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판타지가 되다
<네코제×세종예술시장 소소>
writer 장혜선(객원기자) / photo 윤문성(세종문화회관 홍보마케팅팀)
세종문화회관의 작은 뜰이 즐거운 오락실로 탈바꿈했다.
도심에 펼쳐진 쾌활한 축제 현장으로 들어가 보자.
게임 속 세상은 허구적인 몽상일까? 게임 세상이 현실과 융합한다면 어떤 경험을 하게 될까? 유쾌한 상상이 소소한 일상으로 들어왔다. 매월 첫째·셋째 주 토요일, 세종문화회관의 뒤뜰에는 가족 단위의 손님들이 북적인다. 2013년부터 시작된 <세종예술시장 소소>는 누구나 예술가로 참여해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하고, 참여 작가들은 독립출판물·사진·캘리그래피 등 다양한 수제품을 출품하여 대중과 소통한다. 올해 4회를 맞은 <세종예술시장 소소>에 재밌는 변화가 생겼다. 게임 마니아들의 놀이 문화가 예술의 공간으로 들어온 것이다. 지난 5월 28일 파란색 지붕이 도배된 것을 보면 분명히 소소였지만 예술의 정원에 넥슨의 게임 음악이 흘러나왔고, 코스튬 플레이어들이 활보했다. 한 가지 다른 점은 시민들은 소소의 상징인 파랑 풍선이 아닌, 주황 풍선을 들고 있었다. 풍선에 적힌 ‘네코제’란 글자가 눈에 띄었다. 세종문화회관과 게임회사 넥슨이 협업한 <네코제×세종예술시장 소소> 현장이었다.
도심 한복판에서 즐기는 게임 속 세상
신선했다. 20~30대 여성의 참여도가 높던 소소에 10대의 활기찬 웃음소리가 들렸다. 게임을 즐기는 아이들의 손을 잡고 방문한 어른 관객도 보였다. 아티스트 상점에는 넥슨 아티스트와 소소 작가들의 개성 있는 창작품이 공존했다. 넥슨의 게임 지적 재산권을 활용한 2차 창작물들은 어린이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약 90여 개의 부스에는 게임의 명대사가 적혀 있는 엽서부터 캐릭터가 새겨진 열쇠고리·머그컵·인형까지 700여 종의 창작품이 가득했다. 아티스트 상점과 별도로 운영된 게임 아트 전시회에선 총 19점의 NDC(넥슨 개발자 콘퍼런스) 아트워크와 17점의 넥슨 유저 팬아트가 전시돼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시끌벅적했다. 기존의 담백했던 소소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마비노기’, ‘메이플스토리’, ‘엘소드’ 등 게임 이름으로 운영된 부스에는 각 게임의 특징을 살린 행사가 진행됐다. 시민들은 게임 속 캐릭터들에게 편지를 보냈고, 코스튬 플레이어와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리며 추억을 공유했다.
즐거움이 넘쳤다. 오후 3시가 되자, 네코제 메인 야외무대에 재즈빅밴드가 출연했다. 넥슨 직원으로 구성된 ‘더놀자 밴드’의 무대였다. ‘더놀자 밴드’는 지난 2012년에 구성된 넥슨 사내 밴드로,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등 다양한 무대에서 연주 역량을 쌓아왔다. 이번 행사에서는 빠른 템포의 게임 BGM을 재즈 선율로 재해석해 연주했다.
‘바람의 나라’, ‘메이플스토리’, ‘마비노기’의 게임 음악이 흘러나오자, 관객들은 반가움에 환호를 보냈다. 재즈 스탠더드 넘버를 함께 선곡하여 일반인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이색 콘서트를 제공했다.
공연 후 이어진 ‘코스튬 플레이 패션쇼’는 축제의 분위기를 절정으로 이끄는 매개체가 됐다. 전문 코스프레 팀인 RZ COS가 화려한 오프닝을 열었다. 생명력을 얻은 게임 속 캐릭터들이 런웨이에 등장해 분위기를 달구었다. 이외에도 넥슨 사운드팀 산하의 음악 레이블 ‘네코드(NECORD)’의 보컬리스트 온토의 공연, ‘클로저스’의 김시환, ‘아르피엘’의 카일 목소리를 연기한 정재헌 성우 사인회 등 다채로운 세부 프로그램이 축제를 알차게 꾸몄다.
오랜 기간 넥슨 게임을 즐긴 사용자와 호흡하기 위해 지난해 처음 선보였던 ‘네코제’는 이번 세종문화회관과의 협업으로 신선한 형태의 축제를 창출했다. 개방적인 페스티벌로 확장한 결과, 양일간 1만여 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다. 소소 작가들과 함께 조화를 이루며 창작물의 종류는 다양해졌다. 마니아만 즐길 수 있는 축제를 넘어, 대중과 공존하는 새로운 게임 문화를 수용한 것이다. <세종예술시장 소소>는 하반기에도 국가평생교육진흥원과 <전국 성인문해교육 시화전>을 개최하고,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과 연계한 공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양한 기관과 함께 확장된 문화 콘텐츠를 제공하는 <세종예술시장 소소>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