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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깊숙한 곳의 울림

몽블랑과 함께하는 <양성원의 체임버스토리> PART.4 피아니스트 엔리코 파체 인터뷰

마음 깊숙한 곳의 울림

몽블랑과 함께하는 <양성원의 체임버스토리> PART.4 피아니스트 엔리코 파체 인터뷰

writer 장혜선(객원기자) / photo TallWall Media

지난해 한국과 일본, 유럽 등지에서 베토벤 레퍼토리를 수없이 연주해온 첼리스트 양성원과 피아니스트 엔리코 파체의 긴밀한 호흡을 다시 만나보자.

엔리코 파체는 이탈리아의 조그만 항구도시 리미니에서 태어났다. 그는 프랑코 스칼라를 사사했으며, 로시니 콘서바토리에서 수학했다. 1987년 스트레사에서 열린 야마하 콩쿠르에서 우승했고, 1989년 제2회 리스트 피아노 콩쿠르에서 1위를 하며 주목받았다. 현재 다양한 연주자들과 세계를 순항하며 연주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와 밀접한 연주자로는 바이올리니스트 프랑크 페터 치머만·레오니다스 카바코스, 호르니스트 마리 루이제 노이네커, 피아니스트 이고르 로마 등이 있다. 그가 한국 청중에게 친숙한 이유는 첼리스트 양성원과 선보인 여러 번의 듀오 리사이틀 때문이다. 양성원은 엔리코 파체를 ‘음악의 수도자’라고 표현할 정도로 깊은 신뢰를 보인다. 이들은 2014년 브람스와 슈만의 첼로 소나타를 담은 음반을 내기도 했다. 깊은 우정이 깃든 음악을 만나기 전, 파체와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엔리코 파체와 양성원

한국 청중과 주기적으로 만나고 있다. 이제는 한국이 친숙할 것 같다.

한국인의 행동 양식은 이탈리아인과 비슷한 것 같다. 활동적이고, 잘 먹으며, 서로 소통하는 걸 좋아한다. 한국 사람들은 열린 마음을 가졌고, 모든 것이 자연스럽다. 집중해서 음악을 감상하며, 연주 후에는 음악가에게 진심이 담긴 박수를 보낸다. 한국 방문은 항상 즐겁다.

‘독서광’이라고 들었다. 삼국 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한국의 역사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고 하던데.

서울의 국립중앙박물관을 방문했을 때, 독특한 신라 왕관에서 서예·회화·건축 등 수세기를 통해 전해 온 신비스러운 요소들을 발견했다. 이후 한국 문화에 큰 매력을 느꼈다. 한글을 창조한 세종의 업적을 경외하고, 리움 미술관을 방문하면 꼭 청자를 관람한다.

지난해 양성원과 베토벤 첼로 소나타와 변주곡 전곡을 연주했다. 한 작곡가의 작품 세계를 천착하는 작업은 어떠했나?

짧은 연주 준비 기간이었지만, 베토벤의 작품 스타일에 대한 변화를 보다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다. 젊은 시절의 화려한 비르투오소적인 면과 말년에 나타난 특징까지 베토벤의 발전 과정에 섬세히 접근하게 됐다. 베토벤은 스스로 발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던 작곡가다. 작품의 가장 좋은 버전을 만들어낼 때까지 악보를 계속 수정했고, 훌륭한 즉흥 연주가이기도 했다. 베토벤의 작품은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모든 감정으로 가득하기에, 모든 사람에게 깊은 감동을 주는 것이다.

양성원은 당신을 ‘마음이 어린아이같이 순수한, 음악가로서 진정 존경하게 되는 피아니스트’라고 밝혔다.

양성원은 정말 좋은 음악가다. 그의 연주는 훌륭한 레가토와 아름다운 선율이 특징이다. 리허설을 할 때, 우리는 작품에 대한 견해를 공유하고, 서로 긍정적으로 자극한다. 그는 항상 나의 말에 귀 기울여 주고, 무대에서는 뛰어난 역량을 발휘한다. 그와 공연할 때마다 늘 새로운 느낌이다.

바이올리니스트 치머만과 카바코스와는 꾸준히 연주 활동과 음반 작업을 함께하고 있다.

치머만과는 1997년부터 호흡을 맞췄다. 2001년 그의 내한 리사이틀을 함께했는데, 그것이 나의 첫 한국 방문이었다. 카바코스와는 여러 페스티벌에서 만났고, 이후에도 계속 연주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들은 나에게 많은 영향을 줬다. 피아노는 수직적이고 고정되려는 경향이 있지만, 현악기 연주자들은 소리를 더 수평적이고 표현적으로 발전시키려 한다. 이들과 호흡하며 악기 본연의 소리에 더욱 집중하게 됐다. 좋은 음악가들과 연주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

피아노 외에도 작곡과 지휘 공부를 병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경험이 연주 활동에 어떠한 긍정적 역할을 하나?

음악을 구성하는 요소를 찾는 시야가 넓어졌다. 한 작곡가의 작품을 분석하고, 연주를 통해 이상적인 소리에 도달할 때까지, 나는 ‘정신적으로’ 편곡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작업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많은 아이디어가 있지만,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우선은 이몰라 피아노 아카데미에서 함께 공부한 이고르 로마와 두 대의 피아노곡을 연주할 계획이 있다. 드뷔시 <녹턴>과 홀스트 <행성>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대작을 피아노로 재작업하는 과정이 매우 어렵다.

음악가로서 궁극적으로 도달하고 싶은 지점은?

가능한 한 많은 순간, 연주자와 관객 사이의 감정 교류를 통해 음악으로 하나 되는 느낌을 이뤄내고 싶다. 이러한 기쁨은 우리의 신체와 영혼을 상기시킨다.

연주 외에는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나?

독서와 자전거 타기, 박물관에 가는 것과 익숙하지 않은 곳에 가는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 또 컴퓨터를 좋아하기 때문에, 이번에 한국을 방문하면 용산 전자상가에 가보려 한다. 아 참! 김치와 고추장을 가득 넣은 비빔밥을 자주 즐긴다.

몽블랑과 함께하는 양성원의 체임버스토리 Part.4

몽블랑과 함께하는 양성원의 체임버스토리 Part.4

기간 : 2016.11.06 (일) ~ 2016.11.06 (일)

장소 : 세종체임버홀

시간 : 16시

티켓 : R석 5만원, S석 4만원

문의 : 02-399-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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