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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악기의 숨겨진 면모

서울시청소년국악단 <우리 악기의 재발견 ‘ANOTHER DREAM’>

우리 악기의 숨겨진 면모

서울시청소년국악단 <우리 악기의 재발견 ‘ANOTHER DREAM’>

writer 유경화(서울시청소년국악단 단장), 김효영(생황 연주자)

<우리 악기의 재발견>은 작곡가 3인의 위촉 초연 곡으로 진행된다. 연주자와 작곡가가 만들어 가는 새로운 협업 프로젝트를 앞두고, 협연을 선보이는 철현금 연주자 유경화와 생황 연주자 김효영이 전하는 명쾌한 악기 설명을 만나보자.

영혼의 소리 ‘철현금 연주자, 유경화’

어느 날, 작고한 안향년 명인의 고음원을 들었습니다. 거문고 성음을 공부하려고 재생한 음원에서 성음을 압도하는 신비로운 소리를 만났어요. 악기의 두터운 소리는 거문고보다 깊고, 고음은 가야금보다 낭랑했습니다. 바로 철현금이었죠. 철현금 소리는 영혼을 울렸고, 그때부터 철현금을 공부 하기 시작했습니다. 철현금은 줄타기 명인이며 민속음악에 조예가 깊던 김영철(1920~1988)이 기타와 거문고의 장점을 모아 개량한 악기입니다. 김영철은 이 악기로 산조를 연주했고, 그 가락을 후대에 전수함으로써 20세기 국악 역사에 중요한 발자취를 남겼죠. 김영철의 철현금 산조는 김영철을 사사한 여러 명인에 의해 전수되고 있습니다. 1980년대에 들어서는 철현금 특유의 음색과 악기적 기능이 창작 국악에 응용되기 시작하면서, 철현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어요. 철현금은 기타를 가야금이나 거문고처럼 눕혀서 연주해요. 오른손에는 술대를, 왼손에는 현을 찰현(擦絃)하는 농옥(弄玉)을 이용하는 새로운 방법을 사용합니다. 술대와 농옥은 아크릴과 대나무 재질로 되어 있는데, 연주 시 ‘술대’로는 금속성 현을 치거나 뜯고, ‘농옥’으로는 좌우로 현을 흔들면서 농현의 효과를 내요. 농옥을 이용해 전통음악 어법을 다채롭게 구사하고, 철현금은 전통음악의 특수성을 완벽하게 담아내죠. 한편 주석과 동을 재료로 한 현은 명주실의 전통적인 음색에 비해 독특한 이국적 음색을 갖게 하는데, 이는 철현금이 세계 여러 나라의 보편적 소리 또한 담아낼 수 있게 합니다. 철현금의 음역은 낮은 C부터 높은 F까지 4옥타브나 되는 넓은 음역을 가졌고, 현과 현 사이가 좁아 연속되는 음 진행을 원활하게 연주할 수 있어 극적인 효과를 내는 데 적합해요. 현재 저는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심청가 보유자 성창순 선생님을 사사하고 있어요. 만약 철현금을 배우고 싶다면, 성창순 선생님의 제자들을 통해 지도받을 수 있습니다. 이번 공연에선 작곡가 김성국의 철현금 협주곡 <기억의 바다>를 초연합니다. 아방가르드한 주법과 전통적인 주법이 공존하는 곡이죠. 어느덧 철현금을 시작한 지 20여 년이 됐습니다. 관객에게 철현금을 연구한 시간만큼의 애정을 전달하고 싶습니다. 소리와 선율의 유희를 마음껏 즐겨주시길 바랍니다.

유경화

봉황을 담은 악기 ‘생황 연주자, 김효영’

김효영

생황은 국악기 중 유일하게 화음을 내는 관악기로 알려져 있어요. 모습은 봉황이 날개를 접은 모양을 닮았고, 소리는 봉황의 울음소리와 같아 신비로운 악기로 여겨졌습니다. 신라시대 상원사 동종의 비천상부터, 조선시대 악학궤범, 신윤복·김홍도의 그림에 자주 등장할 만큼 우리나라 역사와 함께한 악기죠. 하지만 악기 제조에 어려움이 있어 다른 국악기에 비해 활성화되지 못했어요. 여러 개의 대나무 관을 박통(현재는 쇠)에 꽂아 취구를 통해 연주합니다. 하나의 관은 하나의 음을 내며, 각 관 끝에 있는 황편이라는 떨판이 울려 소리가 나요. 예로부터 ‘생·화·우’라고 하여 여러 종류의 악기가 쓰였고, 현재는 전통음악에 17관, 창작음악에 24관·36관·37관 등이 사용됩니다. 국립국악원 정악단에 있을 때, 당시 중국에서 24관 개량 생황을 배우신 손범주 선생님이 계셨습니다. 그 인연으로 전통 생황을 공부하게 됐어요. 그 후 꾸준히 생황에 관심이 생겨서 손범주 선생님이 출강하시는 추계예술대학교 대학원에 진학해 본격적으로 24관과 36관 생황을 공부했어요. 졸업 후, 2006년도에 첫 번째 전곡 초연 생황 독주회를 가졌습니다. 음반 활동과 함께 여러 예술 분야와 협업을 하다가, 2010년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협연하는 중국 연주자 우웨이를 보고 본격적으로 37관 생황을 공부하기 위해 상해음악대학 교수님을 찾았습니다.

요즘 생황은 각 대학에 부전공으로 배울 수 있는 커리큘럼이 있어서, 대부분 피리 전공자들이 배우고 있어요. 그렇지만 생황과 피리는 메커니즘이 완전히 다른 악기여서 짧은 시간 동안 부전공으로만 배우면 전문적인 연주가 힘들어요. 체계적인 연습 방법이 필요합니다. 가장 안타까운 부분은 생황은 소리가 쉽게 나기 때문에 충분한 수련 과정 없이 바로 연주하는 경우가 많은데, 전문적인 연주를 위해선 충분한 연습 과정을 거쳐야 해요.
저는 작곡가 강상구의 생황 협주곡 <바다의 꿈>을 초연합니다. 작곡가 강상구는 감성이 풍부하고 아름다운 선율의 곡이 많아요. 그래서 감정표현에 강한 생황과 잘 어울릴 거라 생각하죠. 기교적인 부분이나 생황의 특징도 잘 살려요. 새로운 생황 협주곡의 탄생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연주하는 37관 생황은 아직 국내에서 많이 연주되지 않는 악기입니다. 음악은 자기 안의 모습을 끌어내 다른 이들과의 화합, 곧 앙상블을 통해 아름다움을 전달하고 이상을 실현하는 것이라 생각해요. 연주를 통해 전통음악의 아름다움을 깊이 새길 수 있으면 좋겠어요.

우리악기의 재발견 Another Dream

우리악기의 재발견 Another Dream

일정 : 2016.12.20 (화)

장소 : 세종M씨어터

시간 : 19시 30분 (공연시간 : 90 분 / 인터미션 포함)

티켓 : R석 3만원, S석 2만원

문의 : 02-399-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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