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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떠날 수 없다면,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2017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공연

지금 떠날 수 없다면,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2017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공연

writer 황장원(음악 칼럼니스트)

프랑스 정상급 교향악단과 신진 지휘자의 황홀한 하모니가 펼쳐진다.

라디오 프랑스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네 번째 내한공연을 갖는다. 전임 음악감독 정명훈과 함께 수차례 내한한 바 있어 우리 청중에게도 낯설지 않은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파리 오케스트라, 프랑스 국립 오케스트라와 더불어 ‘파리의 3대 오케스트라’로 손꼽히는 프랑스 정상급 교향악단이다. 이번 내한공연은 정명훈의 뒤를 이어 악단을 맡고 있는 핀란드 출신의 지휘자 미코 프랑크가 이끈다.

부침을 극복하고 정상으로

미코 프랑크

파리의 ‘메종 드 라디오’가 홈그라운드인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의 역사는 193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프랑스 라디오 방송국 산하의 ‘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Orchestre Radio-Symphonique)’로 출범하여 초기에는 상임 지휘자 없이 라디오 콘서트 위주로 활동했다. 그러나 얼마 후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침체기로 접어들었다가 전후 프랑스 방송계가 재편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재개했다. 하지만 1960년대 후반과 1970년대 중반에 재결성 혹은 개칭된 파리 오케스트라(Orchestre de Paris)와 프랑스 국립 오케스트라(Orchestre National de France)에게 밀려나면서 다시금 침체기를 겪었다.
그 사이 몇 차례 재편과 개칭을 거치면서 부침을 거듭한 악단은 1976년에 이르러 역시 라디오 프랑스 방송국 산하의 다른 두 악단, 라디오 리리크 관현악단 및 실내 관현악단과 통합되어 ‘신(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Nouvel Orchestre Philharmonique de Radio France)’로 재출범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이후 악단은 질베르 아미, 에마뉘엘 크리빈, 마레크 야노프스키 등의 실력파 지휘자들과 함께 작업하며 실력과 지명도를 끌어올렸고, 독일의 명장 야노프스키가 음악감독 자리에 오른 1989년부터 현재의 명칭인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Orchestre Philharmonique de Radio France)로 전환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야노프스키의 지휘 아래 한층 탄탄한 앙상블을 다지고 바그너까지 레퍼토리를 확장한 악단은 2000년에 음악감독으로 부임한 정명훈과 함께 마침내전성기를 맞이했다. 정명훈은 ‘말러 사이클’을 위시한 굵직굵직한 프로젝트로 악단의 체제와 역량을 비약적으로 향상시켰고, 도이체 그라모폰(DG), 버진 클래식스 등에서 발매한 음반과 순회 공연을 통해서 국제적 인지도도 제고했다. 정명훈 감독 재임(2000~2015) 후기에 악단은 라이벌인 프랑스 국립 관현악단을 제치고 프랑스 최정상인 파리 오케스트라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해 있었다.

젊음과 노련함의 공존

손열음

현재 악단을 맡고 있는 미코 프랑크는 정명훈의 업적을 바탕으로 악단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 출신으로 시벨리우스 음악원에서 에사페카 살로넨, 유카페카 사라스테, 오스모 밴스케 등을 길러낸 요르마 파눌라에게 사사한 그는 1979년생으로 아직 젊지만, 이미 20대 초반부터 필하모니아, 런던 심포니, 뮌헨 필하모닉, 이스라엘 필하모닉 등 일류 악단들과 작업해온 비범한 지휘자다. 벨기에 국립 오케스트라 예술감독과 핀란드 국립 오페라 총감독을 역임했으며,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는 정명훈 감독 재임기부터 꾸준히 호흡을 맞춰 왔고, 서울시립교향악단도 몇 차례 지휘한 바 있다. 그는 능숙한 바통 테크닉으로 언제나 명쾌하고 산뜻하면서 세련되고 감흥이 풍부한 음악을 만들어내는 노련한 지휘자다.
이번 내한공연 프로그램은 악단과 지휘자의 정체성과 장기를 유감없이 보여줄 수 있는 곡들로 채워져 있다. 먼저 1부 첫 곡으로 미코 프랑크의 장기인 시벨리우스의 <야상곡>이 연주되며, 2부에서는 라벨의 피아노 모음곡 <어미거위>와 발레음악 모음곡 <다프니스와 클로에>가 연주될 예정이다. 특히 라벨의 작품은 악단이 정명훈 감독 시절부터 즐겨 연주해왔고, 프랑크도 익히 다뤄온 레퍼토리로서 프랑스 관현악의 진수를 만끽하게 해줄 성찬이라 하겠다.

아울러 1부에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젊은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미국 작곡가 거슈윈의 피아노 협주곡 F장조를 협연한다. ‘피겨의 여왕’ 김연아가 2009년 그랑프리 대회에서 자유 연기곡으로 사용한 후로 우리에게도 익숙해진 이 곡은 재즈와 클래식 음악의 음률이 어우러져 독특한 감흥을 자아내는 흥미진진한 작품이면서, 다재다능한 손열음의 연주력을 효과적으로 드러내줄 회심의 선곡으로 기대를 모은다.

2017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

2017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

기간 : 2017.05.25 (목)

장소 : 세종대극장

시간 : 19시30분

티켓 : VIP석 15만원, R석 12만원, S석 9만원, A석 6만원, B석 4만원

문의 : 02-399-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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