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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 아름다운 학문으로 보일 때

요조의 <책방무사>

수학이 아름다운 학문으로 보일 때

요조의 <책방무사>

writer 요조(가수이자 <책방무사>의 주인장)

학창 시절 수학은 어렵고 재미없는 과목 중 하나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바라보는 관점을 조금 달리하면 명쾌하고 아름다운 학문으로 보일 수 있다. 수학이 아름답게 보이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오가와 요코의 <박사가 사랑한 수식>을 추천한다.

책방무사 전경

얼마 전 SNS에서 범상치 않은 수학문제집을 발견하였습니다. 문제집의 제목은 <18> 이었습니다. 모든 문제의 정답이 18로 통일되어 있는, 답을 알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조금 극단적으로 강조한 문제집이었습니다. 표지에는 레옹처럼 검정 선글라스를 낀 남자가 비장한 표정을 짓고 있는데, 바로 문제집의 저자였습니다. 그 저자는 수학을 가르치면서 동시에 맥주집 사장님이기도 한 특이한 경력을 갖고 있었습니다. 저는 궁금증에 바로 다음날 친구들과 함께 그 맥주집을 찾아가보기로 했습니다. 그 맥주집은 어떤 시끄러운 맥주집의 아랫층에 조용하게 있었습니다. 아담한 지하에서 마주한 저자는 책의 표지와는 다르게 아주 순박하고 사람 좋은 이미지였습니다. 문제집을 보고 찾아왔다고 고백하자 사장님은 수줍게 기뻐하며 갑자기 구석의 어딘가로 사라졌다가 책더미를 들고 다시 나타났습니다. 선생님이 만드신 또 다른 수학책들이었습니다. 하나같이 위트가 넘치고 유머러스한 콘셉트였습니다. 대부분 어렵고 지루하다고 여기는 수학을 학생들이 조금이라도 더 쉽고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고민한 흔적이 역력했습니다. 그런 사장님의 모습은, 저에게 어떤 책을 떠오르게 했습니다. 그 책은 오가와 요코의 <박사가 사랑한 수식>입니다. 불의의 사고로 80분밖에 지속되지 않는 기억력을 가진 수학 박사와 그의 집에 파출부로 오가며 박사를 보살피게 된 ‘나’, 그리고 한신 타이거스의 열렬한 팬인 ‘나’의 아들 루트. 이 세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수학이라면 치를 떠는 저는 이 책을 읽은 후 ‘수’가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이라는 것을 다시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오가와 요코 /
현대문학 / 1만3천원

“자네 신발 사이즈가 몇이지?”
새로 온 파출부라고 말하는 내게 박사가 제일 먼저 물은 것은 이름이 아니라 신발 사이즈였다.
“24인데요.”
“오오, 실로 청결한 숫자로군. 4의 계승이야.”

2008년에 읽었던 <박사가 사랑한 수식>을 다시 읽으면서 저는 이 책을 맥주집 사장님께 선물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리고 꼭 물어보고 싶어졌습니다. 24가 왜 청결한 숫자인지. 왠지 사장님이라면 분명히 알고 계실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