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소녀에서 아씨로

2006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애니’를 연기하던 두 소녀가 뮤지컬 〈작은 아씨들〉의 ‘에이미’로 돌아왔다.

눈이 빛난다. 서울시뮤지컬단의 창작 뮤지컬 <작은 아씨들>의 막내 ‘에이미’를 연기할 두 배우를 만나고 처음 든 생각이다. 꿈을 향해 달려가는 당찬 소녀 에이미를 연기할 전예지, 이아진 배우. 두 사람은 지난 2006년 아역 배우로 서울시뮤지컬단의 <애니> 공연에 함께한 이후, 지금까지 마치 에이미처럼 달려왔다.

Q. 2006년 서울시뮤지컬단의 뮤지컬 <애니>에서 ‘애니’를 연기했던 두 배우는 성인이 돼서 다시 서울시뮤지컬단 공연에 참여하게 됐다

전예지 나에게 <애니>는 첫 뮤지컬이었다. 그땐 너무 어려서 서울시뮤지컬단 분들이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다시 만난 지금은 편안한 분위기로 지낸다. 가족극이다 보니 이런 분위기가 공연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된다. ‘너네 여기서 오랜만에 만났지?’ 하며 물어보시기도 하는데, 사실 같은 대학교에 진학해 선후배로 만나 꾸준히 연락하고 지냈다.
이아진 ‘<애니>를 했던 아역 배우 둘이 성인이 돼서 다시 공연을 같이 해보면 어떨까’ 하면서 연락주셔서, 감사한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다. 여전해서 반가운 점이 많다. 연습실도, 같이 공연했던 분들도 여전히 그대로다. 다들 ‘그때 그 초등학생이 이렇게 컸구나.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구나’라고 말씀하신다.

2006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애니’를 연기하던 두 소녀가 뮤지컬 〈작은 아씨들〉의 ‘에이미’로 돌아왔다.

이아진(왼쪽), 전예지 배우는 다시 만난 세종문화회관이 반갑다고 말했다.

Q. <작은 아씨들>은 루이자 메이 올컷의 명작으로 영화, 드라마, 연극,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장르로 각색됐다. 뮤지컬 <작은 아씨들>의 매력은 무엇일까?

전예지 각 역할마다 개성 있는 노래를 만날 수 있고, 좋은 노래를 감상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이아진 뮤지컬뿐만 아니라 무대 예술의 특징인데, 무대라는 공간이 뉴욕이 됐다가 파리도 된다. <작은 아씨들>에서는 무대가 네 자매의 집이 되었다가 화려한 파티장이 되기도 한다. 그 모든 장면을 한자리에 앉아 직접 마주할 수 있다. 소설이나 애니메이션 등 다른 장르에서 상상만 했던 공간을 눈앞에서 직접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고, 감동이다.

Q. 제멋대로지만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미워할 수 없는 막내, 에이미를 연기하게 됐다. 응석받이지만 현실적이고 야무진 에이미와 닮은 점이 있나?

전예지 도전하는 모습이 닮았다. 응석받이라고 표현되지만 에이미가 철부지는 아니다. 꿈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계획한다. 응석받이처럼 보이는 이유는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들에게 표현을 많이 하기 때문이 아닐까. 미래를 향해 달려가다 현실의 벽에 부딪혀 움츠러들었다가도, 다시 도전하는 모습이 나와 닮았다.
이아진 닮았다기보다는 에이미의 당찬 면모를 닮고 싶다. 나는 내 의견을 사람들에게 말하려면 많은 용기가 필요한 성격이다. 그런데 에이미는 자신에 대해 정확히 알고, 원하는 것도 뚜렷하고, 그걸 표현하는 데도 거침이 없다. 그래서 가끔은 응석받이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누구보다 성숙하고 어른스러운 모습으로 성장한다. 나는 맏이로 자라서 항상 동생들을 챙기고 이끄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자신에 대해 확고하고 당찬 에이미의 성격을 닮고 싶다.

2006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애니’를 연기하던 두 소녀가 뮤지컬 〈작은 아씨들〉의 ‘에이미’로 돌아왔다.
2006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애니’를 연기하던 두 소녀가 뮤지컬 〈작은 아씨들〉의 ‘에이미’로 돌아왔다.

전예지 배우는 미래를 향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에이미의 모습이 자신과 닮았다고 한다.

Q. 전쟁으로 힘들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꿈을 키우며 성장하는 네 자매. 그중에서도 에이미는 미술 또는 화가를 꿈꾼다. 두 배우도 배우로 살아오며 힘든 점이 있었을 것 같은데

이아진 매 순간이 두렵고 힘든 도전이다. 사실 걱정이나 두려움이 많아서, 어떤 무대에 오를 때도 자신한 적이 없었다. 스스로에게 박한 편이라, 늘 부족한 점이 보이고 더 노력하려고 한다. 늘 자신을 채찍질해야 하지만, 무대에 오르면 그걸 잊을 만큼 행복하고 즐겁다. 그래서 끝없는 도전을 이겨낸다.
전예지 <작은 아씨들>은 따뜻하지만 마냥 희망차기만 한 작품은 아니다. ‘뼈 때리는’ 현실적인 대사들이 많다. 차라리 돈을 벌라든지, 예술하지 말고 차라리 결혼을 하라든지. 에이미처럼 꿈을 바라보며 행복해했다가, 재능이 없다고 느끼며 현실 앞에 좌절하는 장면에 많이 공감한다.

2006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애니’를 연기하던 두 소녀가 뮤지컬 〈작은 아씨들〉의 ‘에이미’로 돌아왔다.

이아진 배우는 이번 공연이 관객들이 쓸 인생의 책에 중요한 갈피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Q. 이번 뮤지컬에서 기대하는 장면이나 좋아하는 장면이 있다면?

이아진 둘째 언니 조가 현실과 타협해 익명으로 대중의 입맛에 맞춘 글을 쓰다가, 베스가 죽고 나서 ‘조 마치’라는 이름으로 <작은 아씨들> 소설을 쓰는 장면이 있다. 소설이 시작하면서 글을 쓰는 조 앞에 과거의 장면들이 펼쳐진다. 작가로서 자신의 재능을 의심하기도 하고 세상과 타협하는 자신에게 실망도 했지만 베스와의 약속을 위해서, 자신의 꿈을 위해서 오롯이 자신의 이야기를 집필하기 시작하는 그 장면이 가장 감동적이다. 얼른 무대에서 완성된 모습을 보고 싶다.
전예지 가족들이 옹기종기 다 모여있는 장면을 좋아한다. 다 함께 있을 때 시너지가 나고, 볼거리도 많다. 나는 외동으로 외국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대가족의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없었기 때문에 이런 장면이 더 신기하고 흥미롭다. 이번 극을 연기하면서 누가 싸우면 누구는 말리는 역할이라든지, 대가족에는 각자의 다양한 역할이 있다는 걸 알았다.

2006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애니’를 연기하던 두 소녀가 뮤지컬 〈작은 아씨들〉의 ‘에이미’로 돌아왔다.
2006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애니’를 연기하던 두 소녀가 뮤지컬 〈작은 아씨들〉의 ‘에이미’로 돌아왔다.

<작은 아씨들> 홍보 촬영 현장에서 에이미가 된 전예지(왼쪽), 이아진 배우.

Q. <작은 아씨들>은 2020년 가장 기대되는 창작 뮤지컬로 선정되기도 한 만큼 관객들의 기대가 크다. 이번 작품으로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전예지 교훈적인 이야기를 전하기보다는 다양한 선택과 삶의 모습을 통해 위로가 전해졌으면 한다. 조가 주인공이긴 하지만, <작은 아씨들>에는 조 말고도 다양한 인물이 있고, 각자의 전쟁을 한다. 누구 하나 맞다, 틀리다는 평가 없이 다양한 삶의 모습을 보며 위로를 받고 함께 힘을 냈으면 좋겠다.
이아진 이번 공연의 곡 중에 ‘오! 세상은 하나의 무대, 우리는 무대 위 배우. 어떤 인생이 우릴 기다리고 있을까’라는 가사가 있다. <작은 아씨들>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같다. 세상이라는 소설 속에서 우리는 모두 주인공이며, 각자의 이야기를 어떻게 이끌어갈지는 자신의 몫이고 선택이다. 다양한 인물이 공존하고 있기 때문에 관객들이 녹아들 수 있는 역할이 저마다 다를 거다. 그들을 보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써갈지 생각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이번 공연이 관객들이 쓸 책에 중요한 갈피가 됐으면 좋겠다.

에이미가 애니였던 시절

두 배우는 2006년, 뮤지컬 <애니>의 ‘애니’를 연기하며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랐다. 이 들의 ‘깜찍한’ 시절을 살짝 엿보자.

2006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애니’를 연기하던 두 소녀가 뮤지컬 〈작은 아씨들〉의 ‘에이미’로 돌아왔다.

문화공간 2006년 11월호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자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있는 2020년. 서울시합창단과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가 베토벤이 영혼으로 직조한 난관 극복기를 들려준다.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할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

삶을 낭만적으로 만드는 디즈니 영화음악이 공연으로 찾아온다. 멋진 영상과 오케스트라 연주의 절묘한 만남을 선보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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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할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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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할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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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할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

_신은정(<문화공간175> 편집팀)
사진_김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