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단오의 풍정, 몸으로 되새기다.

서울시무용단 <여름빛 붉은 단오> 연출가 김석만 & 예술감독 예인동

단오의 풍정, 몸으로 되새기다.

서울시무용단 <여름빛 붉은 단오> 연출가 김석만 & 예술감독 예인동

writer 장혜선(객원기자) / photo 이도영(STUDIO D) / stylist 이지연 / hair&makeup 강현

초하(初夏)의 계절, 서울시무용단은 2016년 첫 정기공연으로 잊혀가는 단오의 세시풍속을 무대에 재현한다.
이번 무대는 정인삼의 소고무, 하용부의 밀양북춤, 백홍천의 장검무 등 한국 전통춤 대가들로부터 예인동 단장이 직접 전수받은 춤을 선보인다.
옛 시대의 모습을 재현하기 위해 서울시극단장, 세종문화회관 이사장,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를 역임한 김석만이 연출을 맡아 기대가 더해진다.

김석만, 예인동

두 분이 어떤 인연으로 <여름빛 붉은 단오> 작업을 시작하셨나요?

김석만(이하 김) 1983년에 강혜숙 선생님의 안무작 <딸의 애사>에서 처음 만났어요. 우리나라 여성들의 수난사를 다룬 작품이었죠. 제가 연출을 담당하고, 예인동 단장님은 무용수로 출연했습니다.
예인동(이하 예) 저는 김석만 선생님의 작품들을 예전부터 지속적으로 봐왔습니다. 선생님과 함께 작업하는 것은 오래도록 바라던 일이었어요. 꾸준히 작품 연출을 부탁드렸는데, 선생님과 시간이 잘 안 맞았죠. 이번에 기회가 닿아 <여름빛 붉은 단오>를 함께하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공연을 한 달 앞두고 있는데, 현재 작품 진행 과정이 궁금합니다.

안무는 90퍼센트 정도 나온 상태입니다.작품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며, 디자이너 스태프들과 회의하고 있어요.
작품의 큰 흐름은 토대가 잡혔고, 세부적인 안무만 보완하면 됩니다.
예정대로 차근차근 절차 있게 진행되고 있는 편이에요.

<여름빛 붉은 단오>는 단오의 정신과 세시풍속을 춤과 이야기로 풀어냅니다. 어떤 이유로 ‘단오’를 모티브로 설정하셨나요?

오늘날의 세시풍속은 전통과는 다소 거리가 있죠. 돌잔치, 생일잔치, 입학식도 현대적으로 바뀌었고요. 작품이 공연되는 6월 초에 단옷날이 있어요. 단오의 기운이 가장 성할 때니,공연도 세시풍속적인 의미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전통의 원형을 그대로 무대에 올리면 무형문화재를 보존하는 의미가 강해요. 전통을 바탕으로 현대적인 창작물을 만들면, 그것이 언젠가 다시 전통이 됩니다. 서울시무용단은 창작 집단이기 때문에 전통을 토대로 ‘오늘날의 것을 어떻게 창작하느냐’가 큰 과제예요.
각 나라의 민속춤은 ‘보호해야 할 대상’이 되어버렸습니다. 동시대의 춤이 현실과 너무 유리되어 있어 안타까워요. 전통춤을 소재로 새로운 작품을 구상해도, 옴니버스 형식으로 부분마다 잘라서 공연하는 흐름이 큰 고민이죠. 김석만 선생님과 이 부분을 다듬으며 작품을 구상했습니다.

예인동

서울시무용단의 이전 작품인 <신시-태양의 축제>와는 춤 접근성에 있어서 어떤 차이가 있나요?

<신시-태양의 축제>는 역사극을 모티브로 만든 전형적인 창작춤이죠.
<여름빛 붉은 단오>는 민속춤의 원형을 살린 작품입니다. 동시대 관객들이 전통춤과 교감하며 함께 놀 수 있는 판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러려면 각각의 전통춤을 자연스럽게 엮어내는 스토리가 필요하죠.하지만 ‘무용극’은 극 때문에 무용이 희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춤을 부각시키는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고민했습니다.

무용극의 다이내믹을 잘 이끌어가려면 일차적으로 대본(원작 홍란주)의 구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어떠한 점을 중심으로 스토리텔링 작업과 연출을 진행하고 계신가요?

민속춤이 만들어졌을 때 느낄 수 있는 환상적 실재가 있어요. 예술철학자 미르치아 엘리아데는 ‘판타스틱 리얼리티(Fantastic Reality)’라고 표현했죠. 환상적 실재란 ‘민속적 영감’을 말하는 거예요. 관객의 마음속에 내재된 민속적 영감을 자연스럽게 꺼내기 위해 춤에 이야기를 담았어요. 춤은 최대한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 그 안에 이야기가 스며들게 했죠. ‘천지’와 ‘신명’이라는 주인공이 등장해, 사랑의 힘으로 민속적 영감을 살려내는 스토리입니다. 스토리가 지나치게 두드러지면, 춤을 대본에 맞게 수정해야 하는 문제가 생겨요. 춤과 춤 사이가 매끄럽게 연결되도록 각색에 신경 썼습니다.

<여름빛 붉은 단오>에서는 배정혜, 정인삼, 백홍천, 하용부, 백현순 등 전통춤 대가의 춤을 담아냅니다. 한국 전통춤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하다 보면 가장 중요한 ‘전통춤 정신’이 사라진다는 세간의 우려가 있는데, 이러한 작업의 필요성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요?

저는 지금 무용계가 1980년대 문화 왕성기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시에는 시대적 소명도 강했고, 대학마다 풍물, 연극, 미술 동아리가 왕성했죠. 이런 것들이 사회적 이슈와 더불어 총체적인 예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오늘날에는 이러한 문화가 드물죠. 전통춤도 대중과 소통되지 않고 있어요. 많은 반성을 하게 됩니다. 전통의 형식을 복원해서, 현대에 맞는 춤의 발전을 고민해야 돼요.

김석만

서울시무용단은 ‘공공 직업 무용단’으로 ‘대중성’을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서울시무용단으로서 시대적인 ‘상징성’에 대한 의미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서울이라고 하는 역동성과 역사성, 도시성, 현대성을 어떻게 이야기할 수 있느냐는 심각하게 따져 봐야 하는 문제죠. 이 점을 ‘대중성’이라 하기엔 적합하지 않아요. 공공단체들의 ‘공공성’은 관객의 문제, 언론의 문제, 평단의 문제와 동시대 예술가들의 문제까지 여러 가지 이해관계가 얽혀 있죠. 작품이 ‘우리의 삶과 어떤 연관성이 있느냐’를 따져봐야 돼요.
저는 늘 ‘대중이 즐거워야 한다’고 주장해왔죠. ‘대중성’이라는 것은 ‘대중과의 호흡’입니다. 어떤 작품을 무대에 올렸을 때, ‘왜 이런 춤을 춰야 하나’의 당위성을 관객이 이해한다면 그것이 대중성이라고 생각해요. 전통을 기반으로 시무용단이 할 수 있는 가족무용극, 역사극 등 다양한 창작 레퍼토리를 확보하면 좋겠죠.

일반 대중에게는 전통춤이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여름빛 붉은 단오>의 어떤 부분을 눈여겨보면 작품을 즐겁게 감상할 수 있을까요?

김석만 선생님께서 작품에서 중점을 둔 부분은 ‘사랑’입니다. 오늘날에는 물질문명 속에서 많은 사랑이 빛을 잃어가고 있지요. 연극이나 영화에서도 사랑이란 주제는 끊임없이 등장해요. 사랑의 흐름 속에서 전통춤을 살리려고 노력했어요. 이야기와 함께 춤을 즐기면 지루하다는 편견이 사라지고, 푸짐한 전통춤을 맛볼수있을거예요.
보통의 전통춤 공연에선 한번에 여러 춤을 접하기가 힘듭니다. 대부분 독자적으로 공연하는 편이니까요. 뷔페를 먹으면 여러 음식들을 따로 담아서 하나의 접시에 먹잖아요. 이번 공연은 하나의 코스 요리처럼 ‘춤’과 ‘춤’이 관계성을 갖고 연결됩니다. 이 점을 눈여겨보면 민속춤의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서울시무용단 여름 빛 붉은 단오

서울시무용단 여름 빛 붉은 단오

기간 : 2016.06.02 (목) ~ 2016.06.05 (일)

장소 : 세종M씨어터

시간 : 목·금 8:00pm / 토 5pm / 일 3pm

티켓 : R석 3만원, S석 2만원

문의 : 02-399-1000

예매하러가기 예매하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