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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네비게이션’을 따라 근현대미술사로

세종예술아카데미 여름특강에서 근현대미술사를 재미있게 안내해주는
‘아트 네비게이션’ 강의를 맡은 김찬용 전시해설가를 만났다.

‘도슨트(docent)’란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관람객에게 작품을 설명하는 사람 혹은 일을 뜻합니다. 다소 낯선 이름의 직업일 수도 있겠지만 미술 전시에 관심 있는 애호가들 사이에선 알음알음 유명하지요. 그중에서도 국내 1호 전업 도슨트인 김찬용 전시해설가는 전시장의 작품뿐 아니라 미술사에 이름을 남긴 수많은 작가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알기 쉬운 해설을 들려준다고 정평이 나 있습니다. 세종예술아카데미 여름특강에서 8월 24일과 31일 ‘아트 네비게이션’이란 제목의 근현대미술사 강의를 통해 미술 애호가들을 안내해 줄 김찬용 도슨트를 만나 작품 관람에 도움을 줄 ‘꿀팁’ 미술사 강좌 소개를 들어봤습니다.

Q. 세종예술아카데미 여름특강에서 진행하실 강의는 근현대미술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던데요

기본적으로 근현대미술사에 관련된 강의입니다만 학술적이거나 전문적이기보다는 미술에 관심 갖기 시작하는 애호가를 위한 진짜 최소한의 미술사,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수준의 교양 미술사 강의라고 보시면 됩니다. 강의엔 당연히 작가랑 작품 이야기가 들어가긴 하지만 그보다는 역사적 맥락 안에서 나타난 미술 사조와 그 예술가들이 왜 의미가 있었는지를 좀 더 깊게 얘기하려고 해요.

세종예술아카데미 여름특강에서 근현대미술사를 재미있게 안내해주는 ‘아트 네비게이션’ 강의를 맡은 김찬용 전시해설가를 만났다.

세종예술아카데미 여름특강에서 ‘아트 네비게이션’을 강의할 김찬용은 국내 1호 전업 도슨트다.

Q. 일반 관객의 시선에선 현대미술로 올수록 난해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데 이런 관객에게 전시를 잘 감상할 수 있는 ‘꿀팁’을 조언해 주실 수 있을까요?

부담을 버리시면 좋겠어요. 보통 피카소 이후 추상미술이 등장하는 시점부터 미술이 너무 어려워졌다는 인식이 많더라고요. 하지만 오히려 그때부터 예술가들이 자유롭기도 하고 대중을 위한 예술을 추구한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니 작품을 보고 솔직하게 느끼면 됩니다. 어떤 작품을 볼 때 이상하다고 느낀 그 느낌까지도 그대로 받아들이면 됩니다. 정답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죠. 작품을 보실 때도 막 집중해서 대단한 걸 느끼려 하지 말고 한 작품당 일단 3초씩 보시라고 말씀드려요. 이렇게 하나하나 가볍게 산책하듯 지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느낌이 와서 멈춰 서게 되는 작품이 생기거든요. 그게 자신이 좋아하는 구도나 색감이 담겨 있는 작품이니, 그런 관람을 여러 전시에서 반복하다 보면 자신이 좋아하는 장르도 분명 발견하게 될 겁니다. 그리고 그 지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내가 느낀 감정과는 달리 이 작품은 왜 대단하다는 평가를 받는 걸까 하는 의문을 품어도 좋아요. 그럼 그 시대의 맥락을 이해하고 싶은 필요도 느끼게 되니까요.

Q. 조금 더 깊은 이해를 위해 노력하는 시작점이 생기는 셈이군요

이번 강의에서 19세기를 시작점으로 잡은 이유도 우리 시대를 이해하려면 이 시대에 가까운 예술을 먼저 알아두는 게 좋다고 생각해서입니다. 미술사를 이해하겠다고 먼 옛날 알타미라 동굴 벽화부터 시작해 버리면 보통은 다빈치의 ‘모나리자’도 만나기 전에 지겹고 어렵다고 덮어버리는 경우가 많거든요. 이왕이면 관심이 가는 데부터 시작하는 걸 추천드려요. 인상파 예술가인 모네나 고흐의 작품은 누가 봐도 예쁘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제일 많이 사랑받는 예술가들이며, 개념이나 기법으로 봐도 근대적인 예술의 시작점이었다고 평가받아요. 그러다 인상파 등장 이후 딱 10년쯤 뒤에 야수파와 입체파가 등장하고 추상미술까지 등장합니다. 예쁜 예술이 각광받다가 갑자기 급변하는 과정만 이해해도 훨씬 더 맥락을 짚기 쉬워집니다. 예를 들어 뒤샹이 갖다 놓은 변기가 왜 작품이 되는지를 알 수 있는 거죠.

세종예술아카데미 여름특강에서 근현대미술사를 재미있게 안내해주는 ‘아트 네비게이션’ 강의를 맡은 김찬용 전시해설가를 만났다.

김찬용은 ‘아트 네비게이션’을 통해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는 근현대미술사를 강의할 예정이다.

Q. 국내 1호 전업 도슨트이신데 미개척 분야에 첫발을 내디딘 계기를 말씀해 주시겠어요?

저는 대학에서 서양화 실기를 전공했어요. 졸업할 무렵 창작 재능은 부족하다고 스스로 평가했지만 미술을 너무 좋아해서 미술계에서 할 수 있는 여러 일을 찾아봤어요. 미술 사무직이나 작품을 판매하는 일 등 온갖 일들을 경험하다 찾은 제일 보람차고 성향에 잘 맞는 일이 도슨트였어요. 그런데 막상 현장을 둘러보니 국내에서는 이 일을 직업이라고도, 그러니 돈을 줘야 한다고도 생각을 안 하더군요. 제로베이스로 시작했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이니 열심히 해서 돈이 되게끔 만드는 게 더 행복한 선택일 거라고 용기를 낸 거지요. 처음 시작할 때에 비하면 요즘에는 규모도 커지고 관심 가지는 분들도 많이 늘어났어요. 저처럼 전업으로 하는 도슨트는 여전히 열 손가락에 꼽는 수준이긴 하지만 그래도 꽤 많은 기획사나 큐레이터분들이 도슨트의 전달 효과를 인정하고 있어요.

Q. 많은 분들이 김찬용 도슨트의 해설을 들으러 일부러 찾아오기도 한다던데, 좋은 해설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시나요?

종종 찾아와 인사해 주시는 분들이 계시긴 한데, 물론 굉장히 감사한 일입니다만, 저는 도슨트가 팬을 만들고 유지하는 걸 피하려고 합니다. 작가와 작품, 기획자가 존재해야만 자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도슨트이기 때문에 미술관에서 도슨트가 더 돋보이는 건 전혀 좋은 상황이 아니라 생각해서 늘 무채색 계열 옷만 입고 다녀요. 해설 준비는 짧은 기간에 해야 하는 경우도 많고 주어진 시간 안에 최대한 준비해야 되기 때문에, 도슨트의 어쩔 수 없는 덕목 중 하나가 늘 끊임없이 독학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전시에 고용되어 있지 않을 때도 가능하면 폭넓게 공부하려고 합니다. 다른 분야에 대한 책, 기왕이면 논문 자료를 많이 읽어보려고 해요. 다양한 관점을 많이 습득해 두면 급하게 의뢰가 들어왔을 때도 빠른 준비가 가능해지니까요.

김찬용 해설가는 문화예술을 지친 인생에 선물하는 ‘각성’이라고 말한다.

Q. 일 때문에 오히려 전시를 즐기듯 보진 못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시간 여유가 나실 때는 어떤 활동을 하시나요?

사실 평소에도 맨날 미술만 생각하면서 미술책만 보거나 하진 않아요. 그냥 퍼져 있거나 자는 것도 굉장히 좋아합니다. 다만 전공이 서양화였다 보니 가끔 머리가 복잡할 때는 태블릿을 이용해 디지털 드로잉 그림을 그리기도 해요. 비슷한 맥락에서 저는 문화예술이 ‘각성’의 기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먹고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바쁘게 살다 보면 어느 순간 ‘나’라는 존재나 나의 인생을 보살피지 못할 때가 많잖아요. 그때 나에게 자극을 주는 좋은 예술 작품을 보면서 작품과 시대에 대해 고민하다 보면 나를 돌아볼 수 있게 되기도 하죠. 미술관이나 공연장 같은 곳에 많이 방문하셔서 그동안 지친, 보살피지 못한 자신의 인생을 각성하는 계기로 삼으시면 좋겠습니다.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자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있는 2020년. 서울시합창단과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가 베토벤이 영혼으로 직조한 난관 극복기를 들려준다.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할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

삶을 낭만적으로 만드는 디즈니 영화음악이 공연으로 찾아온다. 멋진 영상과 오케스트라 연주의 절묘한 만남을 선보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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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할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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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김태훈(주간경향 기자)
사진_김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