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20년 후원의 결실

2021년 올해 세종문화회관 후원회가 20주년을 맞았다.
2010년부터 후원회를 이끌어온 김동건 후원회장을 만났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보티첼리···. 이름만 들어도 가슴 설레는 르네상스 거장들입니다. 이들이 지금까지 명성을 얻는 데는 이탈리아 피렌체의 메디치 가문의 후원이 있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15세기 전후 무역으로 부를 쌓은 메디치 가문은 수많은 예술가와 학자들을 후원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문화예술은 후원이 필요한 분입니다. 예전에는 왕과 귀족, 부를 축적한 가문이 예술가를 후원했다면, 지금은 국가와 공공기관, 기업과 더불어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개인들도 후원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세종문화회관에도 훈훈한 마음을 가진 후원회가 있습니다. 2001년 출범한 세종문화회관 후원회는 문화예술을 사랑하고, 문화예술을 통한 나눔 문화 활성화에 앞장서는 오피니언 리더들의 모임입니다. 후원회는 출범 이후 매해 기부금을 조성해 서울시예술단과 문화예술소외계층 지원사업, 공연예술 발전 사업 등 회관의 다양한 분야를 지원해 왔습니다. 또한 그동안 후원회가 모금한 후원금은 10년 가까이 ‘청소년예술활성화사업’의 일환으로 꿈나무오케스트라·국악단의 운영에 쓰여 왔어요.
초대 후원회장은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이었고, 2010년부터는 김동건 법무법인 천우 변호사가 2기 후원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2022년을 며칠 앞둔 어느 날, 김동건 세종문화회관 후원회장을 만났습니다.

Q. 후원회장님은 언제부터 세종문화회관과는 인연이 있었고, 어떤 과정으로 지금의 자리에 오르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두산그룹 박용성 회장님이 후원회장을 맡고 계시다 후원회장 자리가 2~3년 비었을 때 가입하게 됐어요. 그때 저는 세종문화회관 선임직 이사를 맡았고, 2008년 이청승 사장님이 만드신 세종문화회관의 문화예술 교육프로그램 세종르네상스(SRP) 과정 1기를 수료했지요. 2009년부터 후원회로부터 “음악과 미술에 관심이 많으니 세종문화회관 후원회장으로 추대하면 어떻겠냐”라는 제안을 받았어요. 그 뜻에 따라 2010년 7월 공식 취임하게 됐습니다.

Q. 그동안 후원회장으로 진행했던 일 중에 결실을 맺은 사업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세종꿈나무오케스트라·국악단 활동에 관심을 갖고 지원하고 있어요. 문화로부터 소외된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세종문화회관이 진행하는 사업이에요. 상당히 성공적인 사업으로 알고 있어요. 단원 중에서는 전문적으로 음악 활동을 하는 친구들도 있다고 들었어요. 베네수엘라의 ‘엘 시스테마’ 오케스트라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어요. 예술로 청소년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며 감동받았습니다. 세종꿈나무오케스트라·국악단도 좋은 영향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합니다.

김동건 후원회장은 2010년부터 세종문화회관 후원회장을 맡고 있다.

Q. 코로나19 사태로 공연예술계가 많은 어려움을 겪었는데, 후원회 모임은 어땠나요?

그 점은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후원회 운영위원회는 그간 코로나 방역 지침을 준수하면서 1년에 5~6회 조찬 형식으로 모였어요. 후원금을 모금하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을 했는데, 일부 성과도 있었습니다.

Q. 후원회장으로 활동하신지 10년이 넘으셨습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어떤 생각이 드세요?

올해 11년이 됐네요. 이제 그만둘 때가 됐지요?(웃음) 후원회장의 역할은 후원회원을 모집하고, 후원금을 모금하는 일이에요. 처음 회장이 됐을 때는 열심히 활동했지만, 세월이 가면서 지금은 조금 활동이 저조한 것 같아 미안하고 아쉽습니다.

Q. 세종문화회관이 건립됐을 때부터 즐겨 찾으셨다고요.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 우리나라 문화예술의 분위기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궁금합니다

1978년 세종문화회관이 개관했을 때 우리나라에도 세계적인 공연장이 들어선다는 생각에 들떴던 생각이 나네요. 세종문화회관이 우리나라 공연계에 이바지한 점이 크다고 생각해요. 그때는 이렇게 훌륭한 공연장이 없었으니까요. 1988년 강남에 예술의전당이 들어서면서 양립 체제가 된 이후, 서울 각 구마다 공연장이 생기고, 지금은 지방 도시마다 공연장이 세워져서 예전보다 공연을 할 수 있는 무대가 굉장히 많아졌어요.

2018년 후원회 정기총회 모습.

Q. 언제부터 문화예술에 관심을 갖게 되셨나요?

1975년 서울형사지방법원 판사로 재직할 당시, 지금은 정독도서관인 경기고등학교 바로 앞에 살았어요. 인근에는 고 윤보선 전 대통령의 집이 있었고, 거기부터 서소문까지 양쪽에 화랑과 공연장이 있었어요. 집에서 나오면 세종문화회관 앞을 지나 인사동, 충무로, 명동까지 걷곤 했는데, 오며 가며 화랑에 들렀지요. 그때는 걸어 다니면서 즐길 수 있는 것들이 참 많았네요. 두 딸이 악기를 하게 된 후부터는, 담당 교수님들의 연주회를 찾아다니게 됐어요. 그 덕분에 음악에도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Q. 예술 후원은 언제부터 생각하게 되셨나요?

이건창호로 유명한 이건 그룹의 메세나 활동에 몇 번 참여했는데 참 보기 좋더라고요. 우리나라에서 문화예술에 조예가 깊고 경제적 여유가 있는 분들이 후원 활동을 하는 모습을 많이 봐왔어요. 제가 그분들의 경제적인 여유는 못 따라가더라도 좋아하는 마음은 그분들만큼 되지 않을까 생각에 작은 마음이나마 보태게 됐습니다.

2021년 하반기 세종문화회관후원회 문화 프로그램.

Q. 세종문화회관 후원회장으로서, 세종문화회관의 매력을 말씀해 주신다면?

저는 늘 후원회 소개에 앞서서 세종문화회관의 매력을 네 가지로 설명해요. 첫째, 세종문화회관이 있는 태평로는 문화, 경제, 사회 활동의 중심지에요. 인근에 각종 전시장과 공연장이 많아요. 둘째, 이보다 교통이 편할 수 없어요. 버스나 지하철이 잘 되어 있어서 편하게 올 수 있어요. 셋째, 세종문화회관에서 음악을 감상하고 즐기는 데 결코 비싼 금액이 들지 않아요.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의 공연 티켓 가격이 50만 원이라고 한다면, 그 자체로는 비싸 보일 수 있어요. 그러나 유럽이나 미국 현지에서 듣는다고 생각하면 결코 비싼 금액이 아니에요. 유명 공연 단체는 현지에서도 표를 구하기 어렵거든요. 네 번째는 세종문화회관 인근에는 공연을 본 뒤 들러서 가볍게 술이나 차 한잔할 수 있는 곳들이 많아요. 공연의 여운을 즐기며 한두 시간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온다면,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거예요.

Q. 후원회장으로 후원회 가입을 독려하신다면?

어떤 분들은 후원회 가입을 권유하면 ‘내가 어떻게 그 마당에 가서 놀 수 있느냐’라고 부담을 갖는 경우도 있어요. 요즘은 문화의 높낮이도 없고 누구든 즐기는 시대라고 생각해요. 또 후원금도 명성에 비해 크게 부담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물론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수 있지요. 다만 어릴 때부터 예술 후원을 접하면서 교육이 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조성되면 더 좋겠지요.

김동건 후원회장은 세종문화회관의 네 가지 매력을 말하며 예술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Q. 후원회에 가입하면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회원 등급에 따라 1년에 초대받을 수 있는 공연과 전시, 세종예술아카데미 수강 혜택이 있어요. 세종문화회관 공연 등의 티켓을 할인 받아 구입할 수 있고요. 또한 문화예술을 후원하는 마음으로 모이신 분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도 있고요. 무엇보다 후원하는 단체의 성장을 지켜보는 보람이 크지요.

Q. 앞으로 후원회가 계획하는 일들이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좋은 분을 3기 후원회장으로 모시고 싶어요. 좋은 후원회장을 뽑는 일은 후원회장으로서 후원 모금만큼이나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분이 오셔서 세종문화회관 후원회가 더 발전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계속 뒤에서 돕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문화공간175> 독자들에게 한 말씀해 주신다면?

독자 여러분, 올해 남은 기간 송구영신하시고 새해에 하시는 일들 잘 되시길 바랍니다. 새해에는 여유가 있다면 세종문화회관 후원회에도 관심 가져주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자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있는 2020년. 서울시합창단과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가 베토벤이 영혼으로 직조한 난관 극복기를 들려준다.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할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

삶을 낭만적으로 만드는 디즈니 영화음악이 공연으로 찾아온다. 멋진 영상과 오케스트라 연주의 절묘한 만남을 선보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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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할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자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있는 2020년. 서울시합창단과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가 베토벤이 영혼으로 직조한 난관 극복기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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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두경아(전 <스트라드>, <콰이어&오르간> 기자)
사진_김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