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T175

떠나요, 우리들의 여행 드로잉

세종예술아카데미 ‘여행 드로잉 클래스’ 야외 실습 현장을 찾아
가을을 그리는 수강생들을 만났다.

여행과 일상의 순간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여행 드로잉은 사진과는 다른 매력을 가졌습니다. 그날의 장면뿐만 아니라 감정과 기억을 손끝으로 담으며 자신만의 작품을 탄생시키는데요. 같은 장면을 보고도 사람마다 조금씩 다른 그림을 그리는 것은 이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세종예술아카데미는 스테들러코리아, 한국메세나협회와 협력해 국내 대표 드로잉 작가들과 시민들이 함께하는 ‘스테들러와 함께하는 세종예술아카데미 여행 드로잉 클래스’를 개설했습니다. 이번 드로잉 클래스에서는 감상 중심의 미술 강좌에서 벗어나 서울 도심의 다채로운 모습들을 직접 스케치하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드로잉 전문가인 김현길(리모), 박성진(지니), 임세환(카콜), 정승빈, 정연석 작가가 강사로 참여했습니다.

명륜당에서 진행된 세 번째 야외 실습. 드로잉을 시작하기 전 김현길 작가가 짧은 강의를 진행했다.

8월부터 13주간 진행되는 이번 클래스는 9주간은 드로잉 기초와 심화 과정을 익히고, 10주부터 서울 곳곳에서 실습을 해왔는데요. 강사별로 5개 팀으로 나뉘어 서울의 자연, 옛 동네, 한옥, 골목길, 근대건축물을 선정해 야외 실습을 가집니다. 11월 7일 세 번째 야외 실습 날, ‘서울의 자연’을 그릴 김현길 작가와 수강생들을 따라 여행 드로잉의 매력을 엿보고 왔습니다.

완연하게 물든 가을을 그려요

11월 초, 이른 시간의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성균관대학교 명륜당은 가을을 즐기러 나온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그 사이로 종이와 연필, 붓을 들고 자리한 일곱 명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여행 드로잉 클래스’ 강사 김현길 작가와 수강생들이죠.
명륜당 대청마루에 모인 강사 김현길 작가와 수강생들이 드로잉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그림을 그리기 전에 색감과 선을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지, 강사님의 설명에 귀를 기울입니다. “나무부터 그리다 보면 잎이 튀어 나갈 수 있으니, 나무를 감싸고 있는 울타리를 먼저 그려서 안정감을 잡아주는 것이 중요해요. 은행나무 색깔은 눈으로 보면 노랗게 보이지만 살짝 붉은색이 섞여 있어요. 아래쪽으로 내려올수록 더 붉은색을 띠기 때문에 오렌지 컬러를 사용해 색을 조합하면 자연스럽습니다.”

순간에 몰입하는 수강생들과 김현길 작가.

김현길 작가의 짧은 강의가 끝나자 수강생들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수강생들은 스케치를 시작하며, 드로잉 노트로 자신만의 여행을 떠납니다. 구름 한 점 없는 높은 하늘과 은행나무가 어우러져 어느 각도에서 봐도 완전한 가을을 보여주네요.

단순히 그린다는 것을 넘어

사람들의 즐거운 웃음소리로 소란스러운 와중에도, 수강생들은 각자의 가을을 담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 함께하는 수강생들은 여행 드로잉에 대한 애착도 남다릅니다. 정세영 수강생은 “스쳐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기록으로 나에게 남겨진다는 점이 너무 좋았어요”라며 여행 드로잉이 ‘삶의 힐링’이라고 말했습니다. 박경화 수강생은 “여행지를 사진 말고 그림으로도 남기고 싶었어요. 여행 드로잉은 자연과 하나 되는 기회예요. 몰입해서 보니까 더 자세히 살펴보게 되고, 더 기억에 남아요”라며 그린다는 것은 여행지를 깊이 추억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같은 은행나무를 보고 있지만 저마다 색감도 분위기도 다르다.

늘 가슴에 품고 있던 여행 드로잉을 이번 클래스로 다시 만난 분들도 있는데요. 이동주 수강생은 “여행 드로잉은 저에게 안식처인 것 같아요. 오롯이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이거든요.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는데, 다른 직업을 가지다 보니 그런 시간을 가지기 힘들었어요”라며 이번 드로잉 클래스로 좋아하던 일을 다시 할 수 있어 너무 좋다고 말했습니다. 손민정 수강생은 “예전에 유럽여행을 갔는데, 바티칸에서 어떤 사람이 그림을 그리고 있었어요. 그 모습이 너무 멋있어 보여서 ‘나중에 나도 꼭 저렇게 우리나라의 멋진 모습을 담고 싶다’고 생각했죠”라며 여행 드로잉을 ‘기대, 희망, 꿈’이라고 칭했습니다.

어느새 수강생들의 드로잉 노트가 노랗게 물들었습니다. 각자의 개성이 넘치는 작품들이 한자리에 모였네요. 추해연 수강생은 “깊어진 가을을 한껏 느낄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라고 말했고, 김지은 수강생은 “이번 클래스를 통해 야외 실습을 다니면서 몰랐던 서울의 명소를 그림에 담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라며 다음 실습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습니다.

김현길 작가와 6명의 수강생의 작품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렇게 완성된 수강생들의 작품은 내년 상반기에 세종문화회관과 스테들러코리아가 기획하는 전시회를 통해 발표할 예정입니다. 전시회에서 만날 서울의 모습이 벌써 궁금해집니다.

“작은 용기와 사소한 계기만 있으면 예술을 시작할 수 있어요”

세종예술아카데미 ‘여행 드로잉’ 강사 김현길(리모) 작가

‘여행 드로잉’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려요

여행 드로잉은 의미 있는 하루를 기록하는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멀리 여행을 가지 않고, 가까운 우리의 공간을 기록하는 것도 여행 드로잉이죠. 일상을 여행처럼 즐겁게 산다면 우리의 하루하루가 여행 아닐까요? 여행 드로잉은 한곳에서 길게는 몇 시간 앉아서 풍경을 느끼며 그리는 행위이기 때문에, 느린 여행을 하고 싶으신 분에게 새로운 여행법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오래 풍경을 관찰하면 평범한 풍경 속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발견하거나, 나의 생각이나 주관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죠.

오늘은 수강생들이 드로잉 클래스를 통해 갈고닦은 실력을 발휘하는 날입니다. 서울의 다채로운 모습 중 ‘서울의 자연’을 콘셉트로 정한 이유가 있나요?

첫 야외 수업은 인왕산에서, 두 번째는 노들섬에서 진행했어요. 유럽의 도시를 여행하면서 서울의 자연이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한강처럼 큰 강을 가진 도시도 드물어요. 서울을 둘러싼 좋은 산들도 많아서 서울의 자연을 바라볼 수 있는 수업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8월부터 시작된 강의가 벌써 끝나가네요. 소감이 어떠신가요?

좋은 계절을 기록하다 보니 벌써 겨울이 다가왔습니다. 너무 빨리 지나간 것 같아서 아쉽네요(웃음). 저 역시 서울의 새로운 면모를 알게 된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지방에서 매주 올라오시는 분들도 있는데, 이렇게 그림에 대한 열의가 높은 분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되어서 참 좋았습니다. 이번 수업을 통해 ‘그림 그리는 것이 재미있구나’, ‘예술이 작은 용기와 사소한 계기만 있다면 어렵지 않은 것이구나’라고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자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있는 2020년. 서울시합창단과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가 베토벤이 영혼으로 직조한 난관 극복기를 들려준다.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할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

삶을 낭만적으로 만드는 디즈니 영화음악이 공연으로 찾아온다. 멋진 영상과 오케스트라 연주의 절묘한 만남을 선보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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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할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자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있는 2020년. 서울시합창단과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가 베토벤이 영혼으로 직조한 난관 극복기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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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할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

_신은정(<문화공간175> 편집팀)
사진_김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