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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선율로 만나는 애절한 사랑이야기, 베르테르

오페라 「베르테르」가 본 공연에 앞서 미리보기 강의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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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르테르’, 떠올리기만 해도 가슴 한쪽이 저릿한 아픈 사랑의 주인공. 독일의 문호, 괴테의 서간체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1774)』의 남자 주인공이다. 젊고 유망한 법률가 베르테르가 약혼자가 있는 샤를로트를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그녀가 자신의 사랑을 받아주지 않자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권총으로 자살했다는 이야기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은 괴테의 자전적 이야기이기도 하다. 친구인 케슈트너의 약혼녀 샤를로트 부프에 대한 그의 이룰 수 없던 사랑과, 괴테의 친구 예루잘렘이 유부녀에게 실연당한 후 자살했던 사건을 소재로 작성되었다.

 

당시 유럽의 청년들 사이에 베르테르 열풍이 불었고, 청년들은 소설에 묘사된 베르테르의 옷을 따라 입고 베르테르를 모방한 자살 시도를 하기도 했다고.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당시 2천 명 이상의 젊은이가 사망했다고 한다. 이 현상에서 ‘베르테르 효과’라는 말이 생겨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괴테 자신은 집필 과정에서 마음의 병을 치유했다고 하니 아이러니한 일이다. ‘독서광’ 으로 유명한 나폴레옹도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의 열혈 독자였다고. 전장에 가지고 다니며 16번을 통독했을 정도라고 하니 그 사랑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짐작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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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었기에 활자를 무대 위로 옮기려는 시도도 여러 차례 있었다. 그 중에서도 오페라로는 쥘 마스네의 오페라 「베르테르」가 가장 유명하다. 마스네는 19세기 프랑스 낭만주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작곡가로 관현악곡, 가곡, 피아노곡 등 여러 장르를 작곡했지만 그 중에서도 오페라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예술가다. 오페라의 소재는 주로 문학작품에서 가져왔으며, 전체적으로 아름답고 섬세하며 인상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주요 오페라로는 「베르테르」 외에도 「마농」  「타이스」 등이 있다.

 

오페라 「베르테르」 는 초반에는 너무 우울하다는 이유로 공연이 거절되기도 했지만, 그만큼 베르테르의 슬픔을 비극적으로 잘 표현해냈다는 평을 듣는다. 특히 작품 마지막 부분에 베르테르가 샤를로트에게 읽어주는 ‘오시앙의 시’가 높은 평가를 받는다. 관객으로 하여금 순수하고 지고지순한 사랑은 무엇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여운을 남기는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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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도, 영화도 그에 얽힌 이야기를 알고 보면 작품이 더욱 새롭게 다가오는 것처럼 공연도 마찬가지다. 이에 서울시오페라단은 세 차례에 걸쳐 오페라 「베르테르」 를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강의를 준비했다.
첫 번째 강의는 4월 11일 음악평론가 장일범의 ‘봄바람이여 왜 나를 잠 깨우는가? 시와 자연 그리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오페라 베르테르’였다. 장일범은 쉽고 재미있는 진행으로 KBS 라디오 ‘가정음악’을 진행했으며, 방송을 비롯하여 다수의 공연 해설 및 진행으로 활발히 활동해 왔다. 4월 18일 두 번째 강의는 음악칼럼니스트 류태형의 ‘미리 만나는 베르테르’로 진행되었다. 류태형은 음악 전문지의 기자 및 편집장을 역임했고, 현재 대원문화재단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며 각종 방송 출연 및 공연에서 해설을 담당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마지막 강의는 4월 23일 피아니스트 조은아의 ‘프랑스 음악: 까탈스러운 취향의 발견’이 예정되어있다. 조은아는 현재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로 재직 중이며,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예술감독으로 활약 중이다. 최근, JTBC ‘차이나는 클라스’에서 음악 분야 최초 강연을 진행했다.

 

4/11 장일범(음악 평론가) ‘봄바람이여 왜 나를 잠 깨우는가? 시와 자연, 그리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오페라 베르테르’
4/18 류태형(음악 칼럼니스트) ‘미리 만나는 베르테르’
4/23 조은아(피아니스트) ‘프랑스 음악: 까탈스러운 취향의 발견’

장소 세종예술아카데미  강의시간 19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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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공연은 같은 곡을 연주하더라도 연출에 따라, 성악가에 따라 완전히 새로운 극이 된다. 이번 프로덕션의 연출은 서울시극단의 김광보 단장이 맡았다. 그의 예술 인생에서 오페라는 처음 시도하는 장르이다. 김광보 연출은 <그게 아닌데> <함익> <옥상 밭 고추는 왜> 등 굵직한 작품으로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선정 베스트3, 동아연극상 작품상, 연출상 등을 수상하며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특유의 미니멀한 연출과 살아있는 캐릭터 표현으로 대중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인정받고 있는 그가 오페라를 어떻게 그려낼지 기대가 모아진다.

 

또 기대를 모으는 포인트는 원작의 배경을 토대로 자연과 베르테르의 밀접함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무대 디자인이다. 대극장을 두르는 대형 투명 아크릴 벽체와 집 구조물을 통하여 자연의 모습을 투영할 예정이다. 3막에서는 투명한 배경 뒤로 약 5톤 가량의 비가 내리며 샤를로트와 베르테르의 심리 상태를 반영한다. 겨울이 배경인 4막에서도 안타까운 사랑의 결말을 눈으로 치유하며 자연주의를 투사한다. 무대 디자이너 박상봉은 “베르테르와 샤를로트를 둘러싼 투명한 사각박스는 그들의 사랑을 담은 세계다. 마치 스노우볼처럼 그 시간과 풍경을 간직하는 공간이 되기를 바랐다”라고 그 의도를 밝혔다.
5월, 베르테르의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와 프랑스 오페라의 아름다운 선율로 꽃피는 봄을 사랑으로 물들여 보시길.

 

오페라 베르테르
일정 2019.5.1(수)~2019.5.4(토)
장소 세종대극장
시간 수,목,금요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5시
         (공연시간 : 150분 / 인터미션 : 20분)
연령 만 7세 이상
티켓 VIP석 12만원, R석 10만원, S석 8만원, A석 5만원, B석 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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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두리(세종문화회관 홍보마케팅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