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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들어오는 봄.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노를 젓기 시작한다

물 들어오는 봄.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노를 젓기 시작한다

writer 송현민(음악평론가) / photo 윤문성(세종문화회관 홍보마케팅팀)

서울시국악관현악단

1965년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창립되던 당시 국악계를 흔들던 파동과 진동은 시쳇말로 장난이 아니었다. 무엇보다도 ‘국악’과 ‘관현악’을 붙이기란 얼마나 힘들었던가. 이 땅의 ‘국악’과 서양 오케스트라를 뜻하는 ‘관현악’의 꺾꽂이는 긍정의 효과와 동시에 알레르기를 낳았다. 단원들에게 악기는 실험을 위한 도구였고, 전통악보인 정간보가 아니라 서양식의 오선악보는 국악의 실험을 위한 리트머스 시험지와도 같았을 것이다. 이런 역사가 지금의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을 만들었다. 하지만 실험은 계속되었다. 상임지휘자를 역임한 작곡가 김희조·김용진·김영동·이상규, 해금 명인 지영희 등은 흔히 ‘국악관현악의 종가(宗家)’로 불리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장손들이었고, 그 수하에서 훌륭한 연주자들이 많이 배출되기도 했다.
2015년 4월의 ‘함께 미래로’는 이 같은 서울시국악관현악단만의 역사를 느낄 수 있던 시간이었다. 창단 50주년을 축하하는 무대로, 막이 오르고 “반세기 역사를 지켜온 창작음악의 종가(宗家)”라는 표어가 스크린에 비춰졌다. 그 어떤 곡보다 조원행이 편곡한 ‘수작(秀作)’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강덕의 ‘송춘곡’(1965), 김용진의 합주곡 4번(1967), 이성천의 ‘새야새야 민요 주제에 의한 환상곡’(1985), 이상규의 ‘대바람 소리’(1978), 이해식의 ‘향발굿’(1985), 전인평의 ‘선비와 호랑이’(1981), 이건용의 ‘산곡’(1992), 김영동의 ‘매굿’(1981), 황의종의 ‘만선’(1984), 김백찬의 ‘얼씨구야’(2014)까지 하이라이트 부분을 선별하여 엮은 옴니버스 곡이었다. 모두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위촉·초연한 곡이고, 이제는 국악관현악의 고전이 되었다. 18분의 길이, 그리고 글로 이렇게 적으면 단 몇 줄로 요약되는 곡이지만,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은 이 ‘수작’을 채우는 곡들을 탄생시키기 위해 50여 년의 시간을 힘겹고 힘차게 달려왔을 것이다.

신춘음악회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3월 23일에 선보이는 신춘음악회 ‘淸靑(청청)’은 지난 1월, 제14대 단장으로 취임한 김철호 단장의 취임공연이다. 김철호는 국립국악원에서 대금연주자로 활동한 바 있으며 국악관현악곡 ‘하늘과 구름’을 비롯하여 연극, 무용, 음악극 등의 음악의 작곡가로도 활약한 바 있다. 1984년, 삼십 초반부터 지휘봉을 잡기 시작한 그는 청주시립국악단(1995~1996), 대전시연정국악원(1996~1997), 국립국악원 정악단(1998~2003), 부산시립 국악관현악단(2010~2015), 경상도립국악단(2015~2016)의 상임지휘자를 역임하며 자신만의 음악적 해석과 패러다임을 만들었다. 서양음악의 지휘와 국악의 지휘의 차이점에 대해 고민해온 그는 한국음악만의 특장을 살리기 위해 노력한다.
“한국음악에는 타악기가 연주하지 않을 때에도 음악의 기운, 즉 장단의 느낌이 저변에 흐르고 있습니다. 지휘자는 이걸 잘 살려주어야 음악이 생동감을 입지요. 쉼표가 있는 부분에서 모든 소리를 중단하는 서양음악에 비할 때, 이는 국악만의 특징입니다.(김철호)”
“숨어있는 호흡을 가시화”하는 그의 지휘봉이 이번 공연에서 들려줄 곡은 이강덕의 ‘송춘곡’, 김희조의 합주곡 1번, 정동희의 ‘꿈의 바다’, 조원행의 ‘청청 (淸靑)’, 임준희(이의영 편곡)의 ‘한강’이다. 1969년에 초연된 ‘송춘곡’부터 2016년의 ‘한강’까지,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걸어온 50여 년의 시간과 그 변화를 느껴보도록 구성한 것이다.

봄을 칭송하는 ‘송춘곡’으로 신춘(新春)의 의미를 살리고, 합주곡 1번으로 김철호 단장과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새 시작을 알린다. ‘꿈의 바다’, 맑고(淸) 푸름(靑)을 뜻하는 ‘청청’은 김철호와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나아갈 방향이며, ‘한강’을 통해서는 서울이라는 소재를 끊임없이 곡에 녹여 시민과 음악적으로 공유하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자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신춘음악회’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신춘음악회’

일정 : 2017.03.23 (목)

장소 : 세종M씨어터

시간 : 19시30분

티켓 : R석 3만원, S석 2만원

문의 : 02-399-1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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