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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고 있던 꿈을 마주하다

2016 세종문화회관 <제야 음악회> 소프라노 임선혜 인터뷰

잊고 있던 꿈을 마주하다

2016 세종문화회관 <제야 음악회>
소프라노 임선혜 인터뷰

writer 김선영(월간 <객석> 기자)

저기 그녀가 보인다. 호소력 짙은 목소리, 가사 하나하나에 담긴 진정성.
마치 먹구름 가득한 우리의 인생을 비추는 한줄기 햇살 같다.
<제야 음악회>에서 마주할 임선혜의 목소리는 올 한 해 쌓인 삶의 먼지를 툭툭 털고, 다시 일어서게 만드는 힘이 될 것이다.

임선혜

임선혜

임선혜

예술계에 몸담고 있어 상상력이 많이 남아 있는 편이지만, 여전히 현실에 머물러 있는 저 자신을 발견하게 돼요. 이번 음악회에 오신 분들과 함께 지난 1년 동안 열심히 살면서 잊고 있던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을 멜로디 가운데 다시 떠올리고, 노래에서 말하는 ‘아름다운 꿈’이 우리 각자에게 어떤 그림일지 그려보는 시간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무대에 오른 그녀의 곁은 늘 빛으로 가득하다. 프리마돈나를 비추는 조명 때문인가 싶다가도, 이윽고 울려 퍼지는 목소리를 듣노라면 그 이유를 자연스레 알게 된다. 한 해의 끝자락, 임선혜가 삶과 음악에서 찾은 기쁨, 그리고 희망 한 조각을 세종문화회관 <제야 음악회>에서 꺼내놓는다. 해외 무대 데뷔 16년, 임선혜는 그간 필리프 헤레베헤, 르네 야콥스, 이반 피셰르, 만프레트 호네크 등 세계적인 거장들과 다양한 자리에서 자신만의 빛깔을 찬란하게 채색해 왔다.
오르기도 어렵지만 지키기는 더 어렵다는 유럽 정상의 무대에서 거장들의 러브콜을 받아온 그녀는 최근 몇 년 사이 음악적인 모험과 도전의 영역을 늘려가는 중이다. 지난해 초연된 라이선스 뮤지컬 <팬텀>에서 크리스틴 다에 역으로 분한 그녀는 거장들이 극찬한 연기력과 표현력을 여지없이 선보였고, 올해 SBS 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려>의 OST 중 하나인 ‘꼭 돌아오리’를 불러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대중이 친밀하게 느끼는 성악가로서 자리매김했다. ‘임선혜의 목소리’로 표현할 수 있는 감성, 그것을 극대화할 방법을 고민하는 가운데 경험한 시간은 그녀에게 새로운 즐거움이자 넓은 세상과의 접점을 넓히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다. 2016년 12월, 공연과 함께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날을 맞이하는 세종문화회관 <제야 음악회>에서 소프라노 임선혜는 오페레타 <박쥐> 중 ‘존경하는 후작님’, 영화 <오즈의 마법사> OST 중 ‘Over The Rainbow’를 선보이며, 뮤지컬 배우이자 팝페라 가수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는 카이와 함께 ‘Time to Say Goodbye’를 부른다. 그 어느 때보다 모두를 향한 공감과 위로의 목소리가 필요한 시기, 무대에 오르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연말연시 해외 오페라극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오페라 작품 중 하나는 요한 슈트라우스의 오페레타 <박쥐>죠. 이번 세종문화회관 <제야 음악회> 프로그램 중 <박쥐>의 아리아가 유럽풍의 ‘송년’ 분위기를 한껏 살려줄 것 같은데요.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강’, ‘봄의 왈츠’ 등도 유럽의 연말연시에 사랑받는 곡들이죠. 그중에서도 요한 슈트라우스의 오페레타는 극에 치중해 가볍고, 왈츠풍이라 더 대중적이죠. 어떤 면에선 뮤지컬과 상통하는 장르이기도 해요. <박쥐>는 스토리가 재밌고, 대사 속에 사회 풍자가 담겨서 요즘 이슈인 이야기까지도 담기는 편이죠. 유럽에선 한 해의 마무리를 음악과 함께 축제처럼 즐기고 싶은 관객들이 많이 찾는 편이에요.

오페레타 <박쥐>의 아리아 가운데, 아델레가 부르는 ‘존경하는 후작님’을 택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극 중 아델레는 젊은 하녀인데, 무도회장에 너무나 가고 싶은 나머지 친척을 간호한다는 핑계로 몰래 놀러 갑니다. 거기에서 자신이 모시는 아이젠슈타인 후작을 만나는데, 후작 역시 부인을 속이고 몰래 무도회장에 놀러 온 상황이 연출됩니다. 아델레를 보고 자신의 하녀와 닮았다고 말하는 후작에게 아델레는 “하녀가 굉장히 예쁜가 보죠? 제가 어디를 봐서 하녀 같나요?”라며 맹랑하게 후작을 놀리며 부르는 아리아가 ‘존경하는 후작님’이에요. 흥겨운 왈츠풍의 아리아가 송년 분위기에 잘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평소 영화를 즐겨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 무대에서 부르는 영화 <오즈의 마법사> 중 ‘Over The Rainbow’를 어떤 감성으로 표현할지 기대됩니다.

개인적으로 영화 감상을 좋아하지만, 스케줄로 인해 대부분 기내에서 보는 영화들이 많은 편이에요. 이번에도 한국행 비행기 안에서 <오즈의 마법사>를 보면서, 어른이 된 후 잊어버린 꿈에 대해 많이 생각했어요. 예술계에 몸담고 있어 상상력이 많이 남아 있는 편이지만, <오즈의 마법사> 같은 영화나 책을 보고 음악을 듣다 보면 여전히 현실에 머물러 있는 저 자신을 발견하게 돼요. 무한한 상상력으로 무지개 너머를 궁금해 하고, 꿈을 꾸는 순수함이 점차 사라지는 것에 안타까움을 다시 느꼈죠. 이번 음악회에 오신 분들과 함께 지난 1년 동안 열심히 살면서 잊고 있던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을 멜로디 가운데 다시 떠올리고, 노래에서 말하는 ‘아름다운 꿈’이 우리 각자에게 어떤 그림일지 그려보는 시간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국제무대 데뷔 이래, 한 해의 시작을 대부분 해외에서 보냈을 텐데요. 2016년, 세종문화회관 <제야 음악회>로 한국 관객들과 보내는 소감이 어떠한지요. 더불어 송년을 의미 있게 보내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2013년 지휘자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함께한 광복절 음악회 이후 오랜만에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서게 되어 기쁩니다. 올해는 자주 보지 못한 가족들과 한국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어서 개인적으로도 행복한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연말이 되면 일기장을 펼쳐서 올 한 해 동안 있었던 일들을 1월부터 쭉 월별로 정리하는 습관이 있어요. 마지막 12월까지 정리를 하고 나면 그다음엔 어떻게 살고 싶은지 자연스레 소망이 떠오르더군요. 매해 그렇게 정리하는 시간이 제겐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게 송년을 보내는 방법이랍니다.

2016 세종문화회관 제야음악회

2016 세종문화회관 제야음악회

일정 : 2016.12.31 (토)

장소 : 세종대극장

시간 : 17시, 22시30분 (공연시간 : 120 분 / 인터미션 포함)

티켓 : VIP석 12만원, R석 10만원, S석 8만원, A석 5만원, B석 4만원

문의 : 02-399-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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