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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손의 통렬한 인생을 그리다

서울시합창단 합창명곡 시리즈Ⅰ헨델 오라토리오 <삼손>

삼손의 통렬한 인생을 그리다

서울시합창단 합창명곡 시리즈Ⅰ헨델 오라토리오 <삼손>

writer 김명엽(서울시 합창단장 겸 상임지휘자)

시인 존 일턴의 투사 삼손을 토대로 헨델이 작고한 오라토리오 <삼손>이 처음으로 국내 무대에 오른다.

공연모습 @윤문성

1739년, <메시아> 대본을 쓴 제넨스(Jennens)를 비롯한 헨델의 후원자들은 헨델에게 두 건의 밀턴 프로젝트를 맡겼는데 그중 하나가 <삼손>이다. 1741년 9월 14일 <메시아> 작곡을 완성한 헨델은 곧바로 <삼손>을 작곡하기 시작하여 10월 29일에 많은 부분을 마쳤고, 1742년 가을에 다시 쓰기 시작하여 10월 12일에 완성하였다. 초연은 1743년 2월 18일 코벤트 가든 극장에서 이루어졌으며 여섯 번의 공연을 더 하면서 한 시즌 중에 가장 많이 연주한 기록을 남겼다.
밀턴의 시 ‘투사 삼손’은 위대한 히브리 전사인 삼손이 눈을 뽑힌 채 가자의 광장에서 쇠사슬에 묶여 생을 마감하는 최후의 날을 그리고 있다.
헨델의 <삼손>에서 블레셋인들은 생산의 번성을 위하여 만들어진 우상 다곤 신을 섬기며 일관되게 쾌락적인 음악으로 그려진다. 생동감이 넘치는 화려한 춤을 혼과 트럼펫으로 다채롭게 활용하여 연출한다. 반면, 이스라엘인은 고상한 대위법 스타일의 오랜 교회 양식으로 표현되며 신을 찬양하는 합창에서 트럼펫을 울린다. 두 그룹의 대결은 마치 멘델스존의 <엘리야>를 상기시켜줄 만큼 드라마틱하다.
스토리는 주인공인 삼손과 그의 아버지 마노아, 친구인 미가와 이스라엘인들, 한때 삼손과 연인이었던 매혹적인 데릴라, 승자인 블레셋 장수 하라파와 블레셋인 등이 겨루는 다양한 대결로 구성되는데, 등장인물 한 명 한 명이 제각기 개성적인 대조를 이룬다.
눈이 뽑힌 삼손은 쇠고랑을 찬 채 화가 나거나 체념한 상태에서도 결코 영웅적인 품위를 잃지 않는다. 아리아 ‘개기(皆旣, Total eclipse)’는 눈이 뽑혀 시각장애인이 된 모습을 비유하는데, 1753년 이후의 재연 시엔 헨델과 그의 청중들에게 특별한 통렬함을 주었다.

헨델

헨델

개기! 태양도 달도 없네!
대낮의 강렬한 빛 가운데 천지가 어둠이다.
오 영광의 빛이여! 희망의 빛은 없구나.
환영받던 날엔 내 눈이 호강했었는데…
태양과 달, 그리고 별들은 내겐 어둡기만 하구나!


그도 그럴 것이 1753년은 헨델 자신도 눈이 멀었던 때이기도 하였기 때문이다. 대본을 쓴 해밀턴 역시 눈이 멀었다고 한다.

얼마나 이 애비를 극진히 사랑했었나.
이 애비를 짓누르는 슬픔의 무게 그 누가 알 수 있으리.
밤의 어둠 속을 헤매어도 내겐 눈이 있건만
이제 눈멀고 저렇게 사로잡혀 있으니.


아들을 형장으로 보내는 마노아의 느낌을 노래한 아리아 ‘아버지로서의 나의 사랑은 얼마나 지극한가(How willing my paternal love)’는 비극으로 끝나는 부정(父情)에 가슴이 메인다.

헨리 4세

애처로운 음조와 육감적인 신음소리
홀로 남은 바다거북마냥 울부짖고 있구나


삼손을 유혹하고 배신한 데릴라는 요염한 자태로 나타나 배신에 대한 변명과 용서를 비는 아리아 ‘나의 믿음과 진실(My faith and truth)’이 인상적이다.

돌아오소서. 오 만군의 주여!
보소서 당신의 종이 괴로워하는 모습을!
그의 깊디깊은 슬픔을 구원하시고
이교도들의 입에 오르내리지 못하게 하소서!


블레셋 장수 하라파의 유명한 아리아 ‘명예와 갑옷(Honor and Arms)’은 겁쟁이, 허풍쟁이를 군더더기 없이 묘사하고, 미가는 남자 이름이지만 여가수를 위해 썼다. 그는 신을 향하여 ‘돌아오소서. 오 만군의 주여’를 부르짖고 그의 동족들을 향하여 외친다.

빛나는 세라핌 천사들이 불타는 대열 속에서
우렁차고 드높은 천사의 트럼펫을 불게 하소서.


삼손의 죽음으로 애통해하는 독창과 합창, 그리고 관현악의 멋진 만남 또한 감동적이며 애조를 띠어 인상에 남는다. 특히 마지막 삼손을 장례하고 부르는 이스라엘인의 독창곡 ‘빛나는 세라핌 천사들이 불타는 대열 속에서(Let the bright Seraphim in burning row)’는 성악가들의 연주회 용 독창곡으로도 애창되는 곡이다.

서울시합창단 합창명곡 시리즈Ⅰ - 헨델 오라토리오 `삼손`

서울시합창단 합창명곡 시리즈Ⅰ - 헨델 오라토리오 `삼손`

기간 : 2017.04.20 (목) ~ 2017.04.21 (금)

장소 : 세종체임버홀

시간 : 19시 30분

티켓 : R석 3만원, S석 2만원

문의 : 02-399-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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