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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을 부탁해! 〈춤으로 떠나는 창의여행〉

토요일을 부탁해!
〈춤으로 떠나는 창의여행〉

글. 임은지(세종문화회관 예술단공연지원팀 문화예술매개자)

2012년 3월부터 전면적으로 시행된 주 5일제 수업으로 부모와 아이들은 주말 계획을 세우느라 한동안 고심했었다.
5년이 지난 요즘, 아이들은 학교 수업이 없는 ‘교실 밖’ 토요일을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빡빡한 사교육에서 벗어나 마음껏 몸으로 표현하는 체험 학습을 통해 예술적 상상력을 키워가는 스물다섯 명의 학생들을 만나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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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무용단의 〈춤으로 떠나는 창의여행〉은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의 일환으로 마련된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이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이 프로그램은 학교 밖 전문 문화예술 기관과 단체가 참여하여 관련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만든 또 다른 학교이다. 아이들이 밖으로 나와 현장을 직접 체험해봄으로써 예술적 감각을 기르고 가족과 또래 사이에서 소통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있다. 오늘 아이들이 참여한 〈춤으로 떠나는 창의여행〉은 무용을 매개로 한 예술 교육과 발표회를 통해 예술에 대한 이해도와 자신감, 협동심을 높이는 한편, 공연관람과 공연장 견학(백스테이지 투어)을 통해 직접 현장을 체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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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의자가 없는 교실이 어색했어요.”

책상도 의자도 없는 교실, 서울시무용단의 연습실이다. 지난 5월 6일 토요일에 시작한 〈춤으로 떠나는 창의여행〉에 참여한 아이들은 처음 연습실에 도착해서 당황했다고 한다. 앉아서 듣는 수업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책상도 의자도 없는 교실에서의 수업은 낯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업이 시작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 아이들은 이곳에 완벽하게 적응했다. 강사와 아이들이 함께 자신의 생각과 움직임에 이야기를 덧입혀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이 수업의 특성이다. 덕분에 아이들은 연습실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금새 어색함을 잊었다.
첫날부터 꾸준히 참여해온 안수빈(한빛초 3학년), 문지민(가원초 5학년) 학생은 지금까지 프로그램 중에서 동생과 함께 소리 나는 도구를 찾았던 수업과 직업을 주제로 하여 몸으로 이야기를 만든 수업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박명혜(응암초 6학년) 학생은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몸으로 표현하는 것과 친구들과 협동하면서 다른 친구들의 표현법도 배울 수 있어 학교 수업보다 느끼는 점이 많다고 한다. 이들은 “몸으로 표현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너무너무 신나고 재미있다.”며 즐거운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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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받았던 무용 수업은 정해진 동작을 따라하는 것이 대부분이었어요. 일반 학생들도 제한된 공간, 제한된 여건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점이 안타까웠죠. 그래서 학생들이 머리로만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 움직임을 통해 감성과 지성 그리고 창의성까지 발달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어요.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이 자신만의 캐릭터와 색깔을 가진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디딤돌 역할을 해내고 싶습니다.” (서울시무용단 김진원. 〈춤으로 떠나는 창의여행〉 총괄운영자)

〈춤으로 떠나는 창의여행〉에 강사로 참여하고 있는 서울시무용단의 윤서희 단원은 “아이들이 왜 이렇게 수업이 빨리 끝났냐고 물을 때마다 뿌듯함을 느낀다.”며, 움직임에 익숙하지 않았던 아이들이 자신의 생각을 다양하게 표현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하면 더 다채로운 표현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매일 고민하고 있다. 특히 그는 “이 수업에서는 아이들의 생각을 막는 ‘그렇게 하면 안 돼.’라든가 ‘이렇게 해’라는 말은 절대 하지 않는다.”며, 아이들이 자유로운 수업 분위기 속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움직임과 노는 방법을 배워가길 바란다고 말한다. 강사로 참여하는 단원들은 “아이들이 〈춤으로 떠나는 창의여행〉에 참여하여 움직임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이 무한하다는 것을 느끼길 기대한다.”며 벌써부터 9월 23일의 마지막 수업을 아쉬워했다. 주입식 교육에 익숙한 아이들이 단 하루, 토요일만이라도 〈춤으로 떠나는 창의여행〉과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예술적 감각을 키우며 자신만의 생각을 찾아가며 보다 주도적이고 창의적인 어른으로 성장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