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서울, 현재의 이야기
창작 뮤지컬 <서울의 달>
writer 김덕남(서울시뮤지컬단장) / photo 김호근(서울사진관), MBC 제공
1994년에 방영된 국민드라마 <서울의 달>이 2016년 12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창작 뮤지컬로 관객들을 맞이한다. 2016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우리들의 이야기가 다시 시작된다.
MBC 대표 드라마 <서울의 달>
눈앞에 다가온 성공을 자축하듯 너도나도 샴페인을 터트리던 1994년 서울, <서울의 달>이란 제목의 드라마 한 편이 안방극장을 점령했다. 당시 신인이었던 최민식, 한석규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50%에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하며 레전드급 드라마로 자리매김한 <서울의 달>. 달동네 아웃사이더들의 고달픈 서울살이에 사람들은 왜 그렇게 열광했던 걸까? 무엇이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걸까? 성공을 향해 미친 듯이 질주하는 주인공 홍식과 그의 친구 춘섭, 그들을 에워싼 달동네 사람들의 모습에서 자신들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 아닐까? 화려한 옷차림과 매력적인 웃음 뒤에 불안한 눈빛과 텅 빈 내면을 간직한 홍식의 모습에서 사람들은 자신들의 초라한 민낯을 확인했고, 그 아픔에 깊이 공감했다. 그때의 이야기를 다시 꺼내보려 했다. 당시 달동네 사람들의 이야기는 지나간 이야기가 아니라 아직도 계속되는 현재 우리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성공을 꿈꾸며 불나방처럼 달려드는 청춘들이 있고, 청춘들의 꿈을 먹고 자라는 괴물 같은 도시가 있다. 작품은 사람들의 모든 욕망이 집결되어 있는 서울 한복판에서 다시 시작된다.
이 뮤지컬은 과거를 돌아보며 추억하는 복고 취향의 뮤지컬이 아니라 지금, 서울을 들여다보며 새로운 삶을 이야기하는 동시대 뮤지컬이다. 신분상승을 꿈꾸는 홍식, 친구를 찾아 서울에 온 춘섭, 재개발에 시달리면서도 따뜻한 동네 사람들, 그들의 이야기이며 지금 우리의 이야기이다.
주목받는 젊은 제작진
이 작품에는 요즘 뮤지컬계에서 가장 왕성한 활약을 하고 있는 창작자들이 참여한다. 연출에는 <셜록홈즈>로 연출상 등을 수상하고 <페스트>, <에드거 앨런 포> 등에서 최고로 활약 중인 노우성이 맡았고, NYU(뉴욕대학교)에서 뮤지컬 창작과 작곡 전공 석사를 거쳐 뉴욕 현지에서 음악감독·연주자로 활동하던,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인 최종윤이 작곡을 맡았다. 음악감독은 <에드거 앨런 포>, <페스트> 등에서 연출과 호흡을 맞춘 김성수, 안무에는 <노트르담 드 파리>의 안무자이며, 뮤지컬단 안무감독인 김경엽이 맡는다. 극본은 서울시뮤지컬단의 뮤지컬 <밥퍼>와 <친구>, <위대한 캣츠비>의 작가 이다윗이 참여해 재미있고 감동적인 우리의 무대를 탄생시킬 예정이다. 창작 뮤지컬의 제작 상황은 매우 어렵다. 현지에서 이미 검증을 거쳐 국내에 소개되는 라이선스 뮤지컬과 비교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좀 더 관객에게 친밀감 있는 콘텐츠를 선택하게 되고, 영화나 TV 드라마, 원작소설 등을 재창작하는 경우가 많다. 새롭게 무대예술로 탄생할 뮤지컬 <서울의 달>이 관객들에게 친숙하고 따뜻한, 사랑받는 뮤지컬이 될 것을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