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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세종시즌’이 좋은 이유

‘2016세종시즌’이 좋은 이유

writer 이승엽(세종문화회관 사장) / photo 윤문성(세종문화회관 홍보마케팅팀)

  • 하이서울페스티벌 예술감독을 할 때였습니다. 한국을 잘 모르는 해외 아티스트를 만날 일이 종종 있었죠. 하이서울페스티벌은 어떤 축제냐고 물으면 이렇게 말하곤 했습니다. “한국 최대의 야외공연축제인데 최고는 아닌(biggest but not best) 축제”라고요. 1주일 남짓 기간에 2백여만 명이 관람한 것으로 되어 있으니 한국 최대가 틀림없습니다.(세계 최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매년 해외에서만 30여 개 팀을 초청했으니 프로그램 라인업 리스트 길이에서도 최대입니다. 그런데 ‘최고’라는 말은 쓰기 머쓱했습니다. 그 말은 당사자가 쓰는 것이 아닐 뿐 아니라 아직 축제가 갈 길이 멀었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리 말한다고 그대로 받아들이지도 않습니다. 이렇게 축제를 소개하면 대개 ‘아하’ 하면서 더 묻지 않았습니다. 속내야 모르지만 이어진 대화와 협상에서 손해를 본 것 같지는 않습니다.

  • ① 마법에 걸린 일곱난쟁이

    서울시뮤지컬단 / 4.22~5.22 / 세종M씨어터


  • ② 우리 동요 100년 다시 부르기 III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 / 5.24~25 / 세종 M씨어터


  • ③ 신시 - 태양의 축제

    서울시무용단 / 10.25~26 / 세종대극장

  • ④ 꿈꾸는 세종

    서울시청소년국악단 / 5.27~28 / 세종M씨어터

  • 세종문화회관 사장이 되고나니 입이 근질근질합니다. “국내 최대지만 최고는 아닌 공간”이라고 하고 싶은데 제 입으로 말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그렇게 ‘가볍게 입을 놀리면’ 정말 그렇게 고착될 것 같아 두렵거든요. 자유로운 예술감독과 근심 많은 최고경영자의 차이가 아닐까 합니다. 세종문화회관은 ‘국내 최대’(어떤 것은 ‘세계 최대’이거나 ‘아시아 최대’이기도 합니다) 기록을 많이 가지고 있는 공간입니다. 대극장의 객석수가 그렇고 역사와 정통성에서 전국의 공공 아트센터의 효시격에 해당됩니다. 보유하고 있는 9개 예술단은 세계적으로도 사례가 없을 정도로 많은 숫자입니다. 그 중 몇 개는 우리나라에서 역사가 가장 오래 되었습니다. 세종문화회관 앞 대로는 한국에서 가장 넓고 접근성, 입지는 국내에서 단연 최고입니다. 기획제작공연의 건수와 횟수도 아마 가장 많을 것입니다.

    그런 세종문화회관이 이번에는 ‘2016 세종시즌’이라는 이름으로 시즌프로그램을 내놓았습니다. 세종문화회관이 시즌제를 도입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미리 그리고 한꺼번에’ 프로그램을 확정함으로써 생기는 편익들 때문입니다. 공급자인 세종문화회관 입장에서 보면 체계적인 기획, 제작, 마케팅, 펀드레이징이 가능합니다. 변수는 줄이고 효율은 높일 수 있습니다. 콘텐츠의 수준을 장기적으로 안정되게 높일 수 있습니다. 이런 공급자의 이익은 소비자인 관객의 이익을 전제로 합니다. 시즌제가 관객(또는 예비관객)에게 실질적인 이익이 되도록 운영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미리 정돈된 정보가 공개되고 꽤 할인된 가격에 미리 입장권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계획적이고 합리적인 예술소비가 가능합니다. 좋은 예술 콘텐츠가 확보되면 그 자체가 관객의 기쁨이 됩니다.

    이렇게 윈윈 가능성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시즌제가 보편적이지 않은 것은 시장의 메커니즘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예술 공간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습니다. 예술 생태계 안에서 맺은 관계를 활용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 예술 생태계의 활동주기가 그렇게 길지 않은 것이 보통입니다. 예술시장 내외의 조건 탓일 것입니다. 세종문화회관이 처음부터 이렇게 12개월을 통째로 시즌에 포함시키고 대규모 콘텐츠 포트폴리오를 내놓을 수 있는 것은 자체 예술단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 ⑤ 왕자와 크리스마스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 / 12.23~24 / 세종M씨어터


  • ⑥ 금시조

    서울시국악관현악단 / 12.27 / 세종대극장


  • ⑦ 파이프오르간 시리즈 IX

    5.28 / 세종대극장

  • ⑧ 우리춤 배틀 - 더 토핑

    서울시무용단 / 12.8~9 / 세종M씨어터

  • 세종문화회관에게 시즌제는 처음이지만 국내 최초는 아닙니다. ‘2016세종시즌’은 금년 3월부터 내년 2월까지 12개월간을 대상으로 합니다. 이 기간 동안 세종문화회관이 기획, 제작하는 프로그램 전부를 담는 것을 목표로 기획되었습니다. 프로그램의 특성상 일제 티켓 오픈에는 제외된 공연이 몇 개 있지만 일단 시즌에는 다 포함되었습니다. 다 합치고보니 엄청난 규모입니다. 프로그램 건수만 60건 정도 됩니다. 공연 횟수는 300회가 넘습니다. 최대한 단순하게 한다고 만든 패키지 가짓수도 스무 개가 넘습니다. 12개월 동안 쉴 새 없이 공연을 올리는 셈이죠. 내용적으로도 크게 꿇리지 않습니다. 12개월 전체시즌 중 네 개의 세분화된 작은 시즌을 편성해 특성화했습니다. 타겟 오디언스에 따라, 주제에 따라, 기획된 카테고리가 따로 있고 예술향유 프로그램은 더 늘렸습니다.

    확실한 것은 우리 시즌이 양적으로 ‘최대’ 또는 ‘최다’라는 점입니다. 이것이 최고인지 묻는다면 그렇다고 대답하지 못하겠습니다. 이것이 현재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이고 형태와 시스템 측면에서는 완성체에 가깝다는 점은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 정도 변화도 저희에게는 만만찮은 도전이었고 그래서 자랑하고 싶은 성취입니다. 우리같이 자체 예술역량(우리로 따지면 예술단입니다)을 내부에 가지고 있는 공연장은 안정적이지만 변화는 완만하다는 특징을 갖습니다. ‘2016세종시즌’이 그 완만한 상승의 움직임에 든든한 밑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금년에도 잘 되어야 하지만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일단 ‘2016 세종시즌’에 큰 관심과 애정을 부탁드립니다.

  • ⑨ 실내악 축제

    서울시국악관현악단 / 10.26~28 / 세종체임버홀


  • ⑩ 양성원의 체임버 스토리

    4.28~11.6/ 세종체임버홀


  • ⑪ 세종 체임버 시리즈

    4.30~11.19/ 세종체임버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