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GE

팝아트 거장이 온다

영국 팝아트 예술가 필립 콜버트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전시를 진행한다.
그의 작품에 담긴 이야기와 코로나19 사태 극복 메시지를 만나보자.

영국 팝아트 예술가 필립 콜버트 전시회가 국내 최초로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린다. 필립 콜버트는 ‘차세대 앤디 워홀’이라고 평가받고 있는 팝 아티스트로 짧은 경력에도 불구하고 영국 갤러리 사치의 소속 작가로 선정된 바 있다. 대형 갤러리 소속 작가라는 것은 국제적으로 예술성을 인정받았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에 국내 최초로 열리는 필립 콜버트 전시는 코로나19 사태에 지친 사람들을 위로하는 메시지를 담은 작품도 선보여 오늘날의 위기를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지금 이 시대의 현실을 담아내다

필립 콜버트의 이번 전시는 앤디 워홀 작품에서 볼 수 있었던 방식으로 선보이고 있지만, 다루는 이야기가 다르다. 앤디 워홀을 그대로 따라해 스타, 만화, 공장에서 대량 생산되는 물건만 그렸다면 필립 콜버트 역시 앤디 워홀의 추종자로 머물렀을 것이다. 앤디 워홀이 관심을 가졌던 것은 대중 스타와 코카콜라 등등 대중 소비문화였다. 이와 달리 필립 콜버트는 현시대의 아픔을 직시했다.

영국 팝아트 예술가 필립 콜버트가 세종문화회관에서 첫 내한 전시를 연다. 그의 작품에 담긴 이야기와 코로나19 사태 극복 메시지를 만나보자.

Hope of Love(Study), 2020, 캔버스에 유채와 아크릴, 145cm x 221cm x 5cm

영국 팝아트 예술가 필립 콜버트가 세종문화회관에서 첫 내한 전시를 연다. 그의 작품에 담긴 이야기와 코로나19 사태 극복 메시지를 만나보자.

Flower Study from Lobster Land Museum (Red, Yellow, Magenta, Blue), 2020, 캔버스에 유채와 아크릴, 120x120x4.5cm(이미지달아보고 캡션 수정)

예술가는 시대의 아픔이나 시대정신을 반영하며 예술을 표현하고, 자신의 예술성을 드러낸다. 이 시대의 가장 큰 고민은 코로나19 사태다. 코로나19 전염병이 끼치는 사회적 영향은 상상을 초월한다. 모든 사람들의 생활 패턴을 바꿔놓았다. 필립 콜버트는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예술가로서 이 현실을 작품에 반영했다. 그가 코로나19 전염병을 어떻게 느꼈는지를 보여주고 있는 대표적인 작품이 <Hope of Love (Study)>다.

빈센트 반 고흐가 노란색 나이키 윗옷과 파란색 아디다스 트레이닝 웨어를 입고 말을 타고 있다. 배경에는 고흐의 그림 ‘별이 빛나는 밤’이 있다. 고흐가 탄 말 주변에는 원화, 달러 등등 돈이 그려져 있고 ‘스톱’이라고 쓴 도로 표지판 아래에 필립 콜버트의 캐릭터 중 하나인 랍스터가 누워 있다. 이 작품에는 필립 콜버트의 코로나19 사태와 같이 현대인이 노출되어 있는 혼돈의 세상에 대한 생각이 잘 담겨 있다.

영국 팝아트 예술가 필립 콜버트가 세종문화회관에서 첫 내한 전시를 연다. 그의 작품에 담긴 이야기와 코로나19 사태 극복 메시지를 만나보자.

Hunt Starry Night II, 2020, 캔버스에 유채, 132x163cm

영국 팝아트 예술가 필립 콜버트가 세종문화회관에서 첫 내한 전시를 연다. 그의 작품에 담긴 이야기와 코로나19 사태 극복 메시지를 만나보자.

Hunt Starry Night II, 2020, 캔버스에 유채, 132x163cm

노란색만 그렸다면 과거에만 머물렀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고흐의 옷에 나이키와 아디다스를 그려 넣었다. 이는 고흐가 과거의 인물이 아닌 현대인을 나타낸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흐의 발아래에 있는 포크와 말, 달러 등은 현대인에게 필수품인 의식주를 나타낸다. 또한 그가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을 모티브로 한 것은 코로나19 전염병 때문에 밤 활동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흐가 말을 타고 창을 들고 있는 모습은 세르반테스의 주인공이자 현실을 무시한 공상가 돈키호테를 의미한다. 고흐를 돈키호테처럼 표현한 것은 코로나19 전염병으로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은 망상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이를 확실하게 해주는 장치가 유턴이 금지된 표시판이다. 

게임, 예술적 가상세계를 구현하는 도구

이번 전시회에 필립 콜버트가 선보인 것 중 하나는 게임이다. 게임은 콜버트에게 또 다른 자아가 살아 숨 쉬는 공간이자 가상세계인 랍스터 랜드를 구현하기 위한 도구이다. 그는 게임과 같은 가상공간 속 소재를 다루었고 이번 전시회에서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작품이 헌트 페인팅 시리즈다.

영국 팝아트 예술가 필립 콜버트가 세종문화회관에서 첫 내한 전시를 연다. 그의 작품에 담긴 이야기와 코로나19 사태 극복 메시지를 만나보자.

Dark Hunt Triptych, 2018, 캔버스에 유채와 아크릴, 270x585x4.5cm

영국 팝아트 예술가 필립 콜버트가 세종문화회관에서 첫 내한 전시를 연다. 그의 작품에 담긴 이야기와 코로나19 사태 극복 메시지를 만나보자.

Dark Hunt Triptych, 2018, 캔버스에 유채와 아크릴, 270x585x4.5cm

이 작품은 헌트 페인팅 시리즈 중 대작으로 꼽히는 대표적인 회화 작품이다. 헌트 페인팅은 기본적으로 대중문화를 상징하는 이모지, 아이콘, 대중적 이미지 등을 한 폭의 그림에 가득 담아낸 것을 말한다. 콜버트는 헌트 페인팅 작업을 통해 오늘날 대중이 얼마나 소비문화에 노출되어 있고 과포화 된 정보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지를 표현하고자 했다. 특히 이 작품은 삼면화로 제작된 것이 특징이다. 삼면화는 전통적으로 종교화에서 볼 수 있는 방식으로 일반적으로 중앙 부분은 주제, 양쪽에는 작가의 개인적인 생각을 담는다. 하지만 콜버트는 전통적인 방식을 차용하면서도 이를 재해석했다.

콜버트는 중앙 부분을 전투의 현장을 연상케 하는 장면으로 연출했으며, 양쪽에는 컴퓨터, 동물 등등을 배치했다. 이는 현재의 대중과 과거의 인간사 또는 미술사를 하나의 그림으로 응축시킨 작업이라고 볼 수 있다. 헌트 페인팅은 이처럼 현재와 과거를 함께 다루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말, 사자, 표범 등등 동물이 컴퓨터 화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은 온라인 게임을 의미한다. 군인, 해골, 경찰, 갑옷을 입은 사람들은 개개인의 온라인 캐릭터들을 의미한다. 이 작품에서 가장 재미있는 점은 기관총을 들고 있는 화가 살라도르 달리는 특유의 냉소적인 표정을 짓고 있고, 말을 타고 있는 고흐는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 서로 대비되고 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의 모습은 다양한 성격을 가진 현대인을 의미한다. 화면 하단의 누드화는 독일의 화가 루시언 프로이트의 작품을 모티브로 한 것으로, 남자가 눈을 감고 있는 모습은 게임이나 현실에 상관없이 홀로 편하게 있기를 바라는 현대인을 상징한다. 군인들 속 프랜시스 베이컨의 삼면화에는 화살에 맞아 고통스러워하는 인물과 피카소의 ‘게르니카’가 등장한다. 이는 게임 속 캐릭터를 통해 전쟁의 고통을 겪는 인간의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필립 콜버트는 세계 곳곳의 크고 작은 전쟁으로 인간성이 상실되는 것을 게임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이 작품의 가장 큰 캐릭터는 왕관을 쓰고 유니콘을 탄 랍스터다. 창을 든 랍스터와 유니콘은 인간을 구원하는 캐릭터다. 필립 콜버트의 대표적인 두 회화 작품은 회화의 본질을 놓치지 않으면서 현대인의 본질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게임 영상을 관람할 수 있는 스크린 및 플레이어가 하나의 출품작으로 비치된다.

영국 팝아트 예술가 필립 콜버트가 세종문화회관에서 첫 내한 전시를 연다. 그의 작품에 담긴 이야기와 코로나19 사태 극복 메시지를 만나보자.

Lobster Fountain, 2020, 브론즈에 아크릴과 래커, 100x108x110cm

영국 팝아트 예술가 필립 콜버트가 세종문화회관에서 첫 내한 전시를 연다. 그의 작품에 담긴 이야기와 코로나19 사태 극복 메시지를 만나보자.

Lobster Flower, 2020, 스테인레스 강철에 아크릴과 래커, 225x175x97cm

필립 콜버트의 분신, 랍스터

이번 전시회에서는 회화 작품뿐만 아니라 대형 조형 작품 등을 볼 수 있다. 그의 작품세계의 주인공은 랍스터다. 랍스터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그의 메시지를 감상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조형 작품은 <Lobster Fountain>이다.

계란후라이가 그려진 파란색 옷을 입은 랍스터가 머리에 변기를 뒤집어쓰고 있다. 이 랍스터는 작가가 큰 애정을 가지고 있는 살바도르 달리의 <가재 전화기>에서 차용한 것이다. 달리가 랍스터나 빵을 소재로 작품을 만든 이유는 그가 요리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다. 콜버트 역시 음식에 대한 관심이 많다. 콜버트의 작품들은 랍스터가 주도해서 내레이션을 펼쳐간다. 계란후라이가 그려진 파란색 옷은 평범한 음식을 상징한다. 계란후라이를 선택한 이유는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가장 즐겨 먹는 평범한 음식이라는 것에 있다. 그는 계란후라이에 전 세계 공통 음식이라는 상징성을 부여한 것이다.

이 작품의 반전은 변기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변기는 마르셀 뒤샹의 작품 <샘>이다. <샘>은 1917년 뉴욕 두 번째 아모리 쇼에 등장하면서 논란이 됐지만 결국 팝아트의 역사를 새로 쓰게 된다. 필립 콜버트가 자신의 캐릭터 속에 변기를 씌워 놓은 것은 팝아트의 계보를 이어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형 조형물로 만나는 현대인의 욕망

랍스터를 주제로 한 필립 콜버트의 조형 작품은 만화에서 볼 수 있는 캐릭터지만 입체적이다. 현대인들은 이제 평면적인 만화나 영웅에 모습에 만족하지 않고 입체적인 캐릭터로 만나기를 원하는 것이다. 필립 콜버트는 현대인의 욕망을 정확하게 판단했다. 랍스터라는 대형 조형물을 통해 만화 속 캐릭터나 영화 속 영웅들을 직접 만나고 싶어 하는 현대인의 소망을 표현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백남준을 향한 헌정 작품을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새로운 예술을 개척한 천재 아티스트들의 만남인 것이다.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을 찾으면 필립 콜버트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미디어 작가 백남준을 어떻게 바라보았는지 알 수 있다.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자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있는 2020년. 서울시합창단과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가 베토벤이 영혼으로 직조한 난관 극복기를 들려준다.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할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

삶을 낭만적으로 만드는 디즈니 영화음악이 공연으로 찾아온다. 멋진 영상과 오케스트라 연주의 절묘한 만남을 선보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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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할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자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있는 2020년. 서울시합창단과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가 베토벤이 영혼으로 직조한 난관 극복기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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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할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자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있는 2020년. 서울시합창단과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가 베토벤이 영혼으로 직조한 난관 극복기를 들려준다.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자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있는 2020년. 서울시합창단과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가 베토벤이 영혼으로 직조한 난관 극복기를 들려준다.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할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자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있는 2020년. 서울시합창단과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가 베토벤이 영혼으로 직조한 난관 극복기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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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탄생 250주년이자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있는 2020년. 서울시합창단과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가 베토벤이 영혼으로 직조한 난관 극복기를 들려준다.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할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

_박희숙(미술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