱고 프로덕션 ‘탱고 파이어’가 한국에서 공연하는 건 2007년 이후 10년 만이다. ‘욕망의 불꽃flames of desire’이라는 부제처럼 시선을 뗄 수 없는 화려함과 숙련된 기술로 우아하고 관능적인 무대를 꾸밀 계획이다. 이 공연의 주역 무용수 마르코스 에스테반 로베르츠와 루이스 훈케이라 말루첼리에게 공연에 대해 들어봤다.

마르코스 로베르츠와 루이스 말루첼리

‘탱고 파이어’는 처음 공연된 2005년 이후 지금까지 12년 동안 전 세계 투어를 이어왔다.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등 세계 각지에서 러브콜을 보내온다고 들었다. 이 작품이 세계인의 이목을 끈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탱고 파이어’는 관객에게 많은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힘이 있다. 몸의 표현과 기술적인 면 모두가 놀랍도록 아름답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움 직임의 모든 밀리미터까지 보석 세공사의 손길처럼 깔끔하게 안무로 짜여 있다”고 평가했다.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을 시작으로 우리 공연은 세계로부터 많은 리뷰를 받았다. ‘가장 섹시한 공연’이라는 평이 많았는데 ‘그 섹시함이 관능적이면서도 쇼 비즈니스적이지 않다’는 평가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사실 모든 공연에는 쇼 비즈니스적인 측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우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에너지와 탱고의 정신, 탱고의 정통성이 이 공연에 오롯이 담겨 있다.

이번 공연은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관객을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 레스의 역사 여행으로 이끌겠다는 1부, 무용수들의 관능적이고 세련된 고유 의 스타일을 펼쳐보이겠다는 2부다. 이 공연이 다른 탱고 공연과 차별화되는 매력은 무엇인가.

‘탱고 파이어’는 전통적인 아르헨티나 탱고에 바탕을 두고 있으면서도 새로운 스타일과 열정으로 가득찬 테크닉을 선보인다. ‘욕망의 불꽃’이라는 부제처럼 뜨겁고 화려한 모든 것을 보여준다. 역사 여행인 1부에서는 1920년 어느 공원에서부터 1950년 깊은 유혹의 밀롱가(탱고 클럽)까지를 다룬다.
무대에 서는 댄서들은 재즈와 발레, 아크로바틱 등 다양한 장르의 춤을 섭렵한 전문가들이다. ‘탱고 파이어’는 2부는 무용수들이 각자의 기술과 매력을 자랑할 수 있는 안무로 구성돼있다. 이들이 무대에서 뿜어내는 에너지를 경험한다면 관객들은 공연의 부제가 왜 ‘욕망의 불꽃’인지를 피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마르코스 로베르츠와 루이스 말루첼리

탱고는 함께 춤추는 이와의 호흡과 어울림이 특히 중요한 춤으로 꼽힌다. 두 사람은 오랫동안 춤으로 호흡을 맞춰 왔다. 서로 삶과 춤에 대해 어떻게 소통하고 있나.

우리는 부부다. 무대에서 뿐만 아니라 인생 전체에서 동반자다. 탱고에서의 파트너십이 인생의 파트너십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만큼 두 사람 사이의 긴밀한 교감이 중요한 춤이라는 뜻일 것이다. 탱고에 있어 상대방은 서로에게 예술적 영감을 주는 존재다. 때로는 춤을 추는 이유 자체가 되기도 한다.
우리가 신경을 쓰는 것은 오직 서로에게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나머지는 따라온다. ‘긴밀한 연결’이란 단지 춤 출 때에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 늘 서로에게 영혼으로 연결돼 있다는 느낌을 갖는 것이다. 우리는 상대가 무엇을 원하고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지 늘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읽으려 한다. 그런 호흡이 자연스레 춤에서도 표현된다.

이번 공연에서 두 사람이 함께 추는 춤 가운데 가장 매력적인 대목은.

2부의 ‘Gallo Ciego’다. 안무가 아주 강렬하고 감정적이다. 이 안무에서 우리만의 고유한 스타일과 서로의 관계를 보여줄 수 있다. 우선은 곡에 맞춰 빠르게 움직이는 측면에 시선이 많이 갈 것이다. 그 화려한 동작 속에는 강렬한 감정이 녹아 있다. 기쁨과 노여움, 슬픔과 즐거움이 빠르고 격정적으로 오간다. ‘탱고 파이어’ 댄서들은 단 1초도 그냥 두지 않고 정밀하게 나누어 세밀하게 움직인다. 하지만 파트너와 함께 숨쉬며 그 순간에 공유하는 에너지는 숫자로 나눌 수 없을 만큼 크고 폭발적이다. 탱고의 빠른 움직임과 관능적인 분위기, 파트너와의 깊은 호흡이 주는 감동을 표현할 것이다.

반도네온과 바이올린, 피아노, 콘트라베이스 4인조로 구성된 ‘콰르테토 푸에고’가 연주를 맡았다. 애절하고 강렬한 목소리로 사랑받는 가수 헤수스 히달고도 무대에 선다. 춤과 음악의 어울림이 기대된다.

이번 공연에서 음악은 무용수들과는 물론이고 관객들과도 풍성한 호흡을 주고받을 것이다. ‘리베르 탱고’로 유명한 아스토르 피아졸라부터 카를로스 가르델 등의 음악이 이번 공연에서 펼쳐진다. 탱고 거장들의 음악을 라이브 연주로 듣는 황홀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콰르테토 푸에고는 대단한 뮤지션이다. 이들은 무용수들이 무대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언제나 정확하게 꿰뚫고 있다. 음악은 무용수들이 춤을 추는 데에 아주 중요하다. 음악가가 실수를 하면 무대에는 재앙이 내린다. 그런데 이들은 모두 노련한 연주자들이다. 음악적으로 우리를 든든히 지지해준다. 어떤 탱고 곡에서든 이들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탱고에서 음악과 춤은 분리되어 있지 않고 긴밀히 연결돼있다. 무용수들은 이들의 음악과 노래에 함께 간다는 느낌으로 춤 출 것이다.

양아실

‘탱고 파이어’는 2005년 세계 탱고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쥔 헤르만 코르네호의 안무작이다. 이 작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안무가가 무용 수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무엇인가.

헤르만은 작품의 모든 디테일을 꼼꼼히 챙긴다. 기술적인 면부터 조명과 음악, 의상까지. ‘탱고 파이어’에는 10명의 무용수가 다섯 쌍의 커플로 출연한다. 그는 각 무용수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음악에 각자의 색깔을 최대한 끌어내도록 요청했다. 그의 안무는 손끝 하나하나까지 치밀하게 짜여 있지만, 그 안에서 무용수들의 색깔을 나타낼 때에는 우리가 가진 모든 에너지를 자유롭게 발산하도록 유도한다.

다섯 쌍의 무용수들이 각각 어떤 매력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각 커플이 각자의 역할이 있다. 우리 두 사람의 춤은 강렬하고 열정적이다. 의상도 검은 색이다. 다른 커플들은 보다 장난스럽고 즐거운 안무를 갖고 있다. 그런 분위기를 반영해 의상도 밝은 색이다. 각 커플의 춤은 짙은 그리움과 고독, 격정의 감정부터 날아오를 듯한 환희까지 탱고가 가진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일 것이다.

탱고가 탄생한 아르헨티나의 오리지널 탱고 프로덕션이 내한한다는 소식에 한국 관객들의 관심이 크다.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탱고는 관능미와 자유로움이 매력적인 장르다. 아드레날린과 희로애락이 가득한 우리의 춤을 함께 즐긴다면 뜨거운 흥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새로운 예술을 찾는 한국 관객들에겐 이색적인 즐거움을 안겨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탱고 파이어’와 함께 하는 시간이 평생 잊을 수 없는 황홀한 순간이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우리의 뜨거운 에너지가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지기를 기대한다.

탱고 파이어

탱고 파이어

일정 : 2017.10.27(금) ~ 2017.10.29(일)

장소 : 세종대극장

시간 : 27일(금) 20시 / 28일(토) 14시, 19시 / 29일(일) 17시

티켓 : R석 11만원 / S석 8만원 / A석 5만원 / B석 3만원

문의 : 1577-5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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