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 밭 고추는 왜〉
등장인물 캐릭터&관계도 미리보기
글. 나상민(세종문화회관 홍보마케팅팀)
“옥상 텃밭 고추 때문에 우리 모두의 속마음이 발칵 뒤집힌다.”
서울시극단 2017년 하반기 공연 〈옥상 밭 고추는 왜〉는 김광보 연출과 장우재 작가가 2006년 〈악당의 조건〉 이후
11년 만에 재회하는 창작극으로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옥상 밭 고추는 왜〉는 지어진지 20년 이상이 된,
서울 모(某)구 모(某)빌라의 옥상 텃밭에 심어진 고추 때문에 일어나는 사건이 중심이다.
작품 속 인물을 따라 이야기를 살펴보자.
현태 (배우 이창훈)
사는 곳 : 301호
나이, 성별 : 33세 남자
최근 영화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문자 하나 받고 촬영에서 잘렸다. 자기만 알고 다른 사람의 희망을 무시하고 짓밟는 악마 같은 사람들이 제일 싫다. 언제나 사람을 무시하는 201호 아줌마가 304호 아줌마가 가꾼 옥상 밭 고추를 몽땅 따간다. 304호 아줌마가 쓰러진 것도 201호 때문이다. 난 어떻게든 201호의 사과를 받아내야겠다.
현자 (배우 고수희)
사는 곳 : 201호
나이, 성별 : 64세 여자
304호 여자는 내가 만들어 놓은 옥상 밭 고추를 자기 것인 양 가꾸고 나눠준다. 퇴비로 주는 음식물쓰레기가 어찌나 냄새가 나는지, 이래서 이 빌라 신축논의가 진행이 안 되는 것이다. 재개발되면 다 같이 잘 살고 좋잖아?
광자 (배우 문경희)
사는 곳 : 304호
나이, 성별 : 66세 여자
물을 주고 손으로 진딧물도 잡으며 가꾼 옥상 밭 고추를 동네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즐거움으로 살고 있다. 분명 201호가 올해는 이사 간다고 고추 안 짓는다 했는데, 내가 해보지 싶어 손수 고추를 심고 가꿨더니만 201호가 고추를 스무 개씩, 백 개씩 따간다. 201호 아줌마, 상대를 말아야하는데. 내 고추는 어떡하지?
재란 (배우 백지원)
사는 곳 : 301호
나이, 성별 : 59세 여자
아들 한명은 배우 한답시고 앞가림도 못해, 또 다른 한명은 삼십대 중반에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잔소리하는 201호 아줌마가 공구통을 훔쳐갔다고 의심하고, 304호 아줌마가 쓰러진 것이 다 고추 때문이라며 세상 한가하게 남 일에 신경 쓰는 현태가 참으로 한심할 뿐이다.
현수 (배우 유원준)
사는 곳 : 301호
나이, 성별 : 37세 남자
현재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203호에 사는 주연이 출근할 때마다 주차장에 내려와 담배를 하나씩 태운다. 동생 현태가 빌라 주차장에서 피켓시위를 하는 바람에 주연과 꼬였다. 나 역시 어디 내세울 것 없는 인간이지만, 정말이지 이런 현태가 창피하다.
동교 (배우 유성주)
사는 곳 : 303호
나이, 성별 : 47세 남자
한 때는 잘 나갈 때가 있었다. 그러다 딱 한 번, 되돌리기 어려운 실수를 했고 간신히 해결을 하긴 했지만 그때부터 실수를 할까 불안해 죽을 것 같았다. 그래서 모든 것을 손에서 놨다. 그런데 304호 광자 아줌마는 매일매일 고추의 진딧물을 잡는다. 농사가 끝날 때까지. 그런 고추를 잃어버린 광자 아줌마의 마음을 201호 아줌마는 알까?
지영 (배우 최나라)
사는 곳 : 303호
나이, 성별 : 43세 여자
지금은 대학교 시간 강사일 뿐이지만 정교수 임용을 코앞에 두고 있다. 교수가 되면 당당하게 살고 싶다. 남자 교수들한테 굽실거리지 않고, 하고 싶은 말과 글을 페이스북에 모두 올릴 것이다. 내가 교수가 되기 위해 힘든 시간을 보내는 동안, 남편은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제발 문제나 일으키지 않았으면 좋겠다.
수환 (배우 이창직)
사는 곳 : 201호
나이, 성별 : 63세 남자
아침마다 믹스커피를 즐겨 마시며 낡은 빌라 이곳저곳의 수리를 맡고 있다. 현자가 어떻게 살아왔지 옆에서 보며 같이 살고 있다. 현자는 건물 신축이며 청약이며 욕심을 너무 많이 내는 것 같다. 사람은 다 가질 수 없는데 말이다.
성복 (배우 한동규)
사는 곳 : 101호
나이, 성별 : 58세 남자
이 빌라에서 가장 오래 살고 있다. 어느 집에 무슨 일이 있는지, 304호 아줌마 이름이 뭐고 그 아들은 뭘 하는지, 지하 6호 남자가 언제 들어와 주차를 하는지 나처럼 빠삭하게 아는 사람이 있을까. 건물이 신축되어도 지금 살고 있는 사람들이랑 다 같이 살면 좋겠다.
주연 (배우 김유민)
사는 곳 : 203호
나이, 성별 : 30세 여자
동 주민센터에서 복지를 담당하는 공무원이다. 방값도 싸고 정도 든 빌라의 신축 때문에 또 이사를 가야한다. 201호와 304호 거주민 문제로 빌라에 사는 사람들이 불법 옥외시위를 하는 바람에 골치가 아프다.
성식 (배우 신정웅)
사는 곳 : 지하 6호
나이, 성별 : 27세 남자
낡은 다세대주택은 주차장이 골칫거리다. 아침마다 차 빼달라는 303호 여자 때문에 짜증난다. 매번 오지랖 넓게 아는 척하며 말 거는 아저씨들은 도대체 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