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손가락에 흐르는 뜨거움
2016 세종 체임버 시리즈 <오마주 투 모차르트> 피아니스트 김태형 인터뷰
writer 장혜선(객원기자) / photo 구본숙
모차르트 탄생 260주년, 모차르트를 향한 오마주에 김태형이 함께한다.
그의 연주는 깊이 있는 통찰력으로 가슴 속 묵직한 감수성을 풀어낸다.
뜨거운 마음으로 음악을 대하고 싶다는 피아니스트. 김태형의 손끝에 닿은 모차르트 선율이 궁금하다.
김태형
김태형
어떤 형태의 연주이든, 어느 장소의 연주이든, 항상 뜨거운 마음으로 음악을 대하는 음악가이고 싶다.
또한 음악을 나눌 때나 가르칠 때, 음악에 대해 논할 때에도 그런 뜨거움을 전달할 수 있는 예술가가 되고 싶다.
현재 솔리스트이자 실내악 주자, 협연자로서 다양한 피아노 레퍼토리를 소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성악 가곡 반주자로도 활동을 확장하는 모습이 보인다.
다른 연주자들과 교감하고 소통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함께 연주할 때 그 안에서 내 목소리를 온전히 지키면서, 색깔을 맞추는 법을 알게 됐다. 뮌헨 음대에서 헬무트 도이치에게 성악 가곡 반주를 배웠지만, 국내에서 활동하기엔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았다. 다행히도 2~3년 전부터 성악 가곡 연주회를 기획하는 시도가 생겨나고 있고, 나도 조금씩 활동을 넓혀가는 중이다.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중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은 무엇인가? 이번 <오마주 투 모차르트> 연주를 제안받았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레퍼토리가 궁금하다.
개인적으로 피아노 협주곡 17번 G장조 K453을 가장 좋아한다. 이번 연주를 제의받았을 때, ‘관계 조성에 있는 두 작품을 고르면 어떨까’ 고민했다. 이번 공연에서 연주하는 피아노 협주곡 20번 D단조 K466과 피아노 협주곡 26번 D장조 K537은 임헌정 선생님께서 먼저 제안하신 레퍼토리다. 임헌정 선생님 역시 조성의 통일성, 단조와 장조의 극명한 대조를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염두에 두신 것이다. 선생님께서 제안하신 두 곡을 듣고 ‘이거다!’ 싶었다. 음악적으로도 대단한 걸작이라 평가받는 두 작품을 한 무대에서 연주할 수 있어 기대가 크다.
모차르트 해석에 있어서 언제 스스로 발전하고 있음을 자각하나?
계속되는 상상력으로 한 프레이즈 안에서 다양하게 접근할 수 있을 때,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어떤 색을 입힐지 마지막까지 바꿀 수 있는 자유가 생겼다.
이번 모차르트 협주곡은 세종체임버홀에서 편성이 축소된 실내악단과 협연한다.
작은 규모, 즉 세종체임버홀에서 하는 연주가 오히려 자연스럽게 연출되는 점이 많은 것 같다. 본래 모차르트는 큰 콘서트홀 규모에서 연주되는 곡들이 아니었다. 세종체임버홀에서의 이번 공연은 디테일이 살아나고, 실내악단과 밀접하게 교감하며 연주할 수 있으니, 어떤 소리가 날지 기대된다. 작품 속 작은 요소들의 변화와 곡이 발전되는 것을 또렷하게 들을 수 있다.
현재 트리오 가온 멤버로 독일을 거점으로 활발한 실내악 활동을 하고 있다. 외국과 한국의 실내악 동향을 비교했을 때, 한국에서 실내악이 대중화되려면 무엇을 고민하면 좋을까?
지금 우리나라는 다채로운 실내악 음악 축제를 비롯해, 다양한 시대의 작품과 세계 초연의 현대 작품들이 무대에 오르고 있다. 실내악 고정 팬들이 시간을 두고 점차적으로 늘어나길 바란다. 어느 정도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길게 보려고 한다.
중견 연주자로 무르익어가는 지금, 30대를 맞이하며 ‘음악인’으로서 무엇이 달라졌다고 생각하나?
음악을 더욱 사랑하게 된 것, 연주자로서 스스로 컨트롤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내가 원하는 음악이 무엇인지 조금 더 읽어낼 수 있게 됐다.
앞으로 음악가로서 특별히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어떤 형태의 연주이든, 어느 장소의 연주이든, 항상 뜨거운 마음으로 음악을 대하는 음악가이고 싶다. 또한 음악을 나눌 때나 가르칠 때, 음악에 대해 논할 때에도 그런 뜨거움을 전달할 수 있는 예술가가 되고 싶다.
올해 활동 계획은 무엇인가?
6월에 <오마주 투 모차르트> 협연을 마치고, 7월에는 독일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이지혜와 듀오 연주를 한다. 7월 중순에는 인천에서 독주회와 마스터클래스를 진행하고, 7월 말에는 대관령국제음악제에서 여러 실내악 레퍼토리를 연주할 예정이다. 그러고 보니 상반기에는 다양한 실내악 음악과 함께 보내는 것 같다. 마음을 다해 음악을 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