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GE

젊은 오케스트라와 관악의 앙상블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의 〈윈드 앙상블 콘서트〉.
관악기와 오케스트라, 선후배의 조화가 따뜻한 가을을 부른다.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는 희망과 설렘이 가득한 연주 단체입니다. 20대 청년 음악가들만이 이곳에서 단원으로 활동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때문에 음악대학 졸업 후 장차 어떤 길을 걸을지 고민하는 청년 음악가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기회인 오케스트라이기도 합니다. 이 단체의 단원으로 연주 활동을 하는 동안, 평소 해볼 수 없는 다양한 연주 경험을 할 수 있으니까요. 사실 젊은 연주자에게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반대로 청중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적은 편이거든요. 경력이 없어서 경력을 시작하지 못하는 아픈 현실에서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는 ‘K클래식’을 이끌 가까운 미래의 주역들에게 분명 큰 힘이 되는 단체입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청년 오케스트라

서울시예술단 산하 단체인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는 1984년 중·고등학생만으로 이뤄진 ‘서울시립소년소녀교향악단’으로 첫 출발을 했습니다. 1994년 ‘서울시립청소년교향악단’으로 단체 이름을 바꾸고, 이 시기부터 대학생 단원들을 선발하기 시작했고요. 당시 단원 120명, 4관 편성으로 어떤 교향악 레퍼토리도 연주할 수 있는 대형 오케스트라의 구색을 맞췄습니다. 2007년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로 새 이름을 짓고, 활기찬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의 . 관악기와 오케스트라, 선후배의 조화가 따뜻한 가을을 부른다.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의 . 관악기와 오케스트라, 선후배의 조화가 따뜻한 가을을 부른다.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의 . 관악기와 오케스트라, 선후배의 조화가 따뜻한 가을을 부른다.

트롬보니스트 배석원, 호르니스트 이석준, 오보이스트 이윤정은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의 선배이자 협연자로 <윈드 앙상블 콘서트>를 함께 꾸밀 예정이다.

약 4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연주도 활발했는데요. 첫 해외 공연은 1987년에 ‘88서울올림픽’ 개최 축하를 위해 미국 하와이에서 열렸던 초청 공연이고요. 이후 1991년 뉴욕 카네기홀 10주년 초청 연주, 일본 정부 초청 3개 도시 순회 연주, 2008년 베이징올림픽기념 심양 초청 공연 등 세계 각지에서 열린 특별한 연주회에 초대받아왔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잠시 멈추었지만, 앞으로도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는 대한민국 대표 유스오케스트라의 이름으로 활동 영역을 넓힐 예정입니다.

선후배가 함께 만드는 의미있는 무대

클래식 음악에 대한 쉬운 해설과 익숙한 음악을 선보이는 기획 공연 <썸머클래식>은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의 대표 공연이죠. 이 밖에도 <앙상블 콘서트>, 세종문화회관에서 기획하는 정기 연주회부터 실내악 무대까지 무대가 있는 곳은 어디든 열심히 참여하고 있습니다. 기성 오케스트라들도 오랜 시간 공들여 연습하는 대형 레퍼토리인 쇼스타코비치, 슈트라우스, 말러, 브루크너 등 악기 편성이 큰 작품도 꾸준히 연습하고 있습니다. 윤이상 등 현대 작곡가의 작품 연주도 노력 중입니다.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의 단원으로 활동하려면 연습을 정말 많이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곳을 거친 연주자들도 상당히 많은데요. 1,000여 명이 넘는 단원들은 국내외 음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교육계를 포함해 유수 교향악단의 주요 연주자로 훌륭하게 활동 중입니다.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선배 음악가들의 이야기는 청년 단원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특히 이번 <윈드 앙상블 콘서트>는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 선후배가 함께 만드는 의미 있는 무대로 꾸며질 예정인데요. 호르니스트 이석준(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트롬보니스트 배석원(부천필 트롬본 제2수석, 한국예술종합학교 겸임교수), 오보이스트 이윤정(경희대 음대 교수)도 이 젊은 오케스트라에서 꿈을 키웠던 연주자들이거든요.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의 . 관악기와 오케스트라, 선후배의 조화가 따뜻한 가을을 부른다.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의 . 관악기와 오케스트라, 선후배의 조화가 따뜻한 가을을 부른다.

이번 공연 객원 예술감독이자 협연 호르니스트인 이석준은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 호른 수석단원 출신이다.

관악기의 따뜻함에 더해지는 젊은 오케스트라의 에너지

실내악의 진수를 보여주는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의 <앙상블 콘서트>. 올해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단 두 번, 현악과 관악 앙상블 시리즈로 열립니다. 상반기에는 현악, 하반기에는 관악 앙상블과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가 화음을 맞춥니다. 목관과 금관 악기들이 들려주는 따뜻하고 기운 나는 음색에 젊은 오케스트라의 에너지가 더해져, 분명 신나는 공연이 될 것입니다.
이번 <윈드 앙상블 콘서트>에서는 코플랜드 ‘보통 사람들을 위한 팡파르’, 필립 스파크 ‘목관악기를 위한 서곡’, 하비 ‘헝가리 무곡’, 슈트라우스 ‘세레나데, trV 106, OP.7’, 홈멜(류하나 편곡) ‘오보에와 관악 오케스트라를 위한 서주, 주제와 변주곡’, 홀스트 ‘군악대를 위한 모음곡 2번 F장조, Op. 28, 2번’ 등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해설을 맡은 정경영(한양대 음대 교수)은 2012년부터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의 <썸머클래식>, <앙상블 콘서트>, <윈터클래식> 등의 해설을 맡고 있습니다. 객원 예술감독 및 협연자로 무대에 오르는 호르니스트 이석준(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은 서울대 음대, 독일 에셴 폴크방 국립음대에서 최고 연주자 과정을 마치고 KBS향 수석, 서울시립청소년교향악단 수석, 부천필 수석 등을 거쳐, 앙상블 TIMF, 솔루스브라스퀸텟, (사)한국페스티벌앙상블 멤버로 활동 중입니다. 수석 지도위원 및 협연자인 오보이스트 이윤정(현 경희대 음대 교수)은 서울대 음대 졸업 후 미국 줄리어드 음대에서 석사를 마치고 수원시향 수석을 지냈습니다. 객원지휘자로 포디엄에 오르는 트롬보니스트 배석원(현 부천필 트롬본 제2수석)은 서울대 음대, 한예종 음악원 예술전문사, 네덜란드 왕립음악원에서 최고연주자 과정을 마쳤고요. 앙상블 TIMF 수석 단원, 경기필 부수석 등으로 활동했습니다.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겸임교수로 후학 양성 중입니다.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의 . 관악기와 오케스트라, 선후배의 조화가 따뜻한 가을을 부른다.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와 오랜 인연을 맺고 있는 정경영 교수가 이번 공연에서도 해설을 맡았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의 언어로 번역된 책인 <연금술사>로 기네스북에 오른 작가 파울로 코엘료. 그의 최신작 <아처>에서 궁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는데요. 활을 잘 다루는 명사수가 되기 위해서 궁사는 자신이 갈고닦은 모든 지식과 경험을 과녁 속 한 점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어요. 마찬가지로 청년 연주자들도 무대 위의 궁사가 된 듯,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향해 멋진 활시위를 당길 수 있길 바라봅니다.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의 젊은 열정이 그 화살과 함께 먼 곳으로 날아갈 수 있을 때까지요.

_정은주(음악 칼럼니스트, 『알아두면 쓸모 있는 클래식 잡학사전』, 『발칙한 예술가들』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