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T175

더 젊고 더 열린 세종을 위하여

17년 만의 변화를 시도한 세종문화회관. 김성규 사장을 만나
브랜드 아이덴티티 개편 작업 이야기를 들어봤다.

대한민국 공연 문화의 산실 세종문화회관이 17년 만에 BI(브랜드 아이덴티티)와 CI(기업 아이덴티티)를 전면 교체합니다. 단순히 로고를 바꾸는 수준을 넘어 세종문화회관에서 제작·통용되는 인쇄물(브로슈어, 리플렛, 포스터 등)과 문서에 적용되는 서체와 전용 색상은 물론 캐릭터, 굿즈 등 모든 제작물에 새 BI와 CI가 적용됩니다.
새 BI·CI에는 세종문화회관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 담겨 있습니다. 바로 ‘확장성’이죠. 1978년 개관 이래 최고의 예술 공연을 펼쳐왔지만, 시민들이 세종문화회관에 대해 권위적이고 보수적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제 보다 많은 젊은 관객들을 세종문화회관 안으로 들이겠다는 방향성이 새 BI·CI에 담겨 있습니다. 이번 아이덴티티 개편 작업을 이끌어 온 세종문화회관 김성규 사장을 만나 새 BI·CI에 담긴 의미와 앞으로 펼쳐질 변화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Q. 이번 아이덴티티 개편 작업을 결정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현재 세종문화회관 로고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지금 사용하는 로고가 나쁘다는 생각은 전혀 해본 적이 없어요. 사실 꽤 무난한 로고죠. 하지만 세종문화회관의 정체성이 잘 드러나지 않는 것도 사실이에요. 그동안 세종문화회관은 시민들에게 최고의 예술을 선사해 왔어요. 이건 우리의 변하지 않는 정체성이죠. 하지만 시민들은 세종문화회관에 왔을 때 보이지 않는 벽이 가로막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 것 같아요. 문턱이 높아 보이는 거죠. 공간적인 문턱을 느끼는 것은 물론, 분위기와 공기에서도 벽을 느끼시는 것 같아요. 고객 조사에서 세종문화회관에 대한 이미지 중 가장 많은 게 ‘웅장한’, ‘보수적’, ‘전통적’, ‘정적인’이었어요. 기존 로고가 ‘최고의 예술을 제공하는 공간’이라는 공급자 중심의 정체성이 반영된 것이라면, 새 로고에는 ‘누구나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라는 시민 관점에서의 정체성이 반영됐어요.

17년 만의 변화를 시도한 세종문화회관. 김성규 사장을 만나 브랜드 아이덴티티 개편 작업 이야기를 들어봤다.
17년 만의 변화를 시도한 세종문화회관. 김성규 사장을 만나 브랜드 아이덴티티 개편 작업 이야기를 들어봤다.

세종문화회관 앞 도로가 ‘공원을 품은 광장’으로 단장되고 있다. 여기에 브랜드 아이덴티티까지 개편됨으로써 세종은 여러모로 참신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Q. 새 아이덴티티의 키워드는 무엇인가요?

‘확장성’이에요. 여기에는 여러 의미가 있어요. 우선 저는 세종문화회관의 가장 큰 과제가 젊은 세대를 새 고객층으로 확보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려면 무엇보다 젊은 층의 트렌드를 담아낼 필요가 있어요. 젊은 세대가 새 로고를 봤을 때 ‘세종문화회관이 달라졌네’ 하는 생각이 들어야 해요. 그리고 세종문화회관의 공간이 굉장히 크게 확장되고 있는 상황도 담아낼 필요가 있어요. 그동안 위탁운영해오던 ‘북서울꿈의숲아트센터’가 2017년부터 완전히 세종문화회관 산하 공연장이 됐어요. 또 서울 문래동에 ‘제2세종문화회관’이 건설 예정이고, 또 다른 지역에 새 공연장을 짓는 프로젝트가 논의 중이기도 해요. 광화문에만 머물러 있던 세종문화회관이 서울 곳곳으로 확장되는 만큼 이들 공연장에도 세종문화회관의 브랜드를 입혀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죠. 광화문이 아닌 서울시 전체를 아우르는 새 브랜드가 필요해요. 우리의 브랜드를 통해 서울시민과 대한민국 국민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할지 오랜 시간 고민해온 결과물이 이번 새 BI와 CI예요.

Q. 새 로고에 담긴 의미를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세요

세종문화회관이라는 명칭을 둘로 분리하면 세종과 문화회관으로 나눌 수 있어요. ‘세종’은 콘텐츠를, ‘문화회관’은 공연장·전시공간이라는 하드웨어를 의미하죠. 로고에서 문화회관에 너무 포커스를 두면 어느 공연장에서나 사용될 수 있는 범용의 로고가 돼요. 반면 세종에 너무 무게를 두면 세종문화회관을 의미하는 건지, 세종시를 일컫는 건지, 세종대왕을 상징하는 것인지 불분명해지죠. 결국 세종과 문화회관을 얼마나 균형 있게 잘 담아낼지가 중요했어요. 새 심볼마크로 예를 들면 ‘세종’의 첫 글자의 초성인 ‘시옷’과 세종문화회관 건물 정면의 기둥 6개를 형상화해 만들었어요. 또 국문 로고는 ‘세종문화회관’의 6개 음절들이 기둥 6개를 상징하면서 각 음절 내 천지인(ㅣ, · , ㅡ) 중 점이 음표처럼 보이게 했죠. 콘텐츠(예술)와 하드웨어(극장)가 균형 있게 반영돼 있어요.

17년 만의 변화를 시도한 세종문화회관. 김성규 사장을 만나 브랜드 아이덴티티 개편 작업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성규 사장은 새로운 아이덴티티와 함께 세종의 공연 콘텐츠도 더 참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Q. 17년 만에 새 BI와 CI를 만드는 과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사실 내부적으로도 아이덴티티 개편 작업을 해야 하는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어요. 저항감이 상당했죠. 직원들뿐 아니라 이 일을 추진한 저부터도 내면의 저항감을 느꼈어요. 새 BI와 CI가 무척 낯설게 느껴지거든요. 하지만 변화에는 항상 저항이 존재해요. 방향성이 맞다면 가야 한다고 스스로를 다독이고, 직원들을 설득했어요. 입찰 과정도 쉽지 않았어요. 한 업체는 예쁘게 잘 만들어 오는데, 이게 세종문화회관만의 정체성과는 무슨 관련이 있는 건지 모르겠더라고요. 사람들을 만나 우리가 왜 이런 심볼과 로고로 바꿨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하는데, 자신이 없었죠. 결국 예술 분야 아이덴티티 작업 경험이 풍부한 젊은 디자이너들에게 작업을 맡겼어요.

Q. 새 아이덴티티가 나왔으니 이에 부합하는 활동과 사업도 기대됩니다

우선 공연 콘텐츠가 많이 젊어질 거예요. 올해 시도해 대성공을 거둔 게임 음악 콘서트 <리그 오브 레전드 라이브: 디 오케스트라> 같은 참신한 공연을 계속 시도해야죠. 맥주, 콜라, 팝콘 등을 반입할 수 있는 기획 공연도 반응이 좋았는데, 이런 식으로 세종문화회관의 문턱을 낮추는 기획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세종문화회관 직원들이 이런 변화를 주도하고 있어요. 예술가들의 휴게공간인 ‘아티스트라운지’도 직원들의 아이디어로 탄생했죠. 저는 우리 직원들이 공연예술 분야의 최고 전문가라고 생각해요. 직원들이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하고 아이디어가 발탁되는 문화가 잘 유지되면 세종문화회관은 한층 젊은 문화공간으로 변모해 갈 거예요. 공연장은 공공의 공간이고, 변화하는 시대상을 반영해야 하는 곳이에요. 세종문화회관의 정체성은 앞으로도 계속 변화해 나갈 거예요. 현재의 정답이 10년 뒤엔 오답일 수도 있거든요.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자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있는 2020년. 서울시합창단과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가 베토벤이 영혼으로 직조한 난관 극복기를 들려준다.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할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

삶을 낭만적으로 만드는 디즈니 영화음악이 공연으로 찾아온다. 멋진 영상과 오케스트라 연주의 절묘한 만남을 선보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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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할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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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오수현(매일경제 기자)
사진_김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