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GE

기대해 두 번째 전성기

서울시무용단 〈감괘〉는 얼어붙은 공연예술계에 화끈한 도전장을 내민다.
무리수가 아니다. 치밀한 계획과 탐구로 탄생시킨 대작이다.

서울시무용단의 재도약에 대한 무용계와 관객의 관심과 기대가 큽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시립 한국무용단이라면 안정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독자적인 레퍼토리를 확립해야 하며 단원들의 역량 강화뿐 아니라 예술적 방향에서의 균형감도 중요한데, 그에 대한 긍정적인 성과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죠. 오는 4월 16일부터 양일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초연하는 <감괘>는 2여 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완성되는 창작 대작으로 서울시무용단의 높아진 제작 역량을 확인해볼 수 있는 무대입니다.

모두가 주목하는 서울시무용단의 재도약

1974년 창단해 올해로 46주년을 맞이한 서울시무용단은 문일지, 배정혜 단장 시절인 1980-90년대에 화려한 전성기를 누린 바 있습니다. 당시 국립무용단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혁신적인 안무에 있어서는 보다 앞서간다는 평가까지 받았죠. 현대적인 감각의 창작에 대한 무용계와 관객들의 관심과 신뢰가 상당히 두터웠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침체일로에 들어서더니 2010년대에는 존립의 위기감마저 감돌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었습니다.
오랜 침체를 뒤로 한 채, 2019년 1월 제8대 단장으로 정혜진이 부임한 후 재도약의 날개를 활짝 펼쳤습니다. 첫 번째 성과물인 정기공연 <놋-N.O.T>에서 한국춤의 동시대성, 대중적 수용력, 대작 제작 능력, 직업무용단다운 실연 역량을 확인시켰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했죠.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빠르게 이루어냈다는 점에서 정혜진 신임 단장과 30여 명에 이르는 단원 그리고 제작진의 합일된 노력과 의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서울시무용단 는 얼어붙은 공연예술계에 화끈한 도전장을 내민다.

정혜진 단장의 첫 성과물인 <놋-N.O.T>에서 서울시무용단은 자신의 역량을 증명했다.

2020년에는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상당수의 국·시립 예술단체들이 공연을 취소하는 상황이었지만, 서울시무용단은 세 개의 메인 공연을 모두 무대에 올렸습니다. 무관객 온라인으로 중계된 4월 <놋-N.O.T>, 관객을 수용해 온라인으로 중계된 10월 <웨딩보감>이 바로 그 작품들입니다. 두 공연은 모두 영상 콘텐츠화 되어 온라인으로 중계되면서 언택트 시대에 서울시무용단의 적응력을 확인시켜주었습니다. 무용계에서는 서울시무용단의 최근 행보가 한국무용의 창작 다변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죠. 관객들에게는 오랫동안 기다린 ‘퀄리티 있는 창작 대작’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선진적인 제작 시스템 구축

서울시무용단의 <감괘>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점은 선진적인 제작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것입니다. 체계적인 사전 제작과 제작 군단의 확립을 목표로 하는 선진적인 제작 시스템은 정혜진 예술감독이 2019년 취임 당시부터 계획했던 사항입니다. 이는 두세 달 정도 준비해 작품을 올리는 현재 상황에서는 퀄리티 있는 창작 대작을 내기가 힘들다는 인식으로부터 출발했지요.

서울시무용단 는 얼어붙은 공연예술계에 화끈한 도전장을 내민다.
서울시무용단 는 얼어붙은 공연예술계에 화끈한 도전장을 내민다.

물을 주제로 한 지난해 공연 <더 토핑>은 완성도 높은 <감괘>를 만들기 위한 과정이었다.

서울시무용단은 작년 말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더 토핑>이라는 기획공연을 통해 물을 주제로 한 작품 세 개를 발표했는데요. 이 작품이 <감괘>의 쇼케이스 성격을 겸하고 있었습니다. 단순히 물을 주제로 한 기본적인 안무작을 만드는 데 그친 것이 아니라, 무대에 물을 흥건하게 뿌리고는 어떤 그림이 나올 수 있는지 혹은 예기치 못한 변수가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 것입니다.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점은 <감괘>에 <놋-N.O.T> 제작진이 대거 투입됐다는 사실입니다. 정혜진 예술감독의 총괄 안무를 필두로, 연출에 오경택, 작곡에 김철환, 조명디자인에 신호, 의상디자인에 파둘라 미리카·이호준, 그리고 조안무에 김성훈·전진희·한수문이 투입됐죠. 여기에 무대디자인에 오필영과 영상디자인에 신성환 등이 가세합니다. 그야말로 각 분야 최고 전문가들이 제작군단을 형성했습니다. 이들이 합일된 힘을 발휘한다면 작품성은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위기를 극복하는 인간의 모습을 중첩하다

신작 <감괘>는 말 그대로 <주역(周易)>의 팔괘(八卦) 중 하나인 ‘감괘’를 소재로 합니다. 태극기의 건곤감리 중 감이 바로 이 ‘감괘’입니다. 역학에서는 자연계와 인간계의 본질을 인식하고 설명하는 기호로 팔괘를 사용하는데, 팔괘 중 하나인 ‘감괘’는 물과 험난한 운명을 의미하죠. 여기서는 감괘가 중심이 되는 8가지 괘를 모티브로 하여 자연의 이치를 깨닫고 위기를 극복하는 인간의 모습을 그립니다.

서울시무용단 는 얼어붙은 공연예술계에 화끈한 도전장을 내민다.
서울시무용단 는 얼어붙은 공연예술계에 화끈한 도전장을 내민다.

<감괘>는 물의 이치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고난을 극복하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정혜진 예술감독은 맹자의 말 중에서 ‘천시(天時)는 지리(地利)만 못하고 지리는 인화(人和)만 못하다’는 부분을 인용합니다. 이는 ‘하늘이 주는 운은 땅의 이로움만 못하고 땅의 이로움은 사람 사이에 화합만 못하다’는 뜻으로, 요즘의 우리들에게 서로 힘을 합친다면 어떤 악재도 극복할 수 있다는 교훈을 전합니다. <감괘>는 코로나19로 인한 재앙적 상황에서도 물의 이치를 통해 마음의 중심을 잡고 고난을 극복하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이죠.

무대에 물을 끌어들인 스펙터클한 시도

극장 무대에서 가장 활용하기 어려운 두 가지 기재를 꼽으라면 불과 물입니다. 불은 화재의 위험이 있고, 물은 방수와 배수와 누수로 인해 기술적으로 기피할 수밖에 없습니다. <감괘>는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물을 무대 위로 끌어들여 스펙터클한 수중 춤 장면을 연출한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기술적으로 상당히 어려운 시도라고 할 수 있는데,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물을 주도적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실제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가로 18m, 세로 12m의 수조를 설치하고 50명에 달하는 대규모 출연진이 등장하여 물과 함께하는 다양한 움직임을 펼칠 예정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공연예술계가 위축된 시기에 모험적인 시도를 과감하게 단행하는 서울시무용단의 배짱은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배짱만 부리는 것이 아니라, 치밀한 계획과 탐구와 훈련과 실현을 바탕으로 하기에 더욱 가치 있게 느껴집니다.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자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있는 2020년. 서울시합창단과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가 베토벤이 영혼으로 직조한 난관 극복기를 들려준다.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할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

삶을 낭만적으로 만드는 디즈니 영화음악이 공연으로 찾아온다. 멋진 영상과 오케스트라 연주의 절묘한 만남을 선보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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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할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자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있는 2020년. 서울시합창단과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가 베토벤이 영혼으로 직조한 난관 극복기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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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할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

_심정민(무용평론가·비평사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