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GE

코로나 시대를 위로하는 희망의 메모리

희망을 노래하는 고양이들이 뮤지컬 <캣츠> 40주년 내한 공연으로 세종문화회관을 찾아온다.

고양이들이 환생을 위해 벌이는 ‘젤리클 축제’가 40회를 맞았다. 절망 속에서 희망을 꿈꾸며 벌이는 환생의 축제는 그간 많은 사람에게 희망의 무대로 다가왔다. <캣츠>가 꾸준히 무대에 오르는 이유다. 누구나 절망 속에 있지만, 누구나 희망을 꿈꾸지 않던가. 그래서일까. 40주년을 기념하는 고양이들의 축제가, 그것도 오리지널 팀의 내한으로 열리는 그들의 축제가 너무 반갑다. 지금 이곳은 절망의 시간이지만, 누구나 희망을 노래하고 싶기 때문이다.

나의 이야기가 된 고양이들의 인생사

무대의 막이 오르니 쓰레기 더미가 쌓인 공터가 펼쳐진다. 1년에 한 번씩 고양이들은 여기에 모여 그들만의 축제를 벌인다. 천상의 세계로 가 새 생명을 얻게 될 단 한 마리의 고양이를 선발하는 것이다. <캣츠>는 고양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환생할 기회를 얻을 한 마리를 뽑는다는 줄거리다. 선지자 고양이 튜터러노미가 도착하면 1년 중 단 하루 열리는 ‘젤리클 축제’가 펼쳐진다.

희망을 노래하는 고양이들이 뮤지컬 40주년 내한 공연으로 세종문화회관을 찾아온다.

절망 속에서 희망을 노래하는 고양이들의 축제. <캣츠>가 우리 삶으로 다가온다.

간택을 위해 그들이 털어놓는 각자의 삶은 다양하다. 말 많은 이웃집 아줌마 같은 점박이 고양이 제니애니닷, 청개구리 같은 성격의 럼 텀 터거, 극장에 사는 나이 든 배우 거스, 좀도둑 커플인 몽고제리와 럼플티저, 철도역에 사는 역무원 스킴블샹스, 뚱뚱한 부자 버스토퍼 존스 등 각양각색이다. 무리에서 떨어져 사는 음흉한 고양이 맥커버티는 무대를 난장판으로 만들거나 선지자 고양이를 납치하는 범행을 저지르기도 한다. 마법을 부리는 고양이 미스터 미스토펠리스의 도움으로 우여곡절 끝에 듀터러노미를 되찾은 고양이들은 다시 천상으로 갈 고양이를 뽑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던 중 그리자벨라가 새 삶의 주인공으로 선정된다. 진정한 행복과 추억을 담아 부르는 노래 ‘메모리’는 이 작품을 대표하는 음악으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그리자벨라는 마술처럼 하늘로 떠올라 천상의 세계로 향하며 무대는 막을 내린다.

“추억을 회상하며, 달빛 아래 나 홀로 과거의 아름답던 시절을 다시 꿈꿔 볼 수 있지요. 그때는 삶이 무척 아름다웠는데. (…)그때는 내가 행복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었던 것 같아. 과거의 아름다운 그 추억, 다시 내게 돌아오기를. (…)새벽에 해가 뜰 때까지 기다려야만 해요. 새로운 삶을 설계해야만 하니까. 그리고 절대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요.”(‘메모리’ 중)

희망을 노래하는 고양이들이 뮤지컬 40주년 내한 공연으로 세종문화회관을 찾아온다.

그리자벨라는 <캣츠>를 대표하는 노래 ‘메모리’를 부른다.

인생사는 가슴으로, 화려한 무대는 눈동자로

1981년 5월 11일, 런던 뉴런던 극장에서 개막한 <캣츠>는 이곳에서만 8500회 공연을 넘긴 웨스트엔드 사상 최장기 공연작이다. 1982년 대서양을 건너 뉴욕 윈터가든 극장에서 막을 올리며 브로드웨이의 롱런 기록도 갈아 치웠다. <캣츠>는 앤드류 로이드 웨버와 영국을 대표하는 정통 극단 로얄 셰익스피어 컴퍼니가 의기투합해 만든 작품이다. 스물여덟 나이에 극단 역사상 최연소 예술감독을 지낸 트레버 넌은 첫 뮤지컬이던 <캣츠>를 성공으로 이끈 후 <레 미제라블> 등의 대작을 잇따라 연출했다.

오늘날 15개 이상의 언어로 공연되는 <캣츠>는 각 나라의 뮤지컬 흐름도도 바꾸어 놓았다. 한국에서는 ‘200만 관객 돌파’라는 새로운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세종문화회관은 2015년과 2018년에 <캣츠>를 선보이며, 일명 ‘캣츠 전용극장’으로 자리 잡았다.
<캣츠>가 1981년에 초연되었으니, 2021년은 이 작품이 세상에 나온 지 4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5주간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오리지널 팀이 내한하여 대작의 정통과 뿌리를 보여주는 시간이다. 40년 동안 사람들은 고양이들의 이야기와 노래를 듣고 따라 부르며 울고 웃었다. 그들이 살면서 접하는 선과 악, 희망과 절망, 탄생과 죽음, 행복과 회한은 인간사와 닮아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삶이 우리의 가슴으로 다가온다면, 고양이들의 움직임을 묘사한 무대는 시각을 자극한다. 질리언 린의 안무는 아크로바틱, 재즈댄스 등을 활용해 고양이만의 움직임을 놀랍게 묘사한다. 특히 이번에 내한한 오리지널 팀은 원본의 안무를 유지하면서도, 제니애니닷 고양이의 탭 댄스에 화려함을 더하여 시대적 유행을 반영했다.
작품의 백미로 손꼽히는 오프닝 군무(젤리클 고양이들의 젤리클 노래)와 1막 후반부의 ‘젤리클 볼’, 미스터 미스토펠리스가 30회 이상의 회전으로 감탄을 자아내는 ‘푸에테’도 등장한다.

희망을 노래하는 고양이들이 뮤지컬 40주년 내한 공연으로 세종문화회관을 찾아온다.

이번 40주년 기념 공연은 오리지널 팀이 내한해 대작의 정통과 뿌리를 보여주는 시간이다.

희망의 ‘메모리’가 서울에 장착되는 순간

뮤지컬은 이야기-음악-무용의 삼박자를 갖춰야 한다. 하지만 화려한 무대 뒤에 남는 것은 무대에 흘렀던 노래 한 자락이다. “막이 내리고 나서 극장 밖을 나설 때, 관객이 그 작품에 나온 노래 한 자락이라도 흥얼거린다면 절반 이상의 성공이다”라고 말한 어느 작곡가의 인터뷰가 생각한다.
<캣츠>는 극중 그리자벨라가 부르는 노래 ‘메모리’로 기억되는 작품이다. 이 노래는 뮤지컬 넘버로 태어났지만, 오늘날에는 많은 사람들이 듣고 부른다. 재미있는 일화도 있다. 작곡가 로이드 웨버는 제작 초기에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가 없어 고민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작품이 나오기 1년 전인 1980년 여름 어느 페스티벌에서 <캐츠>를 위해 끄적인 스케치 선율들을 선보였다. 이때 발레리 엘리어트가 남편 T.S.엘리어트가 남긴 비공개 시 몇 편을 로이드 웨버에게 전달했다. 로이드 웨버는 강렬한 영감을 받았다. 영국의 대문호 T.S.엘리어트의 시가 <캣츠>에 영감을 준 영혼의 원작이 된 순간이었다.
이렇게 태어난 ‘메모리’는 ‘절망’ 속에서 부르는 ‘희망’의 노래이다. 우리는 고양이들의 우화 속에서 무엇을 보아야 할까. 어쩌면 코로나 시대여서 <캣츠>의 ‘메모리’가 우리의 가슴속에 더 깊이 ‘메모리’될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지금 절망 속에서 희망을 꿈꾸지 않던가.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자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있는 2020년. 서울시합창단과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가 베토벤이 영혼으로 직조한 난관 극복기를 들려준다.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할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

삶을 낭만적으로 만드는 디즈니 영화음악이 공연으로 찾아온다. 멋진 영상과 오케스트라 연주의 절묘한 만남을 선보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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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할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

_송현민(음악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