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함과 진중함의 묘한 조화
클래식 제너레이션
writer 장혜선(객원기자)
반짝반짝 빛나는 네 명의 클래식 음악계 스타들이 한 해 동안 눈부신 공연을 펼친다.
베이시스트 성민제,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 테너 박지민, 피아니스트 임동혁은 흥미로운 기획력을 바탕으로, 연간 네 개의 특색 있는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오늘날의 클래식 음악 세대를 대표하는 음악가들이 화려한 만남을 가진다. 특색 있는 네 명의 연주자들이 연간 네 개의 흥미로운 이슈로, 계절별 리사이틀을 진행할 예정이다. 베이시스트 성민제,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 테너 박지민, 피아니스트 임동혁. 출연진의 이름을 나열하고 보니, 음악가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각각 뜨거운 주목을 받았던 이들이다. 한 세대를 보통 약 30년 단위 구분한다면, 이 세대의 특징은 무엇일까? 저명한 해외 콩쿠르에서 다수의 입상 기록을 세우며 굳건히 입지를 다졌고, 음악애호가들의 두터운 팬층을 확보했다. 이 모든 것은 거품이 아니라, 단단한 음악성을 기반으로 삼았다.
빛나는 라인업, 화려한 한 해
이른 봄에는 베이시스트 성민제가 강렬하고도 짜릿한 더블베이스 선율을 선사한다. 3월 17일에 진행되는 성민제의 <베이스 인스피레이션>은 바이올리니스트 대니구와 피아니스트 박진영, 베이스기타리스트 권용휘와 함께 고전과 현대 레퍼토리를 아우른다. 성민제는 클래식 음악을 골자로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한 음악적 스펙트럼을 보이고 있다. 과거에는 조연으로 통했던 더블베이스를 주연으로 이끈 장본인이며, 16세에 요한 마티아스 스페르거 더블베이스 콩쿠르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쿠세비츠키 더블베이스 콩쿠르에서 연이어 우승했다. 더블베이스 앙상블 바시오나 아모로사와 함께 미국 카네기홀에서 데뷔했고, 베를린 필하모닉 체임버홀에서 리사이틀을 했다. 파블로 카살스 페스티벌 등 다수의 해외 페스티벌에서도 연주자로 참여해 활약했다. 클래식 음악을 기반으로 활발한 활동을 보이며, 더블베이스로는 흔치 않게 솔리스트로서 독보적인 입지를 굳혔다. 최근에는 영화 음악과 재즈로 연주 영역을 넓히고 있다.
뜨거운 여름이 오면,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가 무대에 오른다. 그녀는 전주예고 1학년 재학 중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조기 입학했고, 이후 놀라운 속도로 해외 콩쿠르를 섭렵했다. 2006년 하노버 콩쿠르 2위, 2007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5위에 이어, 2008년에는 롱 티보 콩쿠르에서 1위를 하며 명성을 얻었다. 2012년에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3위를 하며 활약을 펼쳤다. 신지아의 음악적 행보에 시선이 모아진 이유는, 국내에서만 교육을 받은 ‘순수 국내파 바이올리니스트’이기 때문이다. 2015년에는 클래식 음악 방송 <더 콘서트>의 MC로 활동했다. <비루투오소vs비루투오소>란 제목으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에선 비올리스트 이화윤, 피아니스트 한지호와 함께 다채로운 선율을 선사한다.
선선한 가을, 오페라 스타 박지민은 <유머&휴머니티>를 통해 삶의 희로애락을 담은 노래를 부른다. 테너 박지민은 보컬 앙상블을 시작으로, 2015년 국립오페라단 <라 트라비아타>에 알프레도 역으로 화제를 모았다. 최근 영국과 호주를 넘나들며 오페라 주역 배우로 활약하고 있다. 그는 절절한 감성과 희극적 연기력이 강점이다. 무대를 동경했던 학생에서 오페라 무대에서 활약하기까지 순탄치 않았던 자신의 삶을 오페라 레퍼토리로 새롭게 구성해 소개한다. 피아니스트 조윤성이 함께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클래식 제너레이션’의 긴 여정은 피아니스트 임동혁의 <아파시오나토>로 마무리된다. 임동혁은 파리음악원 출신의 연주자들로 결성된 모딜리아니 콰르텟과 함께 감성적인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1996년 쇼팽 콩쿠르 2위, 2000년 부소니 콩쿠르와 하마마쓰 콩쿠르에서 입상하고 이듬해 롱티보 콩쿠르에서 1위를 하며 화려한 경력을 쌓은 임동혁. 2015년에는 워너 클래식스를 통해 쇼팽 프렐류드 전곡 음반을 발매하며 그의 낭만성이 더욱 부각됐다. 화려하고도 유려한 다섯 남자의 미묘한 조화가 기대를 모은다.
클래식 음악계에 점점 ‘기획물’이 늘고 있다. 많은 연주자들이 콘셉트를 잡고 독주회나 음반 레퍼토리를 결정한다. 이번 ‘클래식 제너레이션 시리즈’는 화려한 연주자들의 흥미로운 기획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