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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모든 것이 얼어붙었다

뮤지컬 <라흐마니노프>

내 안에 모든 것이 얼어붙었다

뮤지컬 <라흐마니노프>

writer 장혜선(객원기자) / photo HJ컬쳐 제공

작곡가 라흐마니노프의 암흑기와 그를 어루만지는 니콜라이 달 박사의 치유 과정을 담은 뮤지컬이다.
따뜻한 스토리는 라흐마니노프의 음악과 만나 진중한 공감을 준다.
겨울의 끝자락, 추위를 뚫고 공연장을 찾은 관객에게 진심 어린 위안을 전할 것이다.

뮤지컬 라흐마니노프 장면 1

작곡가 라흐마니노프에겐 얼어붙은 3년의 시간이 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천재라는 칭호를 받으며 자라 온 라흐마니노프는 소위 ‘엘리트 코스’라는 과정을 밟으며 자랐고, 러시아 음악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음악가였다. 모두의 이목이 쏠린 가운데 교향곡 1번을 발표했지만, 연주회는 참담한 실패로 끝나게 되고, 대중의 차가운 외면을 받은 그는 극심한 우울증을 앓게 된다. 결국 라흐마니노프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 은둔 생활을 하게 되고, 보다 못한 그의 형은 프랑스 유학 도중 귀국한 정신 의학자 니콜라이 달 박사에게 동생의 치료를 부탁한다는 간곡한 편지를 전한다. 니콜라이 달 박사는 라흐마니노프의 심리 속으로 들어가 깊이 박혀 있던 트라우마를 찾아내고, 최면을 통해 라흐마니노프 내면의 상처를 보듬고 진심을 일깨워준다.

뮤지컬 라흐마니노프 장면 2

뮤지컬 <라흐마니노프>는 지난해 초연했다. 실제로 라흐마니노프가 슬럼프에 빠져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3년의 시간은 베일에 감춰져 있다. 니콜라이 달 박사와 라흐마니노프가 어떠한 관계였고, 어떠한 치료 방법을 도입했는지는 자세히 전해지지 않는다. 그저 ‘라흐마니노프의 정신질환을 니콜라이 달 박사가 치료했다’는 한 줄의 기록을 90분의 이야기로 재구성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실화에 무게를 두지 않고,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하는 소통의 중요성을 다룬다. 라흐마니노프와 니콜라이 달 박사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풀어낸 김유현 작가는 2016년 예그린 어워드 극본상을 수상했다.
“당신은 새로운 곡을 쓰게 될 것이고, 새로운 곡을 쓰게 되면 관객들이 당신을 사랑해줄 것입니다.”
지독히도 뻔한 말이지만, 이 한 마디는 라흐마니노프의 마음을 두드린다. 서툴지만 진중한 마음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상처받은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어설픈 동정이 아니라, “실수해도 괜찮아”, “넌 사랑받는 존재야” 등의 진심 어린 위안이다. 고통에 매몰된 라흐마니노프가 니콜라이 달 박사의 한마디를 듣고 세상으로 걸어 나올 때, 객석 곳곳에선 눈물을 훔치는 관객이 보인다.

진심을 통해 가능한 음악적 교감

뮤지컬 라흐마니노프 장면 3

작곡가 라흐마니노프를 두고 ‘최후의 낭만주의자’라고 부른다. 13도의 음정까지도 연주할 만큼 큰 손을 지닌 그는 전설적인 기교를 선보이는 위대한 피아니스트였다.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은 풍부한 선율성과 서정적인 애수를 담는다. 이것은 차이콥스키의 음악과도 연결되며, 낭만주의의 흐름 속에 잠겨 있다. 라흐마니노프의 작품들은 일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 영화 <호로비츠를 위하여>, 드라마 <밀회> 등 다수의 작품에서 주요 소재로 등장해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뮤지컬 <라흐마니노프>는 적재적소에 라흐마니노프의 명곡들을 녹여 만든 뮤지컬 넘버들을 배치한다. 현악 4중주단과 한 명의 피아니스트가 무대 위에서 라이브 연주를 펼친다.
이번 공연에선 초연 당시 함께한 배우들이 다시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라흐마니노프 역은 박유덕과 안재영, 니콜라이 달 역은 김경수와 정동화가 맡는다. 화려한 볼거리를 앞.세운 대형 뮤지컬이 주를 이루는 요즘, 아름다운 클래식 음악 선율과 밀도 높은 2인극으로 채워진 <라흐마니노프>는 색다른 묘미를 준다. 2017년 2월 4일부터 세종M씨어터에서 단 6주간의 앙코르 공연으로 만날 수 있다.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이 주는 힘과 니콜라이 달 박사의 섬세한 위로는 절망에 빠져 있는 많은 이들에게 선물 같은 공연이 될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위로와 치유가 필요한 시기가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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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라흐마니노프>

기간 : 2017.02.04 (토) ~ 2017.03.12 (일)

장소 : 세종M씨어터

시간 : 평일 20시 / 토요일 15시, 19시 / 일요일 14시, 18시 (월 공연없음)

티켓 : R석 6만6천원, S석 4만4천원, A석 3만3천원

문의 : 02-399-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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