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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로가 고생이 많다

2016 세종문화회관 제야음악회

첼로가 고생이 많다

2016 세종문화회관 제야음악회

writer 류태형(음악 칼럼니스트)

한 해를 마무리하는 근사한 방법, 한 해를 맞이하는 가장 화려한 방법이 고민이라면 세종문화회관 제야음악회를 주목하자.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젊은 연주자 세 명의 무대가 기다리고 있다. 그중 베토벤 3중 협주곡 C장조 Op.56을 미리 만나보자.

김봄소리

3중 협주곡의 스케치는 베토벤이 교향곡 3번을 작곡하고 있던 1803년경 나타난다. 완성은 이듬해 여름으로 추정된다. 1804년 브라이트코프 사에 보낸 편지에서 베토벤은 이 곡의 출판을 의뢰하고 있다. 협주하는 악기는 피아노와 바이올린, 그리고 첼로. 이 형식은 고전 시대의 신포니아 콘체르탄테, 바로크 시대에 크게 유행했던 콘체르토 그로소가 떠오른다. 근대적인 악기와 낡은 형식의 만남이다. 당시 특이한 형태의 협주곡이 어떻게 구상되었는지, 직접적인 동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안톤 쉰들러에 의하면 피아노는 루돌프 대공을 위해, 바이올린은 루돌프 대공이 거느리던 오케스트라의 바이올리니스트 카를 아우구스트 자이틀러, 첼로 부분은 에스테르하지 오케스트라의 첼리스트 안톤 크라프트를 위해 작곡된 것이라 한다. 협주곡의 독주부를 세 대의 악기가 나눠서 연주한다. 때문에 각 악기들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베토벤의 새로운 시대정신이 충분히 살아나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세 악기를 위한 협주곡이라 해서 독주 협주곡이 세 배의 효과는 내지 못한다. 밸런스 문제도 있다. 세 악기에 요구되는 기술적 난이도는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고도의 테크닉이 요구되는 첼로가 가장 어렵다. 반면, 피아노는 비교적 간단한 구성을 보이고 있다. 루돌프 대공이 연주하기 위해 피아노 파트는 쉬워야 했다. 세 주자의 기교가 완벽한 균형을 이루었을 때, 비로소 농밀한 낭만성이 객석에 전해질 수 있다. 세 악기가 번갈아 주고받는 낭만적이면서도 베토벤 불굴의 의지가 가미된 선율의 매력은 거부하기 힘들다.

김태형

1악장의 각 주제들은 다양하게 변화된 모습을 선보인다. 먼저 첼로와 더블베이스만으로 제1주제가 연주된다. 급격하게 음량이 상승한 후, 다시 제1바이올린이 G장조로 제2주제를 노래한다. 주제는 스타카토에 의한 셋잇단음표로 반주되며, 코데타로 들어간다. 제1바이올린의 섬세한 움직임이 피아니시모로 연주되는 가운데 독주 첼로가 제1주제로 등장하며, 독주 바이올린이 5도 위에서, 피아노가 원조로 주제를 이어받는다. 경과부에서는 세 악기의 기교가 화려하게 반복된다. 투티로 일단락되고 피아노는 아르페지오로 독주되며, 독주 첼로가 제2주제를 연주한다. 독주 바이올린은 스타카토로 셋잇단음표의 반주를 연주하다가 곧 주제를 이어받는다. 다시 독주 악기들의 격렬한 기교가 이어지며 일제히 트릴을 연주한 뒤, 관현악의 투티에 이어 발전부로 들어간다. 독주 첼로가 제1주제를 연주하고 독주 바이올린, 피아노 순으로 주제가 연주된다. 스타카토 셋잇단음표가 세 악기로 전개되고 목관이 제1주제 동기를 노래한다. 독주 악기의 움직임이 긴밀해지고 관현악만으로 힘차게 제1주제를 연주하면서 재현부로 들어간다. 재현부는 제시부처럼 독주 악기군의 화려한 기교가 반복적으로 펼쳐진 후, 제2주제도 독주 첼로로 재현되며 아름다운 코다로 곡을 마무리한다.

문웅휘

2악장은 현의 도입에 이어 독주 첼로가 연주하는 명상적인 선율은 매력적이다. 이어서 피아노가 섬세한 음표의 아르페지오를 연주하고, 오보에, 바순, 현의 피치카토가 도입부 선율을 노래한다. 피아노의 아르페지오 선상에서 독주 바이올린과 독주 첼로가 앞의 주제를 변주하고, 다시 최초의 도입 선율이 목관으로 나타난다. 여기에 독주 악기의 카덴차 풍 부분이 이어지고, 곡은 그대로 3악장으로 이어진다. 3악장은 경쾌한 폴로네즈 풍(Rondo alla Polacca)의 악상을 도입했다. 현의 반주로 독주 첼로가 주제를 노래하고 독주 바이올린이 5도 위에서 반복하며 새로운 악상을 더해 진행된다. 세 악기로 주제가 연주된 후, 투티가 되면서 바이올린이 새로운 악상을 제시한다. 독주 악기가 빠른 악구를 연주하면 곧 독주 첼로에 G장조의 제2주제가 나타난다. 이후 독주 악기는 똑같은 흐름으로 연주하고, 론도 주제가 독주 첼로로 재현되고, 처음 부분이 반복된다. 관현악이 폴로네즈 리듬을 연주하며 제3주제가 독주 바이올린으로 제시된다. 이것이 첼로, 피아노 순서로 연주되고 관현악이 세 번째 론도 주제를 제시한다. 제2주제가 앞에서처럼 독주 첼로에 의해 C장조로 연주되고, 다시 원래의 템포와 박자로 되돌아가 독주 악기군과 관현악이 격렬하게 힘겨루기를 하면서 곡이 끝난다.

이 특이하고도 화려한 곡은 오는 12월 31일, 세종문화회관 제야음악회에서 연주될 예정이다. 올 한 해 동안 세종문화회관 무대를 비롯해서 공연계에서 선 굵은 활약을 보인 세 명의 아티스트들이 호흡을 맞춘다. 2016 세종 체임버 시리즈 <오마주 투 모차르트> 전석 매진을 기록한 피아니스트 김태형, 2016 몬트리올 콩쿠르 2위, 2016 앨리스 앤드 엘리어노어 쇼언필드 현악 콩쿠르 2위에 오른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올해 첫 인터내셔널 음반을 발매한 대한민국 대표 앙상블 노부스 콰르텟의 첼리스트 문웅휘가 올해의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다.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이 세 명의 젊은 연주자들이 보여줄 기교와 균형, 낭만적이면서도 화려한 선율. 가히 기대된다.

2016 세종문화회관 제야음악회

2016 세종문화회관 제야음악회

기간 : 2016.12.31 (토)

장소 : 세종대극장

시간 : 17시, 22시 30분

티켓 : VIP석 12만원, R석 10만원, S석 8만원, A석 5만원, B석 4만원

문의 : 02-399-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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